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예로부터 재미있는 미신이 존재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국에서는 시험과 관련된 미신도 존재한다. 시험 전에 미역국을 먹으면 미끄러진다는 속설 때문에 시험 전날이나 시험 당일에 미역국을 먹는 것을 피하지만 끈적끈적한 음식은 시험에 붙는다는 의미가 있어 찹쌀떡이나 엿을 수험생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해외에도 시험과 관련된 다양한 속설들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취준생 홍서희 씨(27·여)는 “시험을 치기 전에 머리를 감으면 공부한 내용이 다 빠져나간다는 속설이 있는 것을 모르고 수능 날 아침에 씻고 갔다”며 “그 해 수능을 망쳐서 재수를 했다. 비록 아침에 머리를 감아서 재수를 한 건 아니겠지만 이러한 경험이 있다 보니 지금은 시험 전에 미리 씻는다”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미신이 있는가 하면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미신도 존재하는 모습이다. 한국과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는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미신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인 유메 씨(23·여)는 “일본에서는 시험 전에 주로 이기다(勝つ / かつ)와 발음이 같은 카츠동(かつどん)을 주로 먹는다”며 “개인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느껴서 지금도 시험 전이나 중요한 면접이 있을 경우에 카츠동을 먹고 시험을 본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서양권에서도 시험과 관련된 미신은 존재하고 있었다. 예로부터 불운을 상징하는 동물과 관련된 미신이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중세시대부터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검은 고양이가 최근까지도 미국과 일부 유럽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물건이 해외에서도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인 폴 씨(21·남)는 “미국에서 검은 고양이는 굉장히 불운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시험 전에 검은 고양이를 보면 그 시험을 망친다고 믿는다”며 “그러다 보니 중요한 시험이나 일을 앞두고 마주치는 것을 조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인 제임스 씨(36·남)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새 신발을 신으면 불운을 부른다는 믿음이 있어 시험이나 면접에는 절대 새 신발을 신지 않는다”며 “오히려 익숙하고 오래된 신발을 신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미신을 믿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자녀가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학부모들은 합격 기도로 유명한 절과 교회를 찾아 기도를 하고 있다. 양산 통도사, 서울 조계사, 강화도 보문사 등 전국에서 합격 기도로 이름을 날리는 절에는 수능 100일 전부터 수험생 자녀를 둔 많은 학부모들이 방문한다. 이들은 기도뿐만 아니라 절에 합격 등을 달기도 하며 더 좋은 자리에 등을 달기 위해서 비용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수험생 자녀를 둔 송차훈 씨(54·남)는 “올해 하나뿐인 아들이 수능을 보는데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받길 바라는 마음에 올 초에는 절에 등을 달았고, 50일 전에는 아내와 함께 양산에 기도를 하러 다녀왔다”고 밝혔다. 송 씨는 “아들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만 있다면 이런 노력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녀들의 시험을 응원하기 위해 기도를 하거나 헌금을 하는 문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부분 학문과 공부와 관련된 장소에 방문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신사에 방문해 학문의 신에게 기도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인 후쿠오카에는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 ‘다자이후 텐만구’가 있다. 일본 입시 시즌에는 많은 일본인이 이곳 방문해 합격을 상징하는 소의 뿔을 만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인 훌리오 씨(24·남)는 “이탈리아에서는 빨간 속옷이 행운을 준다고 믿기 때문에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주로 선물한다”며 “가끔 시험 전에 유명한 성당에 가서 기도를 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러한 차분해지는 느낌은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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