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화나면 주가 2100% 오르는 미국에선 공매도 맥 못춘다
개미들 화나면 주가 2100% 오르는 미국에선 공매도 맥 못춘다
[사진=AP/뉴시스]

한시적으로 중단된 공매도 예상 재개 시점이 임박하면서 또 다시 공매도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의 공매도 견제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앞서 미국에선 개인투자자들이 주가를 폭등시켜 공매도 세력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주가 상하한선이 없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공매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법을 규제가 아닌 자율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다.

 

공매도 중단 종료 시점 다가오면서 대책 마련 목소리 고조, 미국 ‘게임스탑’ 사례 조명

 

14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투자은행(IB) 14개사를 대상으로 2021년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불법공매도를 전수 조사한 결과, 총 9개사가 164개 종목에서 총 2112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진행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중간 결과로 추가 조사 진행에서 위반 규모와 내용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

 

이중 크레디트스위스(CS)와 노무라증권 등 2곳에서만 총 1168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 거래가 적발됐다. 지난 1월 총 540억원어치 무차입 거래를 시도한 이후 628억원어치 거래가 추가로 포착됐다. 두 증권사는 총 34개 종목에 대해 불법공매도를 시도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사서 이익을 갚아내는 투자 기법이다.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확정 이전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비중은 각각 74%, 24%로 총합은 98%에 달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빌리지 않은 주식을 일단 매도부터 하는 ‘무차입 공매도’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 미국 내 게임스탑 건물 전경. [사진=AP/뉴시스]

 

그동안 공매도를 두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외국인, 기관 등이 가격 상승을 막고 오히려 떨어뜨려 개인은 손해를 보고 세력만 돈을 버는 도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외국인, 기관 등의 입장에선 공매도 한 주식을 갚으려면 되도록 싼 가격에 주가를 매입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정한 공매도 중단의 종료 시점이 임박하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는데 미국의 사례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주식시장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더욱 적은 편이다. 특히 상하한선이 30%로 정해져 있는 국내 증시와 달리 별도의 기준이 없어 주가 변동 폭이 크다.

 

덕분에 과거 미국에선 개인투자자들이 기관 등의 무분별한 공매도 거래를 막아낸 사건도 있었다. 2021년 1월 미국 내 개인투자자들은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 포지션에 대항해 ‘게임스탑’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하며 주가를 폭등시켰다. ‘슈퍼개미’라 불린 키스 질의 주도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고 게임스톱 주식은 2주 동안 2100% 급등했다. 공매도 세력 ‘멜빈캐피탈’은 막대한 손해를 입고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이후 미국 내에선 세력이나 기관의 공매도 거래가 잠잠해졌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국내 주식시장의 상하한선을 확대하는 것이 무분별한 공매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가 변동 폭이 커지는 만큼 기관과 외국인들도 투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주식은 상하한선이 30%로 제한돼 있어 손실 범위 예측이 가능해 공매도 세력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좋은 무대다”며 “미국처럼 상하한선의 제한을 없애거나, 그 기준을 넓혀 투자의 폭을 확대한다면 공매도를 근절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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