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뚜렷한 대치동 영어 “상위권 1등급, 중·하위권 3등급 이상”
목표 뚜렷한 대치동 영어 “상위권 1등급, 중·하위권 3등급 이상”

수능 영어는 국어·수학과 달리 절대평가로 90점 이상을 받으면 1등급을 받는다. 타 과목과 달리 표준점수가 없어 일정한 비율로 점수가 별도 부여돼 공부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도 다수다. 그럼에도 마냥 안심할 수만도 없는 게 바로 영어 과목이다. 수시 최저 기준 핵심 과목인데다 한 문제가 아닌 1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기 때문에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상위권 대학이나 학과를 목표로 한다면 영어 과목에서의 실수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다.

 

“영어는 한 문제라도 틀리면 대형사고”…만약의 사태 피하는 최선의 선택지는 대형학원

 

학원가 등에 따르면 대치동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국어·수학에 비해 영어 공부에 큰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편이다. ‘4세 고시’, ‘7세 고시’ 등 어릴 때부터 대학 입시까지 내다보고 영어 교육을 받은 학생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명문대·의대 입시의 관건인 수학, 국어 과목에 집중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 영어 교육 과정을 미리 습득하는 게 일반화돼 있다. 어학연수나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도 즐비하다.

 

대다수가 3등급 이상(70점 이상)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보니 영어 과목은 소규모 클리닉보다 대형학원에 몰리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은 S학원, D학원 등 두 곳이다. S학원에 출강하는 O강사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O강사는 매주 단어시험(94점 이하부터 재시험)과 모의고사 등 수업 난이도가 높고 피드백과 숙제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학원의 J강사는 상위권에게 적합한 수업을 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해당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주제제목·빈칸·간접쓰기 등 난이도 있는 12문제를 20분 만에 풀도록 연습시킨다. 다만 숙제를 자율에 맡기는 편이라 의지력이 강한 아이가 아니라면 효과가 미미했다는 후기도 있다. 

 

▲ 서울시 내 수험생 자습 장면. [사진=뉴시스]

 

D학원에서 강의하는 L강사는 독학으로 공부를 하거나 기초가 약한 학생에게 적합하다는 평이다. 숙제 구문분석 책에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주는 등 대치동 대형수업치고 몹시 꼼꼼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특히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매주 독해 지문 구문 분석한 것을 학생들에게 릴레이 형식으로 올리게 시키고 구문독해와 단어암기 경쟁을 붙여 동기부여를 해주는 방식은 기초가 약한 학생들에게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동이 아닌 타 지역에 위치해 있음에도 영어 과목의 신흥강자로 부상한 곳도 있다. 송파구에 위치한 S학원은 처음엔 5명이 채 되지 않는 소형 학원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인기 학원이 됐다. S학원은 영어 성적 3등급 이상의 학생만 입학 가능해 의치대와 명문대를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특별 관리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업과 숙제의 난이도가 높아 학원 수업 자체를 중도 포기하는 학생도 간혹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하위권 학생이면 내신은 대형, 수능은 과외…고득점 위해 버릴 건 버려야”

 

대치동 학생들의 영어 등급이 평균적으로 높긴 하지만 중·하위권 학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중·하위권 학생 학부모들의 경우 영어 성적 향상을 위해 주로 내신과 수능을 구분해 공략하는 편이다. 우선 내신에 집중하는 경우엔 대형학원 선호도가 높다. 통상 대형학원들은 각 고등학교 별로 시험 기출 자료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능을 노릴 경우 ‘과외’를 선택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대형학원의 경우 대부분 상위권 학생 중심의 커리큘럼이 잡혀 있다 보니 중·하위권 학생은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 자칫 ‘시간낭비’만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과외를 선택하는 부분에서도 몇 가지 고려사항이 존재한다. 특히 명문대 출신이더라도 재외국민 입학자는 배제하는 편이다. 현행 입시 전형과 다른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해 문제 푸는 스킬은 잘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일부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은 과외 강사의 수능 성적과 더불어 6·9월 평가원 모의고사 점수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 1등급을 받은 것보다 성적 향상도가 뚜렷한 선생님이 본인만의 특화된 스킬을 전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대치동의 영어 대학생 과외 평균 수업료는 수학보다 저렴한 편이다. 시간당 △의대 4만원 △SKY 3.5만원 △서·성·한 3만원 등의 수준에 책정돼 있다. 물론 경력과 학생별로 차이는 존재한다.

 

대치동 유명 영어강사 H씨는 3등급 이하 중·하위권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하나의 팁도 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먼저 18~22번의 문제들은 선택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히 25~28번 내용 일치·불일치 문항은 선택지를 3-4-5-2-1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웬만하면 3·4·5번 중에 정답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3~45번 장문 문항도 막상 읽어보면 초등학생 동화 수준의 스토리인 경우가 많아 지문이 길다고 겁을 먹지 말고 먼저 푸는 것이 좋다.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문항을 다 맞춘다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고난이도 문제를 모두 찍어도 3등급 획득이 가능하다. 만약에 운이 좋아 고난이도 문제를 맞춘다면 2등급도 놀려볼 수 있다.

 

대치동 소재 한 학원 관계자는 “최상위권이야 한 문제, 한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문항에 신경을 쏟아야 하지만 중·하위권이 3등급을 받는 것은 약간의 관심만 갖는다면 정말 쉽다”며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굳이 어려운 문제에 시간을 투입할 필요가 없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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