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영끌족 ‘한숨’…서울 집값 5개월새 2억 하락
부동산 침체에 영끌족 ‘한숨’…서울 집값 5개월새 2억 하락
▲ 올해 1월 들어 서울 아파트 실거래 평균가가 5개월 만에 2억원 가량 떨어졌다. 사진은 길음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경.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르데스크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9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하반기 11억원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몇 개월만에 2억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 기조가 계속되자 무주택자와 주택 매매자들 간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987건으로 전년 동기(1413건) 대비 30% 감소했다. 전세 역시 마찬가지다.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7248건으로 지난해 1월(1만228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는 매매와 전세 계약이 줄어드는 주된 요인이 경기 침체에 따른 매수 심리 냉각화로 풀이된다는 설명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해당 통계가 집계된 이후 역대 최저였던 2012년 2만8771건에도 미치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길음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중인 정환수(51·남)씨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것에 더해 손님이 발길을 뚝 끊어 이번 달 생활비가 걱정이다”며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 굳이 대출을 받아서까지 집을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들어 이날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 평균가는 9억6104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11억3315만원을 기록한지 불과 5개월만에 2억원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지난해 영끌족 커지는 ‘한숨’…무주택자 “자산 증식의 기회가 오고 있다”


서울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하락하자 주택 매매자들과 무주택자 간의 걱정과 기대가 뒤섞여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현금 보유자가 최종 승리자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 부동산 가격 하락에 주택 매매자와 무주택자간의 엇갈린 반응이 나타났다. 사진은 길음역 인근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르데스크

 

주부 정영인(33·여)씨는 “그동안 계속 전세를 전전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고점이였다”며 “하루하루 부동산 차트를 볼 때마다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이어 “남편과 각각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만큼 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었는데, 정말 월급이 들어오는 족족 대출이자로 나간다”며 “사실 올해 출산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시기를 좀 더 늦춰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무주택자는 자산 증식의 기회가 오고 있다는 입장을 드러내며 현금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돈을 빌려 부동산을 샀다가 대출 원리금을 기한 안에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살펴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직장인 한민수(32·남)씨는 “솔직히 그동안 집값이 터무니없이 비쌌고 드디어 정상화가 되는 것 같다”며 “주위 동료들을 보면 대부분 다 버팀목 대출로 전세에 살면서 현금을 열심히 모으며 경매의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고 말했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대출을 통한 매매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올해도 금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인데, 두 달 이상만 이차가 연체돼도 경매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매 매물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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