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 마약범 상대 안 가리는 징세권력 정점엔 현직 · 차기 실세 브레인
마피아 · 마약범 상대 안 가리는 징세권력 정점엔 현직 · 차기 실세 브레인

미국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정부기관은 어디일까. 대부분 미국 중앙정보국(CIA), 미 연방수사국(FBI) 등 대테러기관을 떠올리지만 실제 미국 현지에선 ‘연방국세청(IRS)’을 가장 먼저 언급한다. 탈세 정황이 포착되면 대상이 누구든 간에 평생을 쫓아다니며 어떻게든 세금 징수를 해내기 때문이다.

 

역대 최악의 마피아로 불리는 알 카포네를 구속시킨 곳도 수사기관이 아닌 IRS다. 알 카포네는 살인이나 마약 유통 등이 아닌 탈세 혐의로 11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탈세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에 놀란 미국 시민들은 세금을 착실히 납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알 카포네 효과’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미국의 징세 집행력은 세계 여러 나라에 본보기가 되고 있으며 특히 주변국에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여겨지고 있다.

 

美 대권주자 해리스 ‘핵심 브레인’ IRS 수장…캐나다 총리 연임 ‘키맨’ CRA 장관

 

미국 연방정부 재무부 산하에 있는 IRS를 이끄는 수장은 ‘다니엘 베르펠(Daniel I. Werfel)’이다. 1971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난 베르펠은 존 F.케네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코넬대학교를 졸업한 후 듀크대학교에서 공공정책 석사 학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 다니엘 페르펠 미국 국세청장. [사진=IRS]

 

그는 관리예산국(OMB) 정책 분석가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법무부 민권국에서 법정 변호사로 근무한 뒤 OMB로 돌아와 ▲예산 검사관 ▲재무 책임자 등을 거쳐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 OMB의 부국장에 올랐다. 2013년 5월 전임자 스티븐 밀러 사임 후 약 1년간 국세청장 대행을 역임했고 이후 공직에서 물러나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민간 기업에서 8년 동안 근무했다. 바이든 대통령 시절 다시 국세청으로 복귀했고 상원의 인준을 받아 지난해 3월 국세청장에 임명됐다. 그의 임기는 2027년 11월까지다.

 

미국 현지에서 베르펠은 민주당 출신의 오바마·바이든 전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은 민주당 핵심 브레인 중 한명으로 꼽힌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카멀라 해리스의 경제 분야 핵심 참모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앞서 해리스는 바이든의 ‘억만장자 세금 정책’을 수용하면서 세제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예산 증액을 통해 IRS의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캐나다 세법의 대부분을 집행하는 캐나다 국세청(CRA)은 직원 수 기준 캐나다 연방 공공 서비스 부문에서 가장 큰 조직이다. CRA의 전반적인 업무는 국세청장에 의해 시행되지만 정책 최종 결정 권한은 국세청 장관으로부터 나온다. 국세청장 위에 국세청 장관직을 따로 두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세금과 관련된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재 캐나다 국세청 장관은 자유당 정치인인 ‘마리 클로드 비보(Marie-Claude Bibeau)’다.

 

1970년 캐나다 퀘벡 주에서 태어난 그는 셔브룩 대학에서 경제학 학사와 환경 관리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캐나다 국제 개발처에 몸담으며 오타와, 몬트리올 등 캐나다 내 다양한 지역에서 근무했다. 이후 퀘벡 주의 지역구 중 하나인 콤프턴에서 무려 15년 동안이나 관광 사업 분야에 주력했고 결국 콤프턴을 캐나다를 대표하는 관광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 쥐스탱 트뤼도 캐나도 총리(사진 왼쪽)와 마리 클로드 비보 캐나다 국세청 장관. [사진=CRA]

 

그는 콤트펀 지역 주민들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2015년 캐나다 연방 선거에서 장 루소 민주당 의원을 꺾고 퀘벡주 하원의원에 선출됐다. 이후 국제개발부 장관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국가 요직을 거쳐 지난해 7월 국세청 장관에 임명됐다. 그의 남편 버나드 세비니 역시 캐나다의 정치인으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퀘벡주 셔브룩 시장을 지낸 바 있다.

 

비보 장관은 현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뤼 정부의 핵심 인사로 손꼽힌다. 트뤼 총리 재임 기간 세 차례나 장관직을 역임했을 정도다. 두 사람은 같은 자유당 소속으로 모두 퀘벡주 하원의원에 선출됐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뤼도 총리의 퀘벡 주 표심을 비보 장관 부부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가 지배적이다.

 

현 대통령 아들 ‘막역지우’ 멕시코 국세청장…여권 핵심인물로 올라선 브라질 국세청장

 

멕시코 재무부 산하 기관인 연방 국세청(SAT)의 수장은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다그니노(Antonio Martínez Dagnino)’ 청장이다. 1986년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난 그는 멕시코 국립자치대(UNAM)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재무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22년 37세의 나이로 멕시코 국세청장에 임명된 그는 현 내부부 장관 루이사 마리아 알칼데 루한에 이어 최연소 국가 고위직에 올랐다. 앞서 루이사 마리아 알칼데 루한(1987년생)은 2018년 당시 31세의 나이로 노동부 장관에 임명돼 국제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다그니노는 멕시코 금융 시스템과 연방 공공 행정부의 재정 및 세금 정책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았다. 국세청장 임명 전까지 국세청 내부 대기업담당(AGGC)부장, 금융감독원(CNBV) 규제 차장 등을 거쳤다. 그는 현 멕시코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아들 곤잘로 알폰소 로페즈 벨트란과 대학 동문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다그니노 멕시코 국세청장(사진 왼쪽)과 로빈슨 사키야마 바레이린하스 브라질 국세청장. [사진=SAT, RFB]

 

멕시코 현지에선 국세청장 직을 경제부 고위직으로 향하는 지름길로 평가하고 있다. 전임자인 라켈 부엔로스트로 산체스 역시 2022년 10월 국세청장 임기를 끝낸 뒤 곧바로 경제부 장관에 임명됐다. 현재 멕시코 정부는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조세 수입이 감소하지 않는 것을 높게 평가하며 세금 추징에 있어서 상당히 공격적 성향을 띄고 있다.

 

남아메리카의 경제대국 브라질의 연방 국세청(RFB)은 세금 관련 업무 외에 밀수, 불법 복제, 마약 밀매 등 강력범죄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현재 RFB의 수장은 ‘로빈슨 사키야마 바레이린하스(Robinson Sakiyama Barreirinhas)’다. 1975년 브라질에서 태어난 그는 상파울루 대학교(USP)에서 법학 학사를 이수한 뒤 상파울루 시청의 변호사로 일을 시작했다. 변호사 당시 그는 상파울루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과정을 동시에 밟으며 금융법 관련 지식을 쌓았다.

 

그는 상파울루 시청 법무팀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고 2015년 법무팀 총책임자를 역임하던 도중 재무부 법무팀으로 차출됐다. 이후 페르난두 하다드 현 재무부 장관의 추천으로 재무부 법무팀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1월 재무부 산하 직속기관인 국세청장 자리에 임명됐다. 로빈슨 사키야마 바레이린하스는 페르난두 하다드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그의 상파울루 시청 재직 시절 페르난두 하다드는 상파울루 시장직을 역임하고 있었다. 페르난두 하다드는 12년 만에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한 현 브라질 대통령 룰라 다 실바와 같은 노동당 소속이다.

 

김순호 세무사는 “각 나라 국세청은 개인 및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며 세무 감사를 실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른 과도한 권력 행사 또는 불공정한 행정 처리로 납세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하지만, 국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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