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생기고 쉽게 망하는데…바늘구멍 뚫은 장수카페의 특별한 비밀
많이 생기고 쉽게 망하는데…바늘구멍 뚫은 장수카페의 특별한 비밀

폐업하는 카페 자영업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1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이른바 장수카페들이 주목받고 있다. 오랜 기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장수카페의 공통점은 주변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매력을 저마다 갖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커피를 사고파는 카페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국세통계 포털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커피·음료점업 점포 수는 9만6584개에 달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행안부) 폐업 집계에 의하면 2023년에만 해도 1만2000여개의 카페가 폐업했다. 빠르게 치고 빠지는 카페 시장에서 장수카페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종로구 사직로에 위치한 C 카페는 3번 옮겨 운영 중인 가게로, 올해 19년을 맞이했다. 해당 카페는 현 젊은 세대가 바라보기에 한국의 ‘레트로’한 느낌을 전해주는 정겨운 인테리어를 갖춘 카페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 레트로한 ‘척’하는 여느 카페와 다르게 실제 카페를 운영하는 김창일(67·가명)씨가 사용했던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은 잡화가 비치된 게 차별화됐다.

 

김 씨는 “우리 가게는 사실 중간 정도 하는 가게이며 먹고 살만큼만 벌지 주말에만 손님이 붐비는 편이다”며 “인테리어는 직접 사용하던 제품을 활용해 꾸몄고 과거 LP바도 운영해서 판이 많아 이곳에서도 직접 턴테이블로 음악을 튼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가게 원두는 가스를 이용해 원두를 볶는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숯불로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려 그 부분에 있어 자부심을 갖고 있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가게에 손님이 끊기지 않는 이유로 인테리어를 꼽을 수 있는데, 인테리어는 무엇보다도 자기 것을 만들고 구축하는 게 중요하지 남의 것을 베끼면 망하기 일쑤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꾸준하게 수집하고 이를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 종로구 사직로에 위치한 C 카페는 19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은 C카페 매장 내부 모습. ©르데스크

 

마포구 동교로에 위치한 I커피 전문점은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블루리본’ 11개를 받아온 유명 디저트 페어링 카페다. 블루리본이란 맛집을 평가할 때 자갓 서베이(프랑스 ‘미슐랭 가이드’와 함께 권위를 인정받는 대표적인 레스토랑 안내서) 평가방식과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결과를 내는 방식을 결합한 국내 최초 맛집 안내서이자 조사기관이다.

 

I카페는 남구로에서 ‘디저트 페어링’을 시작해 홍대로 옮겨와 3년째 운영 중이다. 디저트 페어링이란 소비자가 여러 디저트 중 하나를 선택하면 바리스타나 직원이 그에 맞는 커피를 추천해 주는 방식을 뜻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어두운 계열의 깔끔한 원목 인테리어와 검정색 커피장비가 돋보여 차분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디저트에 대한 정보가 담긴 카드를 제공받으면서 직접 바리스타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카페 관계자 김수지(24·여·가명)씨는 “디저트 페어링을 손님들께 제공하니 디저트 전문 판매점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심어진 것 같다”며 “디저트도 특화돼 있지만, 디저트에 따라 다르게 내린 커피 또한 특색있고 맛있는 편이라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간, 월간으로 바뀌는 이벤트적인 요소가 가미된 디저트도 인기 비결이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사로잡은 장수카페, 사랑받는 비결은 정성·진정성 

 

▲ 마포구 동교로에 위치한 I카페의 디저트 페어링은 소비자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사진은 다쿠와즈, 초콜릿, 오렌지 필링으로 이뤄진 '초코 오렌지'와 커피 모습. ©르데스크

  

마포구 와우산로에 위치한 A카페는 일본인 부부가 13년째 운영 중인 카페다. 카페 사장 S 씨는 글을 쓰는 작가로, 그의 아내는 서예가로 활동 중이다. 카페 내부에 들어서면 흰색 인테리어와 함께 대비되는 잡화가 눈에 띈다. 또한 풍미있는 커피와 커피젤리, 푸딩, 손수 만든 여러 디저트와 계절메뉴 등이 일품인 걸로 입소문이 났다. 인스타그램이나 각종 웹사이트를 통해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비정기적 공연이나 전시 등 예술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S 씨는 “운이 많이 따라줬고 아무래도 정성을 다했기 때문에 손님들이 알아주셔서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소소할 수도 있겠지만 카페를 운영하면서 느낀 건 ‘좋은 손님과 만남’이 참 소중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반나절 가량 시간을 소요해 디저트를 준비하는 편인데, 특별한 기술이나 어려운 메뉴를 만들거나 유행하는 걸 만들기보단 좋은 재료를 쓰고 계절과일을 이용해 실제 우리가 ‘먹고 싶은 것’에서 착안해 만든다”며 “새로운 계절메뉴를 만드는 이유는 늘 새로운 손님을 맞이하고 싶어서 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 마포구 와우산로에 위치한 A카페는 일본인 부부가 13년째 운영중이다. 사진은 카페 내부와 대표메뉴 푸딩 모습. ©르데스크

  

커피맛의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18년도까지만 해도 커피로 유명한 과테말라에서 살다 온 카페 사장이 근처에 있었다”며 “그분은 고향인 울산으로 내려갔지만 아직까지 친분을 유지하며 그가 직접 볶은 과테말라 커피도 사용하고 있다. 손님들도 독특한 커피맛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가게를 대할 때 많은 돈을 벌기보단 재밌게 가게를 오래 유지하는 게 목표다”며 “일반적으로 이윤을 많이 창출하는 것도 있겠지만, 손님의 기억에 저희 카페가 기억에 남는 공간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 자체를 목적으로 삼기보다 같은 자리에서 변하지 않고 지켜온 게 카페가 장수할 수 있는 비법같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임대료와 임금상승, 고물가로 인한 원재료 상승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 카페가 생존하기 힘든 환경에 처해있다”며 “그럼에도 10년 이상 오랜 세월 유지한 카페들이 여전히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이유는 각각의 가게마다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차별화 요소가 있기에 가능한 걸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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