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쫓는 요즘 세대, 폰카·디카 대신 ‘필름카메라’ 찾는다
아날로그 쫓는 요즘 세대, 폰카·디카 대신 ‘필름카메라’ 찾는다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필름카메라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2030세대가 흔히 사용하는 SNS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필름카메라 #필름사진을 검색했을 때 검색 결과가 260만을 넘어간다. 폰카와 디카가 익숙한 청년 세대에게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필름카메라가 오히려 낯설게 다가오면서 이색적인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힙지로라 불리기도 하는 을지로는 요즘 청년들 사이에선 핫플(핫플레이스)로 통한다. 을지로는 노포, 힙한 감성만 가득한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옛날에 사용하던 카메라부터 현재 인기 있는 카메라까지 다양한 카메라를 판매하고 있는 곳이 많다.

 

을지로에 위치한 한 카메라 가게 주인은 “을지로는 과거부터 카메라를 판매하고 현상하던 곳이 많았던 곳”이라며 “인쇄소가 많은 탓에 인화지 공급이 편리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 과거 인쇄산업으로 유명했던 을지로는 1980년대부터 대형 극장의 등장으로 카메라 산업도 함께 발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르데스크

 

을지로 인쇄산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시대가 나올 정도로 깊다. 근대화 이후인 지난 1980년대에 인근에 대한극장을 포함한 여러 극장이 생기면서 꽃피우게 됐고 자연스럽게 카메라 산업도 함께 발달하게 됐다.

 

또 다른 가게 주인도 “을지로는 과거부터 현상소와 수리점, 판매점까지 사진과 관련된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며 “요즘 사람들에게 을지로는 술 마시는 곳으로 유명한 것 같은데 예전부터 카메라를 좋아하던 사람들에게는 핫플로 불렸던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필름카메라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은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필름카메라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어른들에게는 과거의 취미를 다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필름카메라를 구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들 “필름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찍는 재미…이색적인 경험”

 

▲ 청년들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 했던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필름카메라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르데스크

 

청년들은 디카와 DSLR, 핸드폰 카메라 등 충분히 좋은 화질의 카메라가 익숙하다. 이런 청년들에게 필름카메라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 했던 것이라는 새로움과 더불어 필름카메라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과거 부모님의 모습이 생각난다고 말한다.


실제로 부모님이 물려준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고 밝힌 홍서희 씨(27·여)는 “현재 내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필름카메라는 과거 부모님이 연애하던 시절 아빠가 엄마에게 선물로 준 카메라”라고 말했다. 


홍 씨는 “여러 필름카메라가 있지만 물려받은 필름카메라가 제일 손이 많이 간다”며 “사용할 때마다 과거 부모님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이어 홍 씨는 “필름카메라는 필름이 한정돼 있다는 생각이 찍을 때마다 들기 때문에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찍게 되는데, 그 긴장감이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을지로에서 만난 직장인 최준경 씨(29·남)는 “필름카메라는 내가 원하는 느낌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찍는데 필름을 현상하기까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그 설렘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지은 씨(28·여)는 “같은 카메라로 찍어도 필름에 따라 필름카메라는 결과가 다르다”며 “같은 카메라로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필름카메라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어머니가 찍었던 필름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는 김 씨는 “비록 너무 오래돼서 카메라 안에서 사진이 타버려 현상되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엄마가 나를 찍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로 기분이 좋았다”며 “아마 현상이 됐다면 보물을 찾은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필름카메라를 찍고 현상까지 직접…기성세대와 차별점


▲ 과거 본인들이 즐기던 필름카메라를 즐기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을 본 어른들은 과거 본인들의 모습을 떠올려 눈길을 끌었다. ⓒ르데스크

 

기성세대는 이러한 번거로움을 감안하고 필름카메라를 즐기는 요즘 청년들의 모습에서 과거 본인들이 필름카메라를 통해 가졌던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반면 청년들이 셀프로 필름을 현상하는 모습은 과거 현상소에 맡겨 사진을 인화하곤 했던 기성세대에겐 낯선 문화로 여겨진다. 

 

을지로에 위치한 한 카메라 가게에서 만난 이진경 씨(48·여)는 “나는 과거부터 꾸준히 필름카메라를 활용해 사진을 찍어서 필름을 현상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라며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필름카메라에 대한 생각이 나랑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우리 딸도 필름카메라를 좋아해서 가끔 시간이 맞을 때 같이 사진을 찍으러 나가곤 한다”며 “필름을 현상할 때마다 설렘이 가득한 딸의 모습을 보면 과거 내가 필름카메라를 찍으면서 설렜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요즘에는 둘 다 바빠서 같이 촬영하러 나가지는 못 하고 있지만 날도 따듯해진 만큼 ‘시간을 만들어서 나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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