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괜찮을까” 불닭볶음면 인기만큼 커지는 미국인들 근심
“건강 괜찮을까” 불닭볶음면 인기만큼 커지는 미국인들 근심

최근 미국 청년들 사이에선 ‘더 맵고 더 자극적’으로 먹는 식습관이 유행이다. 덕분에 한국 음식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인기 연예인의 시식 영상까지 등장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높은 인기와는 별개로 현지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한국의 매운맛에 빠진 미국 청년들, 대학생 ‘최애’ 등극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미국 내 불닭볶음면의 반응이 뜨겁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부회장의 ‘최애(가장 좋아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로 잘 알려진 ‘까르보불닭볶음면’은 미국 시장에서 품절대란을 일으키며 ‘오픈런(매장 오픈시간에 맞춰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을 해야만 구할 수 있는 제품이 됐다. 지난해 미국 온라인 매체 팩츠크로니컬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미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라면 1위에 올랐다.

 

다른 불닭시리즈 역시 인기다. 7일 미국 미식 잡지 ‘본아페티(Bon Appétit)’가 뽑은 ‘세계 최고의 라면 순위’에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핵불닭볶음면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본아페티는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라면을 업계 전문가 설문과 자체 테스트를 기반으로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해당 조사에서 본아페티는 불닭볶음면을 대학생 필수 식료품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 중동 등에서도 ‘불닭볶음면’이 큰 인기를 끈 덕에 삼양식품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68%로 증가했다. 고환율에 따른 반사 이익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도 상승세다. 22일 오후 1시 3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삼양식품은 전장대비 6.46% 상승한 28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장중 한때 29만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담배처럼 맛있지만 건강에 안 좋아”…과도한 매운 음식 자제 권고

 

▲ [사진=미국 SNS 래딧 갈무리]

 

불닭볶음면 열풍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과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어권 최대 커뮤니티인 래딧 등 SNS에서도 ‘불닭챌린지’ 인증글과 함께 건강에 해로워 조심해야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인의 특성 상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

 

해당 커뮤니티 내에선 “맛은 있었지만, 속이 너무 따가워 다음 날에 크게 고생했다” “맛은 있지만 건강에 안 좋은 것이 담배랑 똑같다” “너무 매워서 공격적인 성향이 분출됐다” 등 몸에 해롭다는 기분이 들었거나 너무 매워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여럿 존재했다.

 

보건·의료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미국 Journal of Nutrition에 개제된 하버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인스턴트 라면을 먹는 것은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가공식품을 보존하기 위해 사용되는 삼차뷰틸하이드로퀴논(TBHQ)는 면역력 생성세포를 심각하게 손상시킨다. TBHQ가 합법적인 식품 첨가물이지만 소량으로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신현준 박사는 “비록 라면이 편리하고 맛있는 음식이지만 높은 나트륨, 건강에 좋지 않은 포화 지방, 혈당 부하를 고려할 때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크다”며 “간편하지만 건강에는 좋다고 할 수 없는 라면 제품이 맵기까지 하다면 매운 음식의 중독성 때문에 염증과 궤양으로 인한 소화불량을 달고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미국 내 불닭볶음면 열풍을 둘러싼 거품 논란도 일고 있다. 앞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유명 래퍼 카디비가 해당 제품을 먹는 장면이 담긴 ‘먹방’(음식을 먹는 모습을 그대로 노출하는 방송) 영상이 화제가 됐다. 당시 온라인상에선 카디비가 해당 제품을 먹는다는 사실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정작 영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평가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카디비는 영상 말미에 평점 5~6점을 매기며 맛에서 다소 아쉽단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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