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쓰면서 잘 먹고 잘 노는 ‘황제 짠테크’ 고수들의 꿀팁
돈 안 쓰면서 잘 먹고 잘 노는 ‘황제 짠테크’ 고수들의 꿀팁
[사진=뉴시스]

올해 들어 한 끼 가격이 평균 1만원이 훌쩍 넘는 등 소비자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소득 증가 속도 보다 훌쩍 빠른 물가 상승 속도에 직장인 대다수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모습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겠다는 이유로 일명 ‘짠테크(짜다+재테크)’에 나선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청년 직장인들 사이에선 기존과 다른 ‘짠테크’ 방식이 등장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참고 절제하는 방식이 아닌 돈은 안 쓰면서도 잘 먹고 잘 노는 방법을 찾아내 곧장 행동에 옮기는 식이다. 체험 후기를 올려주는 조건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가 하면 꼭 필요한 소비는 할인 혜택을 최대한 받아서 절약 효과를 키우는 식이다.

 

블로그에 글만 써주면 먹거리·즐길거리가 전부 공짜…돈 안 써도 배 부른 ‘황제 짠테크’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시의 주요 외식품목 8개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 가량 상승했다.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9000원을 돌파했다. 그 외 직장인 점심 메뉴로 인기가 많은 ▲삼겹살(200g) 1만9514원 ▲삼계탕 1만846원 ▲냉면 1만1462원 ▲비빔밥 1만769원 ▲김치찌개 8000원 등의 메뉴도 전부 가격이 올랐다.

 

물가가 가파른 속도로 오르자 전략적으로 지갑을 닫아버리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소비를 최대한 줄여 돈을 버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겠다는 의도다. 덕분에 돈을 쓰지 않는 행위 자체를 재테크라 일컫는 풍토까지 생겨났다. 이른바 ‘짠테크’라 불린다. ‘보유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재산을 늘리는 행위’를 일컫는 기존 재테크의 의미와는 정반대 개념이다. 

 

▲ 투잡커넥트 홈페이지 캡쳐 화면. ⓒ르데스크

 

최근에는 참고 절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던 짠테크의 진화된 개념도 생겨났다. 돈을 안 쓰거나 최대한 아끼면서도 하고 싶은 것을 즐기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 방법을 찾는 이른바 ‘황제 짠테크’가 인기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은 약간의 수고만 감수한다면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강도훈 씨(31·남)는 매 주말마다 ‘블로그 체험단’을 통해 저녁 식사를 무료로 해결한다. 삼겹살, 파스타, 장어덮밥 등 메뉴도 다양하다. 그가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는 ▲투잡커넥트 ▲리뷰노트 ▲키플렛 등이다. 이들 사이트를 통해 체험단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대동소이하다.

 

먼저 본인이 마음에 드는 체험단을 선택해 캠페인을 신청하고 이름·연락처·블로그주소·신청이유 등을 작성한다. 모집인원보다 신청자 수가 적다면 체험단에 선정될 확률이 높다. 만약 체험단에 선정됐다면 해당 가게에서 식사를 한 후 제시한 요건에 맞게 블로그 게시글을 작성하면 된다. 제시 조건은 보통 ▲사진 15장 이상 ▲동영상 1개 이상 v글자수 1500자 이상 ▲해시태그 등이다.

 

점포마다 체험단 우대 조건이 다르긴 하지만 평균 4~5만원의 자유이용권이 지급된다. 정해진 금액 내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는 식이다. 지인 동반도 가능하며 주차비도 대부분 무료다. 체험단은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헬스·필라테스 ▲미용실 ▲의류 ▲피부관리 등 종류도 다양하다.

 

▲ 중앙대학교 인근 흑석동 주민 알림판에 원룸·하숙 광고 전단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직장인 최지은 씨(28·여)는 “최근 6개월간 블로그 체험단으로 하루 30분씩 투자했는데 매 달 거의 100만원 가까이 절약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블로그 방문자·이웃 수가 많으면 선정될 확률이 높고 추가 광고비를 지급받을 확률이 높아지지만 갓 만든 블로그로 시작해도 체험단을 진행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간 할애 없이 신청만으로 돈 버는 정부 정책…“청년 특권 적극 활용 추천”

 

불가피하게 돈을 쓸 때도 할인 혜택을 최대한 챙기는 것도 ‘황제짠테크’의 방법 중 하나다. 각 지자체에서 발생한 지역사랑상품권 활용이 대표적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은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하지만 해당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정상가의 6~10%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1인 당 구매 한도는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평균 30만원 정도다. 만약 30만원씩 12개월 동안 꼬박 상품권을 구매했다면 최저 할인율(6%)을 적용해도 약 21만원 가량을 절약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매달 20만원씩 1년간 입금되는 ‘청년월세 특별지원’은 아끼는 개념보단 부수입을 버는 개념에 가깝다. 최근엔 보증금 5000만원 이하, 월세 70만원 이하 등의 거주요건도 폐지돼 문턱이 낮아졌다. 지원 기간 역시 기존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연장된다.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19세에서 34세의 무주택 청년이라면 누구나 신청가능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의 경우 소득·재산 요건이 청년 본인가구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1인 가구 기준 월 334만원)로 ‘청년월세 특별지원’보다 기준이 훨씬 낮아 직장인 가입자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 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 그 중에서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갑을 꽁꽁 닫으려는 심리가 강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성이 발현되면서 돈을 안 쓰면서도 취미생활과 여가생활을 즐기는 방법을 찾는 이들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겉치레보다 실리를 추구하며 미래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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