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판매량 조작 논란 현대차, 반독점법 위반 벌금폭탄 위기
美 판매량 조작 논란 현대차, 반독점법 위반 벌금폭탄 위기
[사진=현대차]

미국 시장에서 잘 달리던 현대자동차에 사법 리스크가 발생했다.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이 판매 실적을 부풀리기를 위해 딜러사들과 공모했고 이에 가담하지 않은 딜러들에게는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네이플턴 오로라 임포트를 비롯한 현대차 딜러 그룹은 지난 5일 시카고 연방 법원에 HMA가 전기차 판매량을 부풀리고, 이에 가담하지 않은 딜러는 차별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이플턴 오로라 임포트(Napleton Aurora Imports)’ 등을 비롯한 ‘현대차딜러연합(Group of Hyundai Motor dealers)’은 최근 일리노이 북부 지방법원에 HMA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딜러연합은 HMA가 전기차 판매량을 부풀렸고 이에 가담하지 않은 딜러들을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HMA가 딜러들에게 '대여' 차량의 재고 코드를 악용해 조작해 대여 차량을 판매 상태로 둔갑시켜 전기차 판매 실적을 부풀렸고 이에 동조한 딜러들은 현대차로부터 도매 및 소매가격 할인과 기타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딜러연합은 소장을 통해 “HMA의 지시에 따라 판매 실적 조작에 가담한 딜러사들은 대여 차량이 실제로 판매될 경우 코드를 철회하는 수법을 사용, 인위적으로 판매 수치를 조작했다”며 “그 대가로 차량 공급가 할인과 인기 모델 할당량 확대, 인센티브 등 혜택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와 같은 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딜러사들에는 불이익을 줬다”며 “그동안의 매출과 수익 등을 따져 손실을 메울 수 있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고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녹음 파일도 함께 제출했다. 녹음 파일에는 현대차 영업 관리자의 전화 통화 내용이 담겼다. 해당 통화에서 영업 관리자는 “우리는 언론과 한국인들을 위해 숫자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 딜러들은 HMA가 판매량 조작을 압박했고 이에 가담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HMA를 판매조작 혐의로 소송한 네이플턴 딜러사 전경. [사진=Napleton's Valley Hyundai]

 

이번 소송의 골자는 HMA가 ‘로빈슨-패트먼 법(Robinson-Patman Act)을 위반했는지다. 해당 법은 특정 구매자에게 부당하게 낮은 가격을 제공함으로써 다른 구매자들에게 불공정한 경쟁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연방 반독점법 중 하나다.

 

특정 딜러가 다른 딜러들 보다 낮은 가격에 차를 공급받았다면 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원고 측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부풀리기 사태에 동조한 딜러들이 받은 혜택은 대상에 따른 가격 차별 행위가 되는 것이다.


반독점법은 미국 내에서 중범죄로 취급하며 형량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로빈슨-패트먼 법을 어긴 기업은 손해에 3배에 달하는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약 원고 측이 1만달러 손해를 봤다면 3배인 3만 달러를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


현대차는 즉각 성명을 통해 의혹을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또 판매량 조작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했다. HMA는 “판매 데이터를 조작하는 행위를 묵인하지 않는다”며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당국의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소송이 성추행 혐의에 연루된 두 곳의 네이플턴 계열 딜러사와 계약 해지 소송을 남부 플로리다에서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네이플턴은 이번 소송을 주도한 딜러사 중 하나이다. 이번 소송이 계약 해지 소송을 치르고 있는 딜러사의 맞불 작전일 가능성도 제기한 것이다.


앞서 네이플턴은 지난 2016년 크라이슬러를 상대로도 판매 수치 조작 관련 송사를 치렀다. 해당 소송은 3년 뒤인 2019년 크라이슬러와 합의를 통해 마무리됐으며 합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크라이슬러는 이와 관련된 별개 소송에서 월간 자동차 판매량을 부풀려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이유로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4000만 달러를 지급하기도 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