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향한 민심 싸늘한데…억대 연봉 더 올려 달라는 은행원들
은행 향한 민심 싸늘한데…억대 연봉 더 올려 달라는 은행원들
[사진=뉴시스]

시중은행 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의 행보가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 여파로 시중은행이 일시적으로 실적이 껑충 뛴 것을 빌미로 임금 대폭 상향, 업무시간 축소 등 자신들의 이권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여서다. 이미 시중은행들이 이익의 사회 환원을 공식화 한 상황에서 금융노조는 사회 전체의 이익보단 개개인의 이익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목소리 커지는 금융노조의 우격다짐 행보 논란…“임금 대폭 올리고 출근일수 줄여라”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최근 사용자 측에 임금단일협상(임단협) 요구사항으로 임금인상률 8.5%를 제시했다. 최근 5년 간 요구한 인상률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정규직 기준 ▲2019년(4.4%) ▲2021년(4.3%) ▲2022년(6.1%) ▲2023년(3.5%) 등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했다. 심지어 2022년에는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그 해 9월 총파업을 단행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금융노조의 올해 요구 수준은 강경 투쟁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주장이 나온다. 과거 금융노조 핵심 인사의 국회 입성 가능성이 기정사실로 알려진 것은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2022년 당시 총파업을 주도했던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8번에 이름을 올렸다. 4년 전 17번까지 당선된 것을 보면 사실상 당선 안정권이라 봐도 무방하다.

 

▲ 2022년 9월 16일 열린 전국금융산업노조 총파업 장면. [사진=뉴시스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일은 덜 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금융노조는 최근 사회적 화두로 급부상한 ‘주 4.5일 근로제’ 중심의 근무시간 개편과 영업시간 변경 시 노조와 사전 합의, 과당경쟁 금지 등도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사용자 측과 노조는 다음 달 중 상견례를 겸한 1차 교섭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향한 민심 싸늘한데…노조 요구 반영 시 4대 은행 평균 연봉 ‘1억3000만원’

 

금융노조의 행보를 둘러싼 일반 국민의 반응은 냉랭한 편이다. 고금리 여파로 인한 이자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앞장서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요구하긴 커녕 오히려 제 배 불리기 급급한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은행의 인건비 부담 확대로 이미 약속한 사회적 책임마저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연합회는 ‘2조1000억원+α’ 규모의 민생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지원 방안은 이자 환급, 사회적 약자 지원 등 공통 프로그램과 각 은행의 자율 프로그램으로 구분된다. 이자 환급은 지난달 이미 시작됐다. 은행별 특수성이 반영된 자율 프로그램은 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자율 프로그램을 위해 마련된 지원금은 총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인건비 부담 확대가 이러한 은행의 행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시중은행 평균 연봉이 1억원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노조 요구 반영 시 평균 연봉이 최대 1억3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이자수익 축소 압박을 받는 은행 입장에선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경우 그만큼 사회 공헌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금융당국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은행의 이자수익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퍼져 있어 높은 실적조차 부담스럽게 여겨지는 상황이다”며 “더욱이 홍콩 ELS사태 등으로 은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극에 달해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8%가 넘는 연봉 인상과 주 4.5일제 도입 등을 받아들인다면 국민적 반발이 심하게 일어날 것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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