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의 색다른 효도…골프·낚시·트롯 ‘엄·빠 취향’ 함께 즐기기
요즘 세대의 색다른 효도…골프·낚시·트롯 ‘엄·빠 취향’ 함께 즐기기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부모님과 함께 트렌드를 공유하고 같은 문화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자녀들의 덕질을 응원해주기 바빴다면, 최근에는 자녀들과 함께 콘서트를 즐기고 있다. 골프, 낚시 등 부모님의 취미를 자녀들이 함께 즐기고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부모님을 좋은 곳에 모시고 가는 것만이 효도라 불렸다면 최근에는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부모님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즐기는 것을 효도라고 생각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대학 수강신청보다 어려운 임영웅 콘서트 티케팅…“좋아하시는 모습 보니 뿌듯해”


▲ 지난달 10일 배우 박보영은 개인 소셜미디어에 임영웅 콘서트 티케팅 성공을 알리는 내용의 하이라이트를 게시했다. [사진=박보영, 임영웅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달 10일 배우 박보영이 개인 SNS에 가수 임영웅 콘서트 티케팅 성공 비하인드 및 후기를 공개하며 대중들에게 ‘효녀 인증’을 하기도 했다.


대학생 최가은 씨(25·여)도 “최근 부모님과 삼촌께 어버이날 드릴 임영웅 콘서트 티켓 예매에 성공했다며 티케팅 성공 하나로 세상에 하나뿐인 효녀가 된 기분”이라고 전했다. 최 씨는 “세 분 모두 ‘미스터 트롯’을 문자 투표까지 참여하실 정도로 그 프로그램을 제대로 즐겨보셨다”고 말했다.


최 씨는 “임영웅이 상암에서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내색하지는 않으셨지만 가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 티케팅에 도전하게 된 것”이라며 “부모님이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티케팅을 하다 보니 과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덕질하는 모습을 응원해주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씨는 “부모님과 삼촌 모두 주변 친구들에게 ‘우리 딸, 조카가 티케팅 성공해서 임영웅 콘서트에 가게 됐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니 티케팅은 힘들었지만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낚시·골프 등…부모님의 오랜 취미=나의 새로운 취미


코로나 19가 바꾼 문화 중 하나인 운동이 20대에게 새로운 일상 루틴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이에 흔히 골프, 낚시 등 부모님이 즐기시던 취미 활동을 함께 즐기는 사람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기고 있는 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할 시간이 생기고, 장비 마련을 위한 금액도 아낄 수 있다”며 장점으로 말하기도 했다.


▲ 최근 부모님과 함께 부모님의 취미를 함께 즐기고 있는 청년층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부모님과 취미를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자연스럽게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생기고 취미를 즐기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르데스크

 

대학생 김기범 씨(26·남)는 “부모님 두 분의 오래된 취미가 골프인데, 군 제대 후 부모님께서 함께 필드에 나가보고 싶다”며 “골프를 한 번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셔서 동생과 함께 골프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현재는 학업 때문에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어 자주 치지는 못 하고 있지만, 고향에 내려가면 부모님과 스크린 골프를 꼭 치러간다”며 “예전부터 부모님이 즐기고 계시던 취미를 아들인 내가 즐기게 되면서 의도적으로 함께할 시간을 만들지 않아도 운동하며 함께 시간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 같아서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는 것은 좋은 것 같다”고 부모님과 함께 하는 취미의 장점을 이야기 했다.


취준생 고병철 씨(31·남)는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취미로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즐기고 있다. 고 씨는 아버지께서 오래전부터 함께 낚시를 가자고 하셨는데, 오랜 시간 취업 준비를 하다보니 온갖 이유를 대며 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을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 씨는 “어릴 때는 아버지가 바빠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이 없었지만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즐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 씨는 “성인이 돼서 무언가를 아버지께 배우기 쉽지 않은데 다시 아버지께 뭔가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좋기도 하고, 낚시 도구도 개인적으로 사려고 하면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는데 아버지께서 쓰던 걸 함께 쓰다 보니 비용적인 문제에서도 어느 정도 해결 된다”고 했다.


또 “함께 대화를 나누며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나누게 되는데 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시는 모습을 보며 인생 선배로서 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는 점도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너네는 이렇게 노는구나”…인생네컷·뜨개질 등 자녀와 함께 즐긴다.

 

▲ 부모님의 취미를 자녀가 함께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자녀의 취미를 부모님이 즐기는 모습도 최근에는 찾아볼 수 있다. ⓒ르데스크

 

인생네컷, 팝업스토어 등 자녀들이 친구들 혹은 연인들과 즐기는 문화 혹은 자녀의 취미 생활을 함께 즐기고 있는 부모님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대학원생 최지원 씨(29·여)는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찍는 인생네컷을 가족과 시간을 보낼 때도 찍고 있다”며 “우리에겐 자연스러운 일상을 부모님께 알려드리고 있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최 씨는 “처음에 부모님께 ‘인생네컷을 찍자’고 제안했을 때 부모님 두 분 모두 ‘저런 곳을 우리가 왜 가’라고 하실 정도로 부끄러워 하셨지만 지금은 진지하게 소품도 고르고, 가게가 보이면 우리에게 먼저 찍자고 제안하실 정도로 함께 찍는 것을 즐기고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최 씨는 “최근 대학원 졸업 심사를 앞두고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이 예전보다도 많이 줄어든 것 같아서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거창하게 시간을 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소소하게 밥 한 끼 먹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사진을 찍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재연 씨(29·여)는 최근 뜨개질을 어머니와 함께 즐기고 있다. 박 씨에 따르면 “어릴 때는 어딜 가나 어머니와 함께 다녔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내 생활이 중요해졌고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바빴다”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 같아 가끔은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최근 뜨개질을 취미로 어머니와 같이 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 같다”며 “어머니와 공통된 취미를 가지게 되니 ‘이 도안은 어때?’와 같은 예전과 다른 새로운 대화 주제가 많이 생긴 것 같아 공통된 취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하며 부모님과 함께 하는 취미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박 씨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나의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효도라고 생각한다”며  함께 하는 시간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거창한 효도만 생각했던 것을 반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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