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양안‧사기꾼’ 尹, 방미 앞 강공 드라이브…“露 생각에 달려”
‘무기‧양안‧사기꾼’ 尹, 방미 앞 강공 드라이브…“露 생각에 달려”


▲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지난 1월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 인사회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대내외적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對)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시사하고 무력을 통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현상 변경을 반대하는가 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면전에서 ‘사기꾼’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말 한마디로 원수도 산다”며 강력 반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국내법에는 바깥 교전국에 대해 무기지원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는 향후 러시아의 생각에 달려 있기도 하다고 거꾸로 생각하면 쉽다”고 밝혔다.

 

1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의하면 윤 대통령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에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땐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통신은 이날 오전 10시 윤 대통령 인터뷰 내용을 긴급타전하면서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무기제공 의향을 드러낸 건 개전 1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미국 조야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촉구해왔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필요한 단 한 가지가 있다면 탄약”이라며 “러시아는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제공해온) 미국‧폴란드에 무기를 판매한 한국을 이미 교전국으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무력을 통한 양안현상 변경 시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결국 (중국‧대만의) 이런 긴장은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중국의) 시도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대만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세계적 문제다. 무력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변경하는 데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8~10일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형태의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였다. 9일에는 대만해협에 군용기‧군함을 대거 투입하기도 했다. 이에 16일 미 해군 7함대 소속 구축함 USS 밀리우스호가 대만해협을 통과하면서 중국에 경고장을 던졌다.


▲ 윤석열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입장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는 이재명 대표 면전에서 ‘사기꾼’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온 민주주의는 늘 위기와 도전을 받고 있다. 독재와 폭력과 돈에 의한 매수로 도전받을 수도 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바로 우리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다. 4‧19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의해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동석한 이 대표와는 별다른 대화 없이 악수만 나눴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특혜,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에 휩싸인 상황이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미 워싱턴타임즈(WT) 기자는 이 대표에게 ‘측근 중 다섯 명이 사망했는데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위험인물로 봐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는 ‘성남시장 당시 일(성남FC 후원금 의혹)로 기소된 것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각각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그들의 사망에 대해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상태다” “대한민국 법원을 믿고 법적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시사 발언을 두고 러시아는 협박성 항의를 내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19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가장 가까운 이웃은 북한 손에 쥐어지는 것을 보면 그 나라(한국) 사람들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며 “이것이 대가(quid pro quo)”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그간 북한에 정밀유도미사일 이스칸데르 등의 기술을 제공해왔다.

 

이 대표도 강력 반발했다. 그는 20일 자신의 SNS에서 “사기꾼‧양안‧군사지원 세 마디에 3000만냥을 빚졌다”며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 말 한마디로 원수도 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윤 대통령의 외신인터뷰, 4‧19기념사 등을 겨냥한 것으로 추측됐다.

 

이 대표는 같은날 서울 광화문 한국보도사진전에 참석해서도 기자들과 마난 “양안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해 대중(對中) 관계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군사지원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해 대러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동북아 평화‧안정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까 정말 우려된다”며 “대통령 공식기념사에서 사기꾼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 지난해 5월2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경기 김포시 고촌읍 아라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여당은 ‘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한 이 대표 연루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역공을 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돈을 마련해준 스폰서 가족을 이재명 대선캠프에 꽂아줬으니 이쯤 되면 당대표는 물론 대선후보 캠프까지 민주당에는 매관매직이 일상화 돼 있던 것 아니냐”며 “이 대표는 왜 돈봉투 스폰서 자녀를 선거캠프에 합류시켰나. 돈봉투 불법 전당대회와 연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19일 JTBC 보도에 의하면 송영길 전 대표가 민주당 당대표로 당선되고 약 5개월 뒤인 2021년 10월14일 윤관석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정근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텔레그램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윤 사무총장이 ‘스폰서’ 사업가 김모 씨 자녀 이력서를 달라고 하자 이 부총장은 3시간여 뒤 이력서를 보냈다. 그로부터 보름 뒤 윤 사무총장은 이 사무부총장에게 전화해 “정무팀에 내가 (넣었다). 촐랑거리고 또 여기저기 얘기하고 다니지 말라”고 요구했다. 김 씨 자녀가 출근한 곳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였다고 한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송 전 대표가 대선 경선 과정을 이 대표에게 아주 유리하게 운영했다고 해서 당시에 친문(친 문재인)계나 친이낙연계에서 반발 많이 했던 기사가 다 남아 있지 않느냐”며 “그것만 봐도 ‘이심송심’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 등은 ‘돈봉투 전대’ 연루 의혹을 부인 중이다. 이 대표 측도 스폰서 자녀 채용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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