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수준”…이연제약 주가 부진, 오너家 경영실패 책임론
“10년 전 수준”…이연제약 주가 부진, 오너家 경영실패 책임론

최근 이연제약 주가가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오너일가의 경영실패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가뜩이나 주가가 하락세를 그리는 상황에서 실적 부진에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까지 겹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이사회가 모두 가족으로 이뤄진 지배구조가 이연제약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약제약의 주가는 1만4590원에 장 마감했다. 전일 대비 2.75% 올랐지만 올해 초 주가(1만6700원)와 비교하면 12.63% 하락한 수치다. 불과 지난달 18일에는 주가가 장중 한 때 1만284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제약·바이오주 랠리가 한창이던 2021년 7월 9일에 7만1500원을 고점으로 이연제약의 주가는 3년 가까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이연제약의 주가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 5월 이연제약의 주가는 1만4000원대를 형성했다. 현재 주가가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면서 주주들의 원성이 높다.

 

실적 악화에 오너家 지분매각 행렬…이연제약 주가 부진 겹악재

 

이연제약 주가 부진의 배경에는 실적 부진뿐 아니라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 등이 지목된다. 지난해 이연제약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0억원 36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매출액 역시 1511억원에 그치면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역성장하면서 실적 부진 늪에 빠졌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연구개발비 증가 및 관계기업 투자주식 가치평가로 인한 이익 감소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게 이연제약의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악재로 치부될 만한 소식도 공시됐다. 알켐사와 맺었던 항생제원료 독점공급 계약이 해지됐다. 해지금액은 약 76억원이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인도 시장에서 새로운 구매자를 확보하기 전까지 기대할 수 있는 매출액은 사라진 셈이다.

 

여기에 오너일가의 연이은 지분 매각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주식시장에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등의 지분 매각은 주가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순옥 회장과 친인척 정순희 씨는 2월 21일부터 26일까지 각자 4차례씩 총 8차례에 걸쳐 갖고 있던 주식 일부를 장내매도했다. 정 회장은 유연제약 최대주주인 유용환 대표의 어머니다. 유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는 등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과 순희 씨가 지난 2월 각자 4차례에 걸쳐 장내매도한 주식수는 각각 2만7821주, 3만1582주다. 정 회장이 매각한 주식과 처분단가는 ▲21일 8500주(1만5581원) ▲22일 1만2000주(1만5150원) ▲23일 4300주(1만5091원) ▲26일 3021주(1만4981원) 등이다. 이를 통해 약 4억2400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순희 씨는 ▲21일 9438주(1만5608원) ▲22일 1만3178주(1만5188원) ▲23일 4500주(1만5074원) ▲26일 4466주(1만4948원) 등을 장내매도 했다. 순희 씨가 갖고 있던 이연제약 지분을 매각해 벌어들인 금액은 약 4억8200만원이다.

 

공교롭게도 정 회장과 순희 씨 등이 지분을 매각한 지 한 달여 만에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곤두박질쳤다. 오너일가 지분 매각 이후 1만6000원을 돌파하면서 상승하나 싶었던 주가는 3월 25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11일부터 52주 신저가를 연이어 경신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1만2840원을 찍으면서 52주 신저가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이연제약 이사회 모자(母子)경영 장악, 경영진 견제·감시 유명무실

 

주주들 사이에선 이연제약의 주가 부진이 후진적인 지배구조 영향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연제약은 유용환 대표와 정 회장 등 오너일가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사회마저 사외이사를 제외하곤 모자(母子) 관계인 유 대표와 정 회장 등 2명이 전부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이연제약 임원 수는 23명이지만 유 대표와 정 회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임원은 모두 미등기 상태다. 유 대표와 정 회장만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이연제약 경영을 좌우하는 이사회는 5명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3명, 사내이사 2명 등이다. 사실상 오너일가가 이연제약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연제약의 경영 실패를 막을 수 있는 견제와 감시가 미흡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가진 오너일가가 이사회마저 독식하고 있다보니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연제약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은 단 한 번의 반대도 없이 모두 가결됐다. 매년 이사회에선 7~8건의 경영 안건이 올라온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15건의 의안이 이사회에 올라왔는데, 찬성률 100%로 모두 통과됐다.

 

이연제약의 배당 정책을 두고도 주주들의 원성이 적지 않다. 지난해 이연제약은 당기순이익이 반토막난 상황에서도 통 큰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76.78%로 전년(36.83%)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실적 부진에도 주당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한 결과다.

 

기업의 배당 성향이 높을수록 주주친화적인 기업으로 불리지만 이연제약의 경우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가 소유한 지분이 과반을 넘는다. 이연제약이 현금배당을 실시하면 과반 이상은 오너일가에게 흘러가는 구조다. 배당금 27억5100만원 중 약 15억원 이상이 오너일가 몫이다.

 

이에 주주들 사이에선 이연제약의 고배당 정책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주가 부진 및 실적 악화 등으로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배당은 ‘오너일가 배불리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연제약 한 주주는 “유용환 대표가 2021년 무려 3000억여원을 투자해 충주공장을 설립했지만 준공 이후 아직까지 제대로 가동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회사가 실적 부진과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고배당을 시행하는 건 기업가치 제고보단 당장의 돈벌이에 급급한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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