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권리금 상권의 부활, ‘한옥·인스타 감성’ 혜화 소나무길 뜬다
無권리금 상권의 부활, ‘한옥·인스타 감성’ 혜화 소나무길 뜬다
▲ 르데스크가 평일 오후 찾은 소나무길 상권은 대학이 개강하면서 인파가 몰려 북적였다. 매물을 내놓았던 가게도 다시금 영업을 하는 분위기였다. 소나무길 중심거리의 매물은 거의 없었고 주변 권리금은 4000만원에서 700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었다. ⓒ르데스크


코로나19 이후 침체에 시달렸던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소나무길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옥을 리모델링해서 오픈하는 가게들이 MZ세대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침체됐던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가게를 내놨던 이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소나무길 중심거리에 위치한 곳은 매물을 찾기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오후 소나무길 상권은 인파로 북적였다.


서울지하철 4호선을 끼고 있는 혜화역 주변 상권은 크게 4개로 나눠진다. 1·2번 출구 쪽 마로니에 공원과 연극건물이 있는 상권, 4번 출구 앞 대명거리, 3‧4번 출구 사이에 있는 소나무길 상권, 4번 출구에서 가까운 서울대병원 뒷길이다.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4번 출구 앞 대명거리였고 매출이 가장 잘 나오는 곳은 서울대병원 뒷길이었다. 

 

SNS에서 학생들의 입소문에 오르내리는 곳은 호호식당, 미도인, 정돈이 있는 서울대병원 뒷길이다. 이 길의 가게들은 음식맛도 맛이지만, 한옥을 리모델링해 이색적인 분위기가 살아 있어 찾는 이들이 많았다. 이곳은 혜화역에서 유일하게 웨이팅이 있는 거리이기도 했다. 인근 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지영(24‧여)씨는 “혜화에서 한옥 분위기가 나는 곳은 이 거리밖에 없다”며 “인스타(그램) 감성도 있고 맛있어서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 서울지하철 4호선을 끼고 있는 혜화역 주변 상권은 크게 4개로 나눠진다. 1·2번 출구 쪽 마로니에 공원과 연극건물이 있는 상권, 4번 출구 앞 대명거리, 3‧4번 출구 사이에 있는 소나무길 상권, 4번 출구에서 가까운 서울대병원 뒷길이다.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4번 출구 앞 대명거리였고 매출이 가장 잘 나오는 곳은 서울대병원 뒷길이었다. ⓒ르데스크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미도인, 호호식당, 정돈의 매출은 약 1억원에서 1억2000만원 사이다. 장사가 워낙 잘 돼 내놓았던 매물도 다시 장사한다고 할 정도다. 현재는 매물이 없지만, 상당수 예비창업자들이 주변 한옥 소유주들과 접촉해 가게로의 리모델링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한옥을 갖고 계신 분과 협상 중이다”며 “한옥을 리모델링해 가게로 낸다면 주변 매출이 증명하고 있어 장사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고 매출도 보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옥을 리모델링한 곳들은 권리금 없이 들어갔고, 나온 곳도 없다”며 “장사가 잘 돼서 그런 것도 있다. 한옥 임대가 나오면 아마 권리금은 없고 보증금은 6000만원 정도에 임대료는 약 500만원 대에 나올 것 같다. 소나무길 상권에서 조금 들어와야 하지만 인근 상권이 잘 되고 있고 바로 뒤에 서울대병원도 있어 수요가 많다”고 추천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9길 22에 위치한 한 가게는 정돈 음식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 가게의 평수는 약 28평, 권리금은 약 1억원이다. 보증금은 7000만원, 월세는 400만원으로 예비창업자들과 얘기가 오가는 중이라고 한다.


대명거리는 억 단위 권리금…소나무길 상권은 비교적 저렴


대명거리에 있는 가게는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권리금도 억 단위를 형성했다. 종로구 대명1길 8, 1층에 위치한 한 가게는 권리금이 1억2000만원이었다. 보증금은 7000만원에 월세는 650만원으로 월세가 소나무길 대비 두 배 정도 높았다. 유동인구가 많아 바닥권리금 자체가 형성돼 있고, 그만큼 매출이 잘 나온다는 것이 인근 자영업자의 설명이다. 대명거리 중심에 있는 한 가게의 권리금은 약 2억5000만원이었다. 

 

▲ 대명거리에 있는 가게는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권리금도 억 단위로 높았다. 종로구 대명1길 8, 1층에 위치한 한 가게는 권리금이 1억2000만원이었다. 보증금은 7000만원에 월세는 650만원으로 월세가 소나무길 대비 두 배 정도 높았다. 유동인구가 많아 바닥권리금 자체가 형성돼 있고, 그만큼 매출이 잘 나온다는 것이 인근 자영업자의 설명이다. 대명거리 중심에 있는 한 가게의 권리금은 약 2억5000만원이었다. ⓒ르데스크


대명거리 중심에 위치한 한 카페 업주 김지호(35‧남‧가명)씨는 “월세가 비싼 만큼 객단가가 높은 메뉴를 팔아야 가게를 유지할 수 있다”며 “특히 포장이나 배달 등도 신경써야 장사를 할 수 있다. 현재는 월 매출 1000만~2000만원 사이 정도로 나오고 있어 임대료 유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명거리에서 영업을 하는 것에 대해 공인중개사들 입장은 갈렸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높은 임대료에 허덕일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에서부터 임대료가 높아도 유동인구가 많아 괜찮다는 견해도 있었다.

