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대출’ 리볼빙 겨눈 금융당국, 롯데카드 발등에 불
‘고금리 대출’ 리볼빙 겨눈 금융당국, 롯데카드 발등에 불
▲ 롯데카드는 고금리로 분류되는 리볼빙 상품에 대해 카드업계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금리를 메기고 있는 데다 리볼빙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입 비율 역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롯데카드]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의 무분별한 리볼빙 사용 유도 행태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면서 그간 리볼빙을 통해 쏠쏠한 수익을 벌어들였던 롯데카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고금리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무분별한 리볼빙 사용 유도로 인한 카드업계 건전성 악화와 금융소비자 상환불능 위험 등을 우려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고금리로 분류되는 리볼빙 상품에 대해 카드업계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금리를 메기고 있는 데다 리볼빙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입 비율 역시 가장 높다.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의 과도한 리볼빙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만큼 리볼빙 의존도가 높은 롯데카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카드, 리볼빙 금리·수입비율 카드업계 1위…소비자 부담 가중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결제성 리볼빙의 평균 수수료율은 17.88%다. 리볼빙 자체가 고금리 대출 상품으로 분류되는데, 롯데카드의 수수료율은 다른 카드사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카드업계 내에서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이 17%를 넘는 곳은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17.53%) 단 두 곳 뿐이다.

 

같은 기간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삼성카드로 15.65%다. 롯데카드보다 무려 2.23%p 낮은 수치다. 롯데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금리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건 비단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간 카드업계의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를 살펴봐도 롯데카드는 가장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신용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은 상환해야 할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연기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상환을 미룬 금액에 대해선 높은 이율의 이자를 부과한다. 소비자가 리볼빙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한 번에 결제해야 할 금액이 줄어드는 만큼 상환 부담을 줄이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그러나 리볼빙에는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가까운 고금리가 적용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잦은 리볼빙 사용은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리볼빙 서비스 자체가 고금리 대출과 비슷한 만큼 잦은 리볼빙 이용은 소비자의 재무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반면 카드사 입장에서 리볼빙은 알짜 수익원으로 꼽힌다. 특히 결제성 리볼빙은 금융당국의 DSR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결제성 리볼빙을 쓰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고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셈이다. 카드사가 자사 실적을 올리고 위해 결제성 리볼빙을 유도하는 등 각종 마케팅에 나서는 배경이다.

 

롯데카드는 카드업계 중에서 결제성 리볼빙 의존도가 가장 높다. 롯데카드가 벌어들인 총수입액에서 결제성 리볼빙이 차지하는 수수료 수입비율은 올해 3분기까지 평균 17.83%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카드사별 수수료 수입비율은 삼성카드 15.65%, 신한카드 16.72%, 하나카드 16.04%, 우리카드 16.45% 등으로 15~16% 대다.

 

롯데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건전성 우려도 제기된다.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을 이용하는 소비자 중 상당수는 금융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저신용자다. 리볼빙 서비스 자체가 고금리 대출성 게약인데 편의성에만 집중해 위험성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이용할 경우 소비자의 과다부채 및 상환불능 위험 등의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롯데카드의 결제성 리볼빙을 이용하는 회원의 99% 이상은 평균 14%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결제성 리볼빙 금리가 14~16%를 적용받는 롯데카드 이용회원 비율은 15.23%에 불과했고, 법정최고금리에 육박하는 18~20%를 적용받는 이용회원 비율이 44.53%를 차지했다.

 

리볼빙 잔액 ‘역대 최대’…금융당국, 카드업계 리볼빙 주의보 발령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롯데카드의 리볼빙 수수료율과 의존도가 높아진 배경에는 단기 실적 개선이 지목된다. 롯데카드가 매각을 앞두고 있는 만큼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657억원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했지만 이는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자회사 매각 효과를 제외하면 3분기 순이익은 1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했다.

 

통상 최대주주가 회사를 매각할 땐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실적이 부진할 경우 기업 가치가 저평가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를 위해 단기간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동원된다. 자회사 매각부터 구조조정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롯데카드의 높은 리볼빙 금리와 비율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금융당국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카드업계 전반에 걸쳐 리볼빙 이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카드사 및 소비자의 건전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리볼빙 잔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리볼빙 잔액은 7조5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무려 2000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리볼빙 서비스가 고금리 대출성 계약인 만큼 소비자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이용할 경우 상환불능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소비자가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할 때 차기이월액뿐 아니라 다달이 추가되는 카드값 일부도 계속 리볼빙으로 이월된다. 향후 상환해야 할 원금과 리볼빙 이자가 급격히 확대돼 감당하지 못하면 파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리볼빙 이용자 대부분이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금융취약층인데, 리볼빙을 장기간 이용했을 때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제 원금이 늘어난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낮아 리볼빙 연장이 불가능해지면 일시에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해야하는 위험이 존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할 때 소비자는 법정최고금리에 육박하는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약정결제비율이 낮을수록 향후 상환해야 할 대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며 “계좌잔고를 카드사별 최소결제비율에 맞추지 못하면 연체 처리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금융상품의 금리인하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대출금리 원가인 조달금리 상승 영향으로 평균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다”며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와 연체율 등을 상시 확인하며 건전성 관리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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