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테크’ 열풍 이면에 담긴 무서운 현실 ‘내수침체·국부유출’
‘짠테크’ 열풍 이면에 담긴 무서운 현실 ‘내수침체·국부유출’

‘해외여행’에 몰두하는 여가생활 문화가 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가생활 자체는 개인의 자유이긴 하지만 국가경제 위기가 종국엔 개인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더불어 범국민적 인식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내수경기 어쩌나”…먹는 돈, 입는 돈 아껴 해외여행 가는 요즘 청년들

 

24일 데이터 전문기업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올해 1~2월 20·30세대의 여행 지출액은 2434억원으로 전년 동기(1656억원) 대비 46% 넘게 증가했다. 정확한 금액은 추산되지 않았지만 여행 지출액 중 상당 부분은 해외여행 지출액으로 파악됐다. 해외여행 보험가입자 숫자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게 근거다. 올해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해외여행보험 가입자 중 20·30세대 비율은 무려 72%에 달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해외여행 쏠림 현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20·30세대 대부분 경제적 여유가 충분치 않다 보니 결국 값비싼 해외여행 비용 마련을 위해 소비를 줄이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해외여행 열풍과는 대조적으로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선 ‘짠테크’ 열풍이 불고 있는 사실이 근거다. ‘짠테크’는 먹고 마시는 소비를 최대한 아끼는 소비 행태를 일컫는 신조어다.

 

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가 20·30세대 회원의 소비패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년 새 식비, 술·유흥, 패션·쇼핑 등 대부분의 소비가 크게 감소했다. 세대 별, 항목 별 감소율은 △식비 20대 21.8%, 30대 24.2% △술·유흥 20대 30% 30대 32.3% △패션·쇼핑 20대 14.5%, 30대 17% 등이었다. 해외여행 지출액 증가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 일본 후쿠오카시에 위치한 한 카페. ⓒ르데스크

 

통계청, 컨슈머인사이트, 잡코리아 등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연령대 별 직장인 평균 소득은 20대 255만원, 30대 379만원 등이었다. 지난해 한국인이 해외여행에 쓴 평균 경비는 183.8만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20·30세대 직장인들의 월 평균 저축액은 20대 64만원, 30대 75만원 등이었다. 단순 수치만 놓고 봤을 때 20·30세대 보통의 직장인들은 주거비, 공과금 등 고정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최대한 아끼고 아껴 3개월 꼬박 모아 해외여행 한 번 간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직장인 임지수 씨(28·여)는 “일 년에 4~5번 정도 해외여행을 간다”며 “짧게는 일본·홍콩·동남아, 길게는 유럽·호주를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보니 평소엔 해외여행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들도 잘 만나지 않고 배달음식도 거의 먹지 않는 등 알뜰살뜰하게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위해 국내 소비를 줄이는 행태는 내수경기 침체를 부추길만한 심각한 사안이다. 특히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종국엔 국민 개개인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일례로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 입장에선 실적이 감소해 고용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청년 입장에선 취업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6.5%에 달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요즘 20·30세대는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것을 찾으려는 심리가 유독 강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국내여행에 비해 색다른 느낌이 강한 해외여행은 그들의 니즈(needs)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당분간은 여행 소비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PREMIUM SERVICE
OPINION NOW

사회 각 분야의 유명인과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 분석 자료를 제공합니다.
매일 12시(정오)에 업데이트 됩니다.

오피니언 나우 소개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