“저렴해서 샀더니 불량품”…中쇼핑앱 소비자 피해 기승
“저렴해서 샀더니 불량품”…中쇼핑앱 소비자 피해 기승

 

▲ 저렴한 상품으로 무장한 중국 쇼핑앱이 국내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주로 2030 청년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쇼핑앱 테무. [사진=바이두]

 

국내 2030대 청년층 사이에서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쇼핑몰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다 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중국 쇼핑몰 이용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제품 불량 및 하자가 발생해도 교환·환불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중국 쇼핑몰 이용 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가 대비 쇼핑 앱 월간 사용자 수(MAU) 57만3900명이 증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아마존으로 알려진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전월 대비 증가 폭이 57만3500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절대적 사용자 수는 아직 국내 주요 쇼핑앱보다 부족하지만 성장 속도를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중국 쇼핑 플랫폼의 가장 큰 무기는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다. 문제는 최근 중국 쇼핑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청년들 사이에서 상품 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해외 직구인 만큼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과 다른 제품왔는데 환불 난항…"국내몰 이용할 껄"

 

최근 캠핑에 입문한 이승준(32) 씨는 테무를 통해 캠핑 용품을 구매했다 낭패를 봤다. 주문한 상품과 다른 색상에 사진과 설명에 적힌 4인용보다 작은 인용 텐트를 받았음에도 교환이나 환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2인용 텐트 구매 가격은 5만원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국내 쇼핑몰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가격대다. 이 씨는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 신청을 한 상태지만 아직 환불 조치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이 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만원정도 더 주고 안전하게 국내 플랫폼을 사용할 걸 후회된다"며 "상품을 받는데도 2주나 걸렸는데 환불은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고 고객센터와 커뮤니케이션도 느려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 중국 쇼핑앱들은 국내 소비자 피해를 막기위한 환불규정 및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피해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다. 사진은 테무에서 판매중인 상품들로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테무 갈무리]

 

테무는 중국 판둬둬 산하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공산품을 주로 유통한다. 국내에는 올해 7월에 상륙했고 고객센터를 운영하며 구매자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주문 상품이 사진과 일치하지 않거나 상품이 파손된 경우 구매 후 90일 이내 전액 환불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실제 환불 서비스 과정에서는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테무보다 환불·교환 서비스가 더 미흡하다는 평가다. 국내 고객센터라도 갖추고 제대로 된 환불 정책이 정립된 테무에 비해 알리익스프레스는 고객센터조차 없어 채팅을 통해 환불·교환을 해야한다. 중국 앱인 만큼 대화조차 힘든 상황이 많이 발생되고 심할 경우 판매자가 잠적해 환불·교환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로봇청소기를 구매한 한 누리꾼은 "새로 산 청소기가 작동하지 않아 판매자에게 환불 요청을 했지만 거부당했다"며 "결국 알리 중재까지 받아봤지만 알리에서는 판매자가 환불을 거부한다고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고만 말한다 이런 경우 환불 방법이 없냐"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알리익스프레스가 처음 국내에 진출했을 당시에는 생각보다 환불이 잘 이뤄졌지만 최근 정책이 바뀐것인지 구매자보다 판매자편을 들고 있다"며 "사실상 포기하시고 새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답했다.

 


▲ 해외직구 특성상 상품에 대한 환불 및 교환이 어렵다. 업체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단 지적이다. 사진은 전혀 다른 제품을 받은 소비자가 남긴 리뷰. [사진=테무 갈무리]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1년 내 온라인 국제 거래 구매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용자 10.2%가 오배송 및 환불/교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사이트는 알리익스프레스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교환 전용 리턴 센터를 만들겠다고 9월 공언했지만 정확한 시기와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초저가 패스트패션으로 유명한 중국 브랜드 쉬인은 짝퉁 논란이 있다. 쉬인은 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선정해 제품을 만든다. 그 과정에서 디자인을 베낄 수 박에 없어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를 모르고 표절 의혹을 받는 상품인 줄 모르고 구매한 소비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과거 전적있어 불안해"

 

국내 소비자들이 환불·반품 서비스나 상품 퀄리티보다 우려하는 것은 개인정보다.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과 플랫폼들은 사용자의 결제 정보나 앱 활동, 기기 ID 등 특정 데이터를 보유하거나 광고를 위해 정보를 서드파티와 공유한다. 이는 매우 일반적인 사례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도 소비자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 쉬인이 중국 회사란 점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 앱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중국으로 넘긴다고 주장한다. 2021년에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꼭 지워야 할 중국 앱 리스트'가 화제가 됐을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중국 앱 개인정보 꺼리는 분위기다.

 

▲ 소비자들이 환불보다 우려하는 사항은 개인정보 수입 및 유출이다. 일부 중국앱들이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퇴출 당했다. 사진은 틱톡이나 위챗 같은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앱들을 미국 앱스토어에서 제거하기를 원한다고 발언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전 국무장관. [사진=AP/뉴시스]

 

방송통신위원회는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에 개인정보 보호법규 위반으로 1억 8000만원의 과징금과 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중국 메신저 앱 위챗 또한 37억 건 이상을 무단 저장한 중국 데이터 베이스가 발견된 바 있다.


국내 인기를 끌고 있는 테무의 모기업 PDD 홀딩스가 운영하는 또 다른 쇼핑앱 핀둬둬는 사용자 동의 없이 너무 많은 정보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퇴출 당한 역사가 있다. 테무에서는 아직 개인정보에 관련 논란은 없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꾸준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테무 사용을 고려중인 김태경(30) 씨는 "원하는 물건이 엄청 저렴하게 팔고 있어 구매하고 싶지만 개인정보가 불안하다"며 "환불이나 반품같은 서비스는 워낙 싸게 파는 만큼 큰 금액이 아니라 기분만 조금 나쁜 것에서 끝나지만 개인정보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앱들의 개인정보 논란을 생각하면 신뢰가 크게 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저렴한 쇼핑 플랫폼에 대해 보안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또 국내 쇼핑몰들의 단합이나 독점을 막을 수 있단 점은 긍정적이지만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미흡하단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 상품들도 이제 품질과 디자인, 다양성 등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고 이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긍정적이다"며 "다만 환불이나 서비스 등에 대한 체계가 잡히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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