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최대 10점 상향 목표” 대치동식 ‘수능풀이 테크닉’ 대공개
“국·영·수 최대 10점 상향 목표” 대치동식 ‘수능풀이 테크닉’ 대공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두 달여 앞두고 단기간에 각 과목의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일명 ‘시험 스킬’을 익히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실력 자체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지만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면 10점 가량의 점수를 올릴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특히 올해 수능 난이도가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되다 보니 어떤 식으로든 점수를 끌어올려 대입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려는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

 

“국어문제 풀이순서는 현대소설·독서론➞선택과목·문학➞비문학…40번·지문형 문법은 패스”

 

교육의 1번지라 불리는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올해 수능이 9월 모의고사보다 어렵게 나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9월 모의고사 커트라인이 높으면 그해 실제 수능 난이도는 다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례로 2022년 9월 모의고사에서 국어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을 기록하며 당시 역대급 물수능이 예상됐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실제 수능 1등급 커트라인은 80점대 중반에 불과했다.

 

덕분에 주요 학원가에서는 약 50일 남은 시점에서 별다른 공부 없이 10점 이상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시험 스킬’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수능 난이도가 올라가 전체 커트라인이 낮아지는 것을 노리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 시점에서 실력 향상을 통해 점수를 끌어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문제 푸는 스킬에 집중해 상대적인 수혜를 노리겠다는 일종의 역발상 전략이다.

 

사교육업계 등에 따르면 국어·영어·수학 과목의 경우 수능 문제를 효율적으로 푸는 요령, 소위 말하는 ‘족보’가 존재한다. 이들 족보는 각 학원 별로 세부내용에서 약간의 차이만 보일 뿐 큰 틀에서는 어느 정도 공통점을 보인다. 국어 과목에 정통한 대치동 유명 강사에 따르면 국어 과목의 경우 전체 45문항 중에서 공통과목(독서·문학)에서 34문항, 선택과목(화작·언매)에서 11문항이 출제된다.


본격적인 시험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체 시험 문제의 지문 소재를 확인 하는 것이다. EBS작품 연계가 어떤 작품이 됐는지, 비문학의 내용은 어떤 것이 나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지문 소재 확인을 통해 본 시험의 문제 풀이 순서를 개인별로 빠르게 설정해야 한다. 이때 핵심은 어렵거나 생소한 소재의 지문의 풀이 순서를 맨 마지막으로 빼놓는 것이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최근 모의평가 출제기조로 볼 때 현대소설 파트는 EBS 직접연계가 많고 난이도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현대소설 파트를 먼저 해결하면서 시험의 안정감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적인 시험을 위한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또 독서론의 경우 전체를 한 번에 훑는 것이 아닌 문단마다 끊어가면서 지분을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 초반 이렇게 두 파트를 10분 안에 해결하게 되면 총 16점(독서론 7점·현대소설 9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이후 선택 과목과 나머지 문학(고전시가·고전소설·현대시)을 풀면 된다. 선택 과목에서는 본인 실력을 넘는 문제를 망설임 없이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본인이 3등급 이하 수험생이라면 화작 40번과 언매(언어와 매체) 지문형 문법은 바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다른 문제를 다 풀고 시간이 남으면 다시 돌아오거나 그렇지 않으면 찍어도 무방하다. 선택과목과 문학을 합쳐 최대 32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 독서 부분에서는 난이도가 쉬운 ‘어휘문제’를 뽑아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한다. 이후 자신 있는 소재의 지문을 선택해 문제를 풀면 된다. 일반적으로 사회➞과학·기술➞복합지문 순으로 푸는 것이 정론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난이도가 높은 ‘3점 문제’를 풀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올해 출제 기조로 볼 때 국어 전체 문항 중 난이도가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수학 9문제 버리고 3등급 확보 전략 우선…영어 ‘However’ 찾다간 시간 다 뺏긴다”

 

수학과 영어의 경우 국어에 비해 문제풀이 순서가 비교적 간단하다. 먼저 수학은 1번부터 9번까지는 막힘없이 풀어내야한다. 이후 9번부터 15번까지가 4점짜리 문항인데 지난해 수능과 올해 모의고사 출제 기조로 볼 때 9번, 10번, 11번은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반면 12번, 13번, 14번, 15번 문항은 돌아가면서 어려울 때가 많았다. 특히 최근에는 13번 문항이 이른바 ‘킬러문항’으로 나오는 경우가 잦았다.

 

이에 4개의 문항 중 시험 당시 문제 수준을 즉각 확인해 3개의 문항을 골라내 나중에 푸는 것이 유리하다. 이들 문항과 함께 항상 난이도가 높은 객관식 20번·21번·22번 문항, 주관식 25번·29번·30번 문항 등 총 9개 문항의 문제풀이 순서를 뒤로 미루면 시간 관리에 유리할 수 있다. 다른 문제에 집중해 다 맞춘다면 이들 9개 문항을 다 틀린다 해도 최소 64점은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고사의 3등급 커트라인이 각각 61점, 58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고난이도 문제를 다 틀려도 3등급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험장 전경. [사진=뉴시스]

 

수학의 경우 타 과목에 비해 중학교 때부터 쌓여진 기본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2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공부를 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게 학원가의 중론이다. 상위권 학생들은 EBS연계 고난이도 문항 오답노트를 복기하고 모의평가 문제 유형을 암기하다시피 반복 풀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하위권의 경우 남은 기간 동안 EBS연계 문제들을 복습하고 검산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단기간에 성적을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영어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를 포기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또한 문제풀이 요령만 잘 익히면 국어나 수학에 비해 본인이 가진 실력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가 수월하다. 먼저 듣기문항에서는 가능한 모든 문제를 다 맞춰야한다. 듣기문항 특성상 5개의 선지를 모두 다 주의 깊게 듣지 않아도 미리 맞출 수 있는 문제도 많기 때문에 도중에 뒤에 놓인 일치·불일치 문제 등 난이도가 비교적 쉬운 문제들을 같이 푸는 것도 시간절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18~19번, 25~28번, 43~45번 등 본인이 자신 있는 문항을 동시에 풀면 된다.

 

영어 최고난이도 문항으로 불리는 21~24번으로 구성된 빈칸 추론 문제는 시험 맨 마지막에 푸는 것이 유리하다. 해당 문항을 풀 때는 무조건 지문에 나와 있는 단어들과 선지를 근거로 답을 추론해야 한다. 추론 문제라고 본인만의 논리를 대입시키는 함정에 빠지면 안된다. 다른 고난이도 문항인 순서 유형에서는 ‘연결어’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순서 문제의 경우 하나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닌 나머지 선지를 지워나가는 소거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접속사 ‘However’를 통해 문제 힌트를 얻으려고 하는데 최근 모의평가 기조로 볼 때 ‘However’의 출제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대신 ‘In fact’ 등 문장 내에서 은연중에 역접을 의미하는 단어들이 자주 쓰여 수능에서도 이와 같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한 ‘Not A But B’ 등의 구문이 6·9평 모두 빈번하게 사용됐기 때문에 해당 구문만 완벽하게 익혀도 지문 해석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치동에서 활동 중인 김진우 강사(28·남)는 “사실상 D-day 50일에 들어선 시점에서 학습 능력을 향상시켜 고득점을 맞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그동안 본인이 갈고닦은 실력에 실수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점수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넘어갈 줄 아는 용기를 연습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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