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더위를 보면 사람 동물 할 것 없이 더위에 힘겨워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뉴스에서는 심심찮게 무더운 날씨로 인해 온열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으며 가축들도 무더위로 인해 집단 폐사하고 있다.
공기가 높은 산을 넘으면 고온건조하게 바뀌는 ‘푄현상’으로 동풍이 불면서 백두대간 서쪽 더위가 심해지는 경향이 나타면서 한반도의 날씨가 심각하게 더워진 모습이다. 또한 낮 동안 사람들을 괴롭혔던 무더위뿐만 아니라 숙면을 방해할 정도로 열대야도 현재 심각한 상황이다.
열대야는 여름철 18시부터 다음 날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C 이상인 밤을 지칭하는 용어다. 올해 서울에 열대야가 발생한 날은 총 26일로 역대 4번째로 많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열대야가 있었던 해는 1994년으로 총 36일간 열대야가 지속됐다. 2016년에는 32일, 2018년 29일이 뒤를 잇고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동남아에서 볼 법한 날씨들이 계속되고 있다. 장마기간이 따로 없이 아열대성 스콜이 내리고 있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또 지역의 편차 없이 골고루 내리는 비에 ‘누더기 비’라는 표현도 새로 생겨났다. 강우를 두고 지역 편차가 극심한 것을 표현한 단어로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 서부와 동부의 날씨가 각각 달랐기 때문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제 한국에는 장마가 없어지고 동남아와 같은 날씨에 스콜이 일상화 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영미권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도 한국 날씨를 경험한 사람들의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레딧 이용객 Cam-I-Am씨는 “호주 맬버른에서 한국에 왔다”며 “멜버른은 여름에 40도가 넘지만 이렇게 습도가 높지는 않아서 덜 더운데, 한국은 습도가 너무 높아서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객 ThePlanetIsDyingNow씨는 “갑자기 비가 내리기도 하고 요즘은 진짜 오븐 안에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의 남다른 더위에 혀를 내두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여기가 한국인지 아프리카인지 모르겠다”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리나라보다 높은 기온을 자랑하는 더운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도 한국이 고향보다 더 덥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도 가장 더워 ‘대프리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대구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처음 겪어보는 습한 무더위에 힘겨워하며 본인들만의 더위를 이겨내는 꿀팁을 커뮤니티 내에서 공유하고 있다.
아프리카 콩고 출신인 프랭크 기메지아 씨는 “한국에 온지 3년 차답게 더위에 적응해 나가고 있지만 진짜 덥다”며 “한약을 챙겨먹거나 팥빙수처럼 시원한 음식을 일주일에 3~4번 정도 즐기며 더위를 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보테이 티엠투이 씨는 “베트남의 여름은 낮 기온이 높기는 하지만 습도가 낮았는데 대구는 낮은 물론 밤에도 후덥지근해 잠을 설치는 등 생활하기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시원한 대형마트에 가보거나, 수박이나 냉면을 먹으며 한국의 더위를 식히고 있다”며 한국의 더위를 이겨내는 그녀만의 팁을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또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재외국민 신예빈 씨(25·여)도 “사우디의 여름 날씨는 44도로 한국보다 온도로는 더 높다”며 “한국은 비가 온 뒤에 밖에 나가보면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습한 경우가 있는데 사우디에서 지낼 때는 숨이 턱 막히는 더위는 딱히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본인이 느낀 한국 날씨에 대해 설명했다.
유승직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교수는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등 과거와 기후가 많이 달라진 것은 맞다”며 “현재 지구 온도는 산업혁명 시기보다 1.2˚C 올라간 상태로 앞으로는 말라이아처럼 열대 지역 풍토병과 같은 병이 국내에서 유행하는 등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왔던 것보다도 많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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