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미국에 건설 중인 첫 아파트 완공 시점이 임박했다.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가 신사업추진실장 시절부터 의욕을 가지고 추진해 온 신사업의 결과물인 만큼 시장의 평가에 국내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히 GS건설에 대한 평가라기 보단 국내 건설사의 역량을 평가받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사실상 국내 건설사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역할을 짊어졌다는 평가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넷플릭스 직원들이 거주민
…미국 최고 부촌에 올라가는 K-아파트
GS건설이 추진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더 세븐(The Sevens at Mountain view)’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2016년 국내 최초로 미국 주택 시장에 진출한 GS건설은 타국 기업에 유독 까다로운 인·허가 등 행정절차에 무려 6년이나 쏟았고 마침내 지난 2022년 착공에 돌입했다.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며 큰 이변이 없다면 올 하반기 입주자 모집이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퍼티샤크 등 미국 부동산 통계사이트에 따르면 GS건설의 ‘더 세븐’ 아파트 단지의 부지 규모는 39173m²(1만1850평)이며 공급 가구 수는 716세대다. 아직 임대료가 책정되진 않았지만 인근 신축 아파트와 비슷한 시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인근 비슷한 규모의 신축 아파트 월 임대료는 △원룸 51㎡(약 15평) 3000달러(한화 403만원) △거실, 침실 1개 70㎡(약 21평) 4000달러(약 538만원) △거실, 침실 2개 51㎡(약 30평) 5500달러(약 740만원) 등이다. 더 세븐의 전체 호실의 평균 월세 전망치는 5307달러(약 715만원)이다.
현지 부동산들은 평균 월 임대료만 700만원이 넘어가지만 임대 수요를 채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지역 자체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부촌인데다 ‘더 세븐’의 입지 조건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커리어 전문 플랫폼 집리크루이터(ZipRecruiter)에 따르면 마운틴 뷰 주민들의 연평균 소득은 16만5527달러(약 2억2000만원)로 미국 평균 소득 5만9000달러(약 7800만원)보다 무려 3배 가량 높다. 하위 20% 소득도 13만7800달러(약 1억8600만원)로 평균을 웃돈다.
미국 금융 분석 기업 스마트에셋이 부동산 거래 사이트인 질로우 집계를 인용해 전국의 100대 광역 대도시 지역의 주택 거래 가격을 조사한 결과, 마운티뷰가 속한 산호세 지역은 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으로 꼽혔다. 산호세의 올해 중간 주택가격은 150만2362달러로 지난해 대비 12.6%, 2019년과 비교해서는 41.0% 급등했다. 주택 보유율이 낮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이유는 공급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요 때문이었다.
현지 부동산들도 해당 지역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오라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몰려있어 만성적으로 주택부족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더 세븐’ 반경 10km 이내에는 △마이크로소프트(약 1km) △링크드인(약 2.9km) △구글(약 3.2km) △야후(약 3.1km) △메타·인스타그램(약 10km)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밖에 애플, 오라클, 어도비, 드롭박스, 이베이, 넷플릭스 등도 차로 출·퇴근이 가능한 곳에 위치해있다.
“회사 가깝고 교육환경 좋고”…한국 스타일 ‘우수 입지’ 조건에 미국 현지인들도 환호
‘더 세븐’ 주변 지역은 교육 환경 또한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월렛허브 (WalletHub)가 전국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더 세븐’이 속한 산호세 지역은 미국 전역에서 2위를 차지했다. ‘더 세븐’에서도 약 800m 가량 떨어진 곳에는 테어카우프 초등학교, 스티븐 초등학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중 테어카우프 초등학교의 경우 미국 비영리 교육단체 ‘그레이트스쿨(GreatSchool.Org)’로부터 10점 만점에 8점을 받은 학교로 학생들의 평균 시험 점수와 학업 진도가 평균 이상으로 알려졌다.
또 쿠퍼티노 하이스쿨, 린브룩 하이스쿨 등 미국 최고 명문 고등학교 밀집 지역으로 유명한 웨스트 산호세도 자가용으로 2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린 브룩 고등학교의 경우 미국 전체 랭킹 50위권의 학교로 전미 SAT(미국 수능)평균 점수가 7위다. 또 더 세븐 반경 2km내에는 마운틴뷰 공공 도서관을 비롯한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5개나 있다.
특히 ‘더 세븐’은 인근 명문 학교 교직원을 위한 별도의 임대 매물이 따로 존재해 이웃의 높은 교육 수준을 기대하는 수요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 세븐’ 전체 세대 중 144대 가량인 교직원 임대 매물의 구조는 △원룸 19개 △침실 1개 87개 △침실 2개 38개 등이다.
현지 주민들은 입지적 조건과 우수한 교육 환경을 갖춘 지역에 새롭게 등장한 한국식 아파트에 대해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나로(Jenaro) 씨는 “도시와 가깝고 조용한 것이 내가 정확히 원하는 입지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며 “빨리 입주 모집을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브룩 베일리스(Brook Bayles) 씨는 “최고 입지조건에 들어서는 초호화 아파트가 무척이나 기대된다”며 “해당 아파트는 직장에서 걸어다닐 수 있을 만큼 가까워서 꼭 입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리아 씨는 “지역 신문을 통해 교직원들이 다수 입주할 것이란 소식을 들었는데 이웃으로 최고일 것 같다”며 “아이를 직접 가르치지 않는다 해도 이웃이 선생님이면 아이를 키울 때 굉장히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란시스 델라스(Frances Dellace) 씨는 “미국 내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고 명문 학군이 있는 곳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었는데 마땅한 환경이 없었다”며 “이 아파트는 학군과도 가깝고 동네도 조용해 잠시 동안 아이를 키우기 최적의 조건인 것 같다”고 밝혔다.
향후 GS건설은 ‘더 세븐’ 임대에 이어 로스앤젤레스 레들랜즈(Redlands)에 건설 중인 단독주택단지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더 세븐과 가까운 지역에 또 다른 임대 아파트인 ‘마운틴 뷰 400 로그’(Mountain View 400 Rogue) 건설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현재 미국 내에서 어바인(Irvine)과 마운틴 뷰(Mountain View) 팀을 두고 아파트·단독주택 투자자들을 상시 모집하는 등 향후 미국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주택 사업들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며 “사업 확장은 내부에서 면밀하게 검토해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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