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관료 출신 임종룡 등장에 ‘금융당국 인가 경쟁’ 분위기 급랭
친정부·관료 출신 임종룡 등장에 ‘금융당국 인가 경쟁’ 분위기 급랭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이은 네 번째 인터넷은행 설립 인가를 둘러싼 금융사 간의 경쟁 구도에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 최초로 우리은행이 경쟁에 참여한 컨소시엄에 뛰어든 게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금융업계 안팎에선 금융위원회가 선택의 키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우리은행 컨소시엄의 승리를 예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임 회장은 과거 기획재정부 차관, 금융위원장 등 정부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현 정부 출범 초기 경제부총리 하마평에도 오른 바 있다.

 

뜨거웠던 제4인터넷전문은행 경쟁, ‘친정부 인사’ 임종룡 등장에 분위기 급반전

 

금융권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추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중은행이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공식적으로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은행과 KCD의 인연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KCD는 창업 직후 우리은행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위비핀테크랩’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우리은행의 지원을 받았다. 4년 뒤인 2020년에는 우리은행과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위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 업무 협약을 체결해 비대면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우리은행이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케이뱅크 설립 당시 컨소시엄에 참여해 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지금도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케이뱅크에 대한 우리은행의 지분은 12.58%로 비씨카드(33.72%)에 이어 두 번째로 보유 주식량이 많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역대급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하반기 계획된 기업공개(IPO) 성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금융권 안팎에선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 결정을 계기로 그동안 4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경쟁의 판도가 크게 뒤바뀔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했던 경쟁 구도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심지어 일각에선 이미 결과가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는 시각까지 나온다.

 

우리은행이 속한 우리금융그룹의 수장이 다름 아닌 임종룡 회장이라는 게 결정적 이유로 꼽혔다. 게다가 이번 우리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 결정은 표면적으론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비춰지곤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조병규 행장은 회장 직속의 ‘신사업추진위원회’를 설립했는데 임 회장이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비금융 분야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임 회장은 제 24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정통관료 출신이다. 그는 국무총리실장, 금융위원장 등을 지내며 핵심 요직을 모두 맡았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엔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금융위원장 등 민·관 구분 없이 금융권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석열정부 출범 초기에는 경제부총리 후보로 지목됐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현 정부 주요 인사들과의 관계도 긴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현 정부 핵심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정보다”며 “취임 초기 낙하산 논란이 불기도 했고 가장 최근에는 정부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조해 타 은행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사실상 정부가 인가하면 끝인데 임 회장이 참여한 이상 결과가 정해진 것과 다름없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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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4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겠다고 결정을 내린 곳은 KCD를 포함한 소소뱅크, 유뱅크, 더존뱅크 총 4곳이다. 이들 모두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특화 은행을 지향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인터넷은행 설립 의사를 밝힌 곳은 소소뱅크다. 소소뱅크는 지역 다수의 ICT·핀테크 기업과 소상공인연합회를 주축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유뱅크는 금융소외 계층인 시니어 세대를 타겟으로 설정했다. 유뱅크의 컨소시엄에는 현대해상과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러즈(삼쩜삼), 트렛블월렛 등이 참여했다. 더존뱅크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업체 더존비즈온이 주축이 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특히 신한은행이 지난해 7월부터 TF를 꾸려 컨소시엄 참여를 오랜 기간 적극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인터넷은행에 대한 지분이 없다.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뉴시스]

 

KCD는 전국 140만 소상공인 사업자에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로 소상공인 대상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 IBK기업은행과 DGB대구은행의 신규 투자를 유치해 소상공인 평가 모형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받기도 했다.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경쟁에서도 KCD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과 연관된 사업이 주력 사업이라는 점이 꼽히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이번 우리은행의 참여 의사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며 “1분기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두며 리딩뱅크 재탈환에 성공했지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대한 숙제는 여전한 상황에서 ‘임종룡’이라는 막강한 상대가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보유하고도 또 다시 도전장을 내미니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뛰어드는 이유는 전통적인 은행의 역할에 매몰돼 미처 도전하지 못했던 변화에 간접적으로나마 투자하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은행이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히 것은 그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의 전망이 밝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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