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물가에 외국인마저 ‘깜짝’…“한국 여행 무섭네”
치솟은 물가에 외국인마저 ‘깜짝’…“한국 여행 무섭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해외와 비교해도 유독 한국의 물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보다 경제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여행 온 외국인마저 한국의 물가가 자국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고물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달러와 유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도 북미, 유럽 출신 외국인들은 한국의 물가가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히려 한국의 맥주·와인·위스키 등 기호식품의 경우 자국보다 비싸단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탈리아에서 온 30대 초반 부부 엔리코와 에바 씨는 “이탈리아에서 둘이 28~30유로(약 4만1000~4만4000원) 정도면 배부르게 파스타, 피자 같은 평범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어제 저녁에 한국식 바비큐 집에 갔는데 비슷한 가격을 지불했지만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한국의 커피 값이 너무 비싸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들은 “이탈리아에서는 길가에 있는 카페에서 1~1.5유로(약 1500~2200원)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3유로(약 4400원) 정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외국인 관광객들 중 일부는 한국의 주류 가격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사진은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맥주 모습. 대부분 4000원 이상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르데스크

 

독일에서 왔다고 밝힌 댄 씨는 한국의 물가 중 가장 비싸다고 느끼는 것은 주류 가격이라고 밝혔다. 댄 씨는 “독일에서는 맥주 한 캔에 1~3유로(약 1500원~4400원) 정도한다”며 “한국의 카스와 같이 독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마시는 맥주는 2.04유로(약 3000원)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려고 하니 독일에서 파는 맥주와 똑같은 맥주가 한 캔에 4000~5000원 정도 하는걸 보고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 한국으로 여행 온 안나 씨는 “벨기에는 세계에서도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곳인데도 한국 물가가 저렴하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는 거 같다”며 “오히려 빵 종류는 한국이 벨기에보다 비싸다고 느꼈다. 벨기에에선 1~3유로(약 1500~4400원) 정도면 빵을 먹을 수 있는데, 한국은 똑같은 빵이라도 크기가 작아서 훨씬 비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미국인 조쉬 씨는 “한국보다 미국 물가가 전반적으로 비싸긴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의 물가가 미국보다 더 저렴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과일·채소 가격 지나치게 비싸다”…장바구니 물가 부담 가중

 

외국인들이 한국의 물가 중 유독 비싸다고 지적한 품목은 과일과 채소, 가공식품 등이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과일의 경우 무려 10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기도 했다. 고환율로 인해 초콜릿, 과자 등 가공식품 물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자 가격을 보고 일부 관광객들은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인 치하루 씨는 “일본에서 로손, 세븐일레븐과 같은 편의점에서 100엔 대 과자의 종류도 다양하고 크기도 훨씬 크다”며 “한국 편의점에서는 1000원 대 과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 최근 사과 가격이 많이 올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금사과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로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과일 값이 비싼 국가 중 하나다. ⓒ르데스크

 

말레이시아에서 여행을 왔다고 밝힌 파티마 씨는 “말레이시아에 비해 유난히 과일 가격이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금사과라 불릴 정도로 높은 가격을 자랑했던 한국 사과 가격과 비교하기 위해 파티마 씨에게 말레이시아 사과 가격을 물어보니 “4알에 10MYR(약 2870원) 정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사과 한 알 당 약 717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발표한 지난 3일 기준 사과 10개 소매가는 2만6851원이다. 사과 한 알 당 2685원으로 말레이시아와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비싸다.

 

대만인 주위안 씨에 따르면 “사과의 경우에도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편적인 가격으로는 5개에 100NTD(약 4200원) 정도면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대만 시장에서 양배추를 구매하려면 대략 20~25NTD(약 800~1000원)정도고, 대파의 경우에도 비싸게 구매할 경우 50NTD(약 2000원)”라고 설명했다. 대만에선 3000원 정도면 저녁 식사로 양배추와 대파를 이용한 요리를 충분히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일본인 유메 씨는 “일본 마트에서는 1만원이면 양배추와 파, 양파 등 각종 채소를 골고루 모두 살 수 있지만 한국에선 불가능하다”며 “교통 요금은 확실히 일본보다 저렴한 거 같지만 그밖에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한국이 일본보다 훨씬 높은 거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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