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속도내는 한화3세들, 본업 실적부진 해결은 언제쯤
신사업 속도내는 한화3세들, 본업 실적부진 해결은 언제쯤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유통업 경쟁력 강화가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사장은 일찌감치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리조트 요직을 맡아 한화그룹 유통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다.

 

한화푸드테크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한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스텔라피자를 운영하는 서브 오토메이션과의 자산 양도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 모든 계약 절차를 마쳤다. 한화푸드테크는 450조원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공략을 위해 전문조직을 신설하고 연구개발 인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푸드테크는 김 부사장이 전략담당을 맡고 있는 한화호텔앤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다. 앞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론칭하면서 식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김 부사장은 식품산업 경쟁력이 로봇이나 AI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도입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식품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번에 한화푸드테크가 인수한 스텔라피자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피자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피자를 만드는 조리 과정이 100% 자동화돼 12인치(30cm) 크기 피자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분이면 된다. 여러 건의 주문을 연달아 수행할 수 있어 조리가 시작되면 1분에 한 판씩 피자가 완성된다. 인건비는 줄이고 피자의 품질도 동일하게 완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한화푸드테크가 인수한 스텔라피자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피자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사진은 스텔라피자 이미지. (사진=한화푸드테크)

 

스텔라피자를 운영하는 서브 오토메이션 창업자 차이는 “한화와의 협력을 통해 스텔라피자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며 “식품산업에 대한 한화의 노하우와 푸드테크가 더해져 높은 품질의 피자를 부담 없는 가격에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푸드테크 관계자 역시 “기술 고도화 등 시스템 재정비를 마치는 대로 국내와 미국 시장에 브랜드를 선보일 것이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이 푸드테크 분야에 의욕적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앞서 국내에 론칭한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이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지난해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 론칭을 주도했는데, 오픈 전부터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대기줄까지 이어질 정도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이브가이즈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2호점, 고속터미널 3호점 등 점포수를 늘리고 있는 만큼 신사업 추진에 힘이 실리게 됐다. 김 부사장의 유통 데뷔작인 파이브가이즈 흥행 덕분에 그룹 내에서 그의 입지도 이전보다 두터워졌다는 분석이다.

 

본업 백화점 사업 부진…갤러리아 지분매입 통해 한화그룹 유통 영향력 확대

 

신사업에 의욕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김 부사장의 본업인 한화갤러리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의 독립 경영을 상징하는 계열사다.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에서 분할해 신규 상장한 이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 한화그룹 유통부문은 3남인 김동선 부사장으로 굳혀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까지 본업에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4%나 감소했다. 갤리러아 본점을 비롯해 타임월드점, 광교점 등의 매출이 감소한 게 직격타로 작용했다.

 

갤러리아가 부진한 실적을 올린 기간 동안 빅3로 불리는 신세계와 롯데, 현대백화점 등은 호실적을 냈다는 게 뼈아프다.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액 3조원을 돌파했고, 더현대서울은 최단 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부진이 소비침체 여파보단 경쟁력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배경이다.

 

▲ 김동선 부사장이 신사업에 의욕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본업인 한화갤러리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은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 [사진=한화갤러리아]

 

이를 반증하듯 한화갤러리아 주가 또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규 상장 당시 2130원이던 주가는 4일 기준 1540원에 그친다. 신규 상장 이후 주가가 무려 27.70% 하락한 셈이다. 이마저도 지난해 간신히 1000원대를 주가를 지켰고, 올해 초부터 반등한 결과다.

 

다만 김 부사장이 지난해부터 갤러리아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부터 실적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나설 거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한화갤러리아 2대 주주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도 26일부터 29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5만2000주를 매입하면서 1.78%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내에서 36.15%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 한화에 이어 2대주주다. 유통부문 승계가 확실시되고 있는 만큼 김 부사장 입장에선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 저렴한 비용으로 지분 확보는 물론 책임경영 일환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지분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안팎에선 김 부사장이 추진하는 신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해도 규모면에서 본업인 백화점 등 유통업에 비해 미미한 만큼 유통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갤러리아의 브랜드 이미지와 달리 신사업이 대부분 식음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전략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신사업이 규모면에서 아직까지 백화점 매출과 비교하기 힘든 만큼 유통경쟁력 확보가 경영 능력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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