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달아 올랐던 전기차 열풍, 소비자 외면에 ‘파랗게’ 식었다
‘빨갛게’ 달아 올랐던 전기차 열풍, 소비자 외면에 ‘파랗게’ 식었다
[사진=AI이미지/MS bing]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대다수의 전기차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반토막 났다. 당초 ‘내연기관’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계속 증가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둔화된 게 결정적 요인이다.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를 비롯해 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외면’ 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불편함 많은 전기차 안탄다”…국내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 전년 대비 30% 이상 하락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 기준 국내 전기차 배터리 대장주라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대비 0.51% 오른 39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전 60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불과 1년 만에 34% 가량 떨어졌다. 다른 배터리 제조 기업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11만1400원)과 삼성SDI(43만5500원) 주가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36% 하락했다.

 

중·소형 기업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하락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국민 황제주로 등극했던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는 한때 120만원을 훌쩍 넘기며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나 지난달 8일 액면분할 직전 51만7000원을 기록하며 고점 대비 60% 가량 하락했다. 7일 현재 주가는 10만200원으로 장중 한때 10만원이 붕괴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51%) △엘앤에프(-43%) △금양(-37%) 등도 모두 하락세가 뚜렷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P/뉴시스]

 

전기차 관련주가 불과 1년 만에 곤두박질 친 이유는 수요 부진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 정체됐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21년 123%, 2022년 77%, 2023년 30%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 부진의 결정적 이유로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소비자 만족도가 꼽힌다. 전기차는 부족한 주행거리로 장시간 운전이 어려워 충전시설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충전소가 아직 완벽하게 확충되지 않았고 충전시간 동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추위에 취약한 배터리의 성질로 겨울엔 충전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전기차의 최대 장점으로 꼽혔던 ‘친환경’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진 않는다곤 하지만 에너지원인 전기를 얻기 위해선 결국은 화석연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접 사용이냐 간접 사용이냐의 차이일 뿐 전기차 역시 완전무결한 친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전환’ 담금질 멈춘 글로벌 車 기업들…“전기차 관련 투자 신중해야”

 

▲ 서울시에 위치한 한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사진=뉴시스]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들어 전기차 투자계획을 연기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전동화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도기업인 미국 테슬라는 지난달 비용절감을 위해 직원 약 1만4000여명을 해고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테슬라 전 세계 직원의 약 10%에 해당되는 규모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감원 대상에는 드루 베글리노 수석부사장 등 임원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역시 전기 SUV 생산시기를 기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미뤘으며 올해 1월 전기차 공장 직원 1400명을 감원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해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2025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하면서 생산직 1300명을 해고했다. 전기차용 구동장치 생산시기도 올해 1분기에서 4분기로 연기했다.

 

투자업계 안팎에선 전기차 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작년, 재작년 수준의 주목을 받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국내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1.1% 감소하며 역성장에 돌입해 관련주 투자에 유의해야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이 감속하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고 내년 미국 대선에서 화석연료를 선호하는 공화당이 집권하면 시장의 크기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며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사업에 대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국내 양극재 업체들 역시 지난해 이미 과도하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 단기간에 주가를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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