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경매 낙찰률 역대 최저…전세사기 물건 산더미
빌라  경매 낙찰률 역대 최저…전세사기 물건 산더미
▲ 전세피해 빌라들의 경매 낙찰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 남은 전세피해 물건들도 많아 낙찰률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건설임대 공고가 붙은 서울의 한 빌라. [사진=뉴시스]

 

지난달 경매에 나온 빌라 10채 중 9채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해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 여파에 서울 빌라 경매 낙찰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3일 법원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경매 진행 건수 820건 중 71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8.70%로, 지지옥션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1년 1월 이래 가장 낮았다.


서울 빌라 낙찰률은 ▲올해 1월 14.10% ▲2월 10.70% ▲3월 9.60% ▲4월 8.70%로 3개월 연속 하락하는 추세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전세사기 여파로 임차인 구하기도 어려워지면서 입찰자가 줄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는 2.79명으로 전월(3.88명) 대비 1.09명 감소했다.


성북구 길음동 소재 다세대 주택(건물 면적 49㎡)은 감정가 2억2200만원에 경매에 나왔지만, 재매각을 포함해 16번 유찰된 끝에 감정가의 3.56%인 1530만원에 낙찰됐다.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2억1000만원에서 배당금액을 제외한 금액도 인수해야 하는데, 낙찰자는 이를 감안해도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5월 해당 주소의 다세대 주택(건물 면적 40㎡)은 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강서구 화곡동의 한 다세대 주택(건물 면적 24.6㎡)도 9회 유찰 끝에 감정가의 14.00%인 3108만원에 낙찰됐다.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9000만원을 인수해야 하지만, 2년 전 거래 가격이 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시세보다 싼값이다.


피해 임차인이 눈물을 머금고 직접 낙찰받은 사례도 있다. 화곡동의 한 다세대 주택(건물 면적 32㎡) 임차인은 7차례 유찰에도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자 본인이 4870만원에 낙찰받았다. 전세 보증금은 2억1700만원으로, 감정가(2억3200만원)의 93.53%다. 유찰이 거듭돼 1000만원대로 떨어져야 보증금 인수를 감안하고도 응찰자가 나올 것이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820건으로 지난해 동월(348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시세 하락으로 역전세난도 예상되며 추후 경매 물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이전과 비교해 임차인의 '셀프 낙찰'이 확연히 늘었다"며 "전셋값이 한창 높은 시기에 계약해 보증금이 집값 수준으로 차 있는 물건이 많은데, 이런 경우는 응찰자가 진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빌라왕' 관련 물건이 아직 쌓여있고 경매 대기 중인 것도 많아 진행 건수는 증가할 것"이라며 "수요가 굉장히 위축된 상황이라 당분간 낙찰률이 한 자릿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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