 

높은 임대료를 지적한 공인중개사는 “대명거리가 유동인구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머무는 인구보다는 스쳐가는 인구가 더 많다”며 “객단가가 높은 상품으로 많은 양을 팔아야 해서 임대료 내기에도 벅찰 수 있다. 소나무길 상권은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해 마케팅에 더 비용을 써서 객단가를 좀 낮게 해도 임대료 부담이 적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반면 유동인구가 많기에 임대료가 높아도 괜찮다던 공인중개사는 “괜히 임대료, 권리금 등이 높은 것이 아니다”며 “그만큼 보장된 매출이 있고 유동인구도 많아 오히려 실패하지 않을 수 있기에 대명거리에서 장사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소나무길 상권 7000만원 선…연극로는 임대료 1000만원 상회 


혜화역의 소나무길 상권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무권리금 가게가 속출할 정도로 불황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인근 대학교가 개강하면서 다시금 활기를 띄는 분위기였다. 혜화역 1번과 2번 출구 쪽에 위치한 대학로에서 연극을 본 뒤 소나무길에 오는 커플·학생이나 마로니에 공원에서 버스킹을 관람하고 오는 사람 등 다양한 이들이 소나무길로 찾아오고 있었다. 

  

▲ 혜화역의 소나무길 상권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무권리금 가게가 속출할 정도로 불황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인근 대학교가 개강하면서 다시금 활기를 띄는 분위기였다. 혜화역 1번과 2번 출구 쪽에 위치한 대학로에서 연극을 본 뒤 소나무길에 오는 커플·학생이나 마로니에 공원에서 버스킹을 관람하고 오는 사람 등 다양한 이들이 소나무길로 찾아오고 있었다. ⓒ르데스크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식음료점을 하고자 하면 연극로보다는 소나무길 상권을 추천했다. 연극로는 프랜차이즈가 많아 경쟁력을 살리기도 어려울뿐더러 연극로 상권 자체가 평수가 크고 임대료가 비싸 위험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연극로에는 평수가 50평 이상인 곳이 흔하고 임대료는 평균 1000만원을 상회했다. 프랜차이즈 가게가 많다보니 권리금도 2억원에서 2억원 중반 사이에 형성돼 있었다.


최근 연극로 주변에서 장사하던 업주들도 소나무길로 넘어오는 추세라고 했다. 소나무길로 넘어오면서 평수는 좁아지지만, 권리금, 보증금, 월세도 현재 부담하는 비용 대비 저렴해지고 인파도 더욱 많다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연극로에서 식사를 하거나 카페를 가는 사람보다 소나무길과 4번 출구 인근에 있는 대명거리에 인파가 몰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소나무길 주변 권리금을 살펴보면 종로구 대학로11길 18, 1층에 위치한 매물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30만원으로 인근 대비 저렴한 편이었다. 평수는 약 8평으로 배달이나 포장을 전문으로 하기에 좋은 평수이나 테이블을 놓고 장사하기에는 어려웠다. 다만 이 지역에서는 배달 수요가 많다는 것이 인근 상인들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이 근처에 있어 배달도 많고 포장도 많다는 것이다.


대학로11길 18에 위치한 한 매장은 오래된 건물로 건축물대장이 없어서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현재는 무허가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영업신고는 돼 있는 상황이어서 양도양수를 받으면 문제는 없다는 것이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종로구 대학로 11길 19-6, 1층에 위치한 한 가게는 평수가 비교적 큰 25평이다. 권리금은 6000만원, 보증금 4000만원, 월세 160만원이다. 소나무길에서 좁은 골목에 들어가야 보이는 위치로 비교적 추천할만한 모습은 아니라는 게 인근의 설명이었다. 들어오는 골목에 카페가 현재 영업 중이어서 동종 업종은 추천하지 않았다.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종로구 대학로 11길 38-6, 1층에 위치한 매장은 20평으로 권리금은 4000만원이다. 소나무길 뒷골목으로 들어가야 하는 조건에 권리금이 저렴했다. 보증금은 4000만원, 월세는 160만원으로 나타났다. 옆에 위치한 종로구 대학로 11길 38-10, 1층은 평수 약 26평에 권리금 4000만원, 보증금 4000만원, 월세는 160만원이다. 옆 건물과 같은 가격에 평수는 6평 정도 크다. 평수가 넓은 이유는 데크가 있어서다. 데크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38-10을, 데크가 없어도 된다면 38-6을 추천했다.


종로구 대학로 11길 31, 1층은 10평 정도의 크기로 권리금 1700만원, 보증금 3000만원, 월세는 200만원이다. 바로 옆의 창경궁로 26길 41-3, 1층은 10평에 권리금 7000만원, 보증금 4000만원, 월세 120만원으로 나타났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창경궁로에 위치한 매장보다는 대학로 11길 31에 위치한 가게를 추천했다. 같은 평수에 권리금 차이와 보증금이 낮고 대로변에서 잘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월세가 80만원 높지만, 그만큼 마케팅 비용에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위치가 중요하다는 평이다.


종로구 명륜4가 59-3, 1층에 위치한 매장은 9평 남짓한 크기에 권리금 3500만원, 보증금 4000만원, 월세는 350만원이다. 위치는 소나무길과 대명거리가 만나는 지점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명거리에 있어 월세가 소나무길에 비해서는 높은 축에 속한다. 소나무길은 월세가 16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이지만, 350만원으로 앞자리가 올라 비교적 높았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월세의 앞자리가 달라지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엄청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앞자리가 1에서 3으로 바뀌는 순간 고생 시작이다”며 “위치도 중요하지만, 처음 장사를 시작할 경우에는 앞자리가 1인 경우로 시작해 장사의 노하우를 터득하고 추후에 3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3으로 시작하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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