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보다 중요한데 한 문제만 틀려도 나락…공포의 사탐 1등급 전략
영어보다 중요한데 한 문제만 틀려도 나락…공포의 사탐 1등급 전략

최근 주요 대학 입시에서 사회탐구영역(이하 사탐)의 과목별 비중이 영어를 뛰어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각 대학들이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 과목 보다 사탐이 변별력 평가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탐은 등급 간의 원점수 차이가 매우 적어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내려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보니 상위권 학생일수록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대치동 학원가의 분위기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인서울 대학별 반영비율 사탐이 영어 앞서…상위권 대입 위한 필수 코스 ‘현장 강의’

 

15일 서울 주요 대학 2025학년도 정시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인문)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개 대학 중 9개 학교의 탐구영역 성적 반영 비중이 영어보다 높았다. 서울시립대만 유일하게 영어 성적의 비중이 5~10%p 가량 높을 뿐이었다. 중앙대 인문·사범대의 경우 탐구영역 반영비율(35%)이 수학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탐구영역 비중이 높은 학교는 △연세대 인문계열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등이었다.

 

현행 입시는 탐구영역에서 교차 지원이 가능해 문과 학생도 과학탐구영역(이하 과탐) 응시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문과 학생 중 과탐에 응시하는 학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수험생이 응시할 수 있는 사탐 과목 수는 총 9개로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정치와 법 △동아시아사 △세계사 △경제 등이다. 수험생은 문·이과 상관없이 사탐 또는 과탐 과목 2개를 선택해 응시해야 한다. 거의 드물긴 하지만 사탐 1과목, 과탐 1과목 선택도 가능하다.

 

수험생들이 가장 많은 선택하는 과목은 생활과 윤리다. 2024학년도 수능 생활과 윤리 응시자 수는 총 13만7268명으로 사회문화(12만1662명)와 함께 유일하게 10만명을 웃돌았다. 이어 △윤리와 사상(3만6102명) △한국지리(3만1886명) △세계지리(2만5701명) 등의 순이었다. 문과 수험생들 사이에선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생활과윤리 △한국지리, 세계지리 등의 조합을 선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수험생들 대다수는 탐구영역 성적 관리의 시작으로 인터넷 강의를 선택한다. 그러나 상위권 학생이 몰린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인터넷 강의만으로는 고득점에 도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인터넷 강의와 함께 대형학원에서 진행하는 각 과목별 킬러문제에 대한 특강 형식의 현장 강의를 병행하는 게 고난이도 문제 대응에 유리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치동 학원가에 따르면 ‘사회문화’ 현장 강의에서는 R강사의 ‘도표 특강’이 1등급을 위한 필수 코스처럼 여겨지고 있다. 해당 강의는 도표 문제에 대한 정형화된 여러 유형의 기출문제들이 담겨 있어 깊이 있는 내용을 익히기에 용이하다는 후기가 많다. R강사가 직접 기출 문제를 분석해 만든 OX문제 난이도가 높아 고득점 준비에 적합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지난해 수능 사회문화 등급별 커트라인은 원점수 기준 △1등급(45점) △2등급(41점) △3등급(36점) 등으로 상당한 변별력을 갖추고 있었다.

 

‘생활과 윤리’ 과목은 다른 과목들에 비해 문맥 이해능력을 많이 요하기 때문에 국어 성적에 자신이 없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정설이다. 해당 과목에선 L강사의 현장 강의가 호응이 좋다. 개념 필기가 좋고 꼼꼼하다는 평가다. 생활과 윤리는 보기에 함정이 많아 수험생들이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L강사가 직접 출제하는 모의고사는 교육청, 평가원 문제와 흡사해 문제의 출제 방식 파악에 유리하다는 후기도 많다.

 

“상위권 대입 필수 조건은 사탐 만점,

생활과 윤리-사회문화 조합이 가장 무난”

 

‘윤리와 사상’은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이 50점 만점인데도 불구하고 누적 비율이 11.75%에 달해 2등급 자체가 없었다. 즉, 한 문제만 틀리면 곧장 3등급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이유로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선 ‘윤리와 사상’의 인기가 현저하게 낮다. 대치동의 인기대형학원인 S학원과 D학원도 윤리와 사상 강좌 자체를 개설하지 않았다. 올해는 표준점수가 낮은 이른바 ‘쌍윤(윤리와 사상과 생활과 윤리를 응시 과목으로 선택하는 것)’ 응시 학생들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2023년 수능 대비 EBS 사회탐구영역 교재. ⓒ르데스크

 

숫자가 적긴 하지만 이미 ‘윤리와 사상’을 선택한 학생들 사이에선 R학원의 K강사 강의가 인기가 많다. 해당 강의는 단순 기출 해설이 아닌 출제 원리 분석을 통해 평가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쌍윤’ 응시 학생이나 철학이란 학문 자체에 관심도가 높은 학생들에게 적합하다는 후기가 많은 편이다.

 

한국지리·세계지리는 이른바 ‘쌍지’라는 하나의 세트과목으로 불리며 이과적 성향이 강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과목으로 평가된다. ‘지구과학의 문과버전’이라고 불릴 정도다. 해당 과목 강의에선 J강사가 유명하다. 그는 지역순위, 기후 파트 등 자주 갱신되는 자료 리뉴얼이 빠르고 기상표 암기팁을 통해 수험생들의 암기의 부담감을 줄어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근래 시험에서 지엽적인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 상식 중요도가 높아진 것에 따라 수업 중간에 부연하는 내용들이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큰 도움이 된다는 후기도 많다.

 

강남 대치동 소재 입시학원 관계자 M씨는 “대부분의 문과생들이 선택하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등의 지난해 수능 1등급 컷은 모두 50점 만점으로 사회탐구영역에선는 단 한 문제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며 “응시자가 많은 과목이 허수를 고려할 때 비교적 등급 받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생활과 윤리와 사회문화를 응시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사탐 과목 선택법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예전에 사회탐구영역 현장 강의에 참여한다고 하면 돈·시간 낭비라는 말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몇몇 대학 정시 반영비율에 있어 사회탐구영역이 국어나 수학 등을 뛰어 넘어섰고 수시 최저등급을 맞추는 데도 가장 효율적인 과목으로 알려지면서 상위권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 대다수는 현장 강의로 몰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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