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에게 가난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난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Le view<294>]-한국경제 흔드는 내부악재(①-인구감소) “우리 아이들에게 가난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저출산 심화에 2년 연속 인구 감소, 생산가능인구도 하락세 뚜렷

르데스크 | 입력 2023.08.01 16:24

▲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향후 한국 경제가 동남아 국가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비해서도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2020년대 태어난 아이들이 한창 경제활동을 할 시기다. 사진은 서울의 한 어린이집.(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르데스크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국가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제 관련 기관·단체에서는 저출산·고령화에서 비롯된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국내총생산(GDP)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앞세워 ‘한국경제 위기론’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심지어 향후 한국 경제가 동남아 국가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비해서도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2020년대 태어난 아이들이 한창 경제활동을 할 시기다.

 

일할 사람 사라지는 저출산·고령화 한국, 결국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 밖으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총인구는 5169만2000명으로 전년(5173만8000명) 대비 4만6000명(0.1%) 감소했다. 국내 총인구는 194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 2021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는 914만명으로 전년 대비 44만명(5.1%) 증가한 반면 유소년 인구(0∼14세)는 22만8000명(3.7%) 줄어든 586만명에 그쳤다.

 

유소년 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수를 뜻하는 노령화 지수도 전년 대비 13.1p 증가했다.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유소년 인구 부양비(16.0)는 전년 대비 0.5p 하락했지만 노년 부양비(24.9)는 1.4p 늘었다. 국가 경제와 직결돼 있는 생산가능인구도 전년 대비 25만8000명 감소한 3668만명에 그쳤다.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유엔의 세계 인구 추계를 인용해 2050년 한국이 홍콩을 이어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국가 2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이 중국의 자치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이 1위나 다름 없다. 고령화 정도는 생산가능인구(working-age·15∼64세) 대비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로 판가름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에서 비롯된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이미 우리 경제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3위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2020~2021년 2년 연속 10위에 세계 경제 규모 10위에 올랐었다.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7.9% 감소한 1조6733억 달러로 추산된다. 강달러 현상과 수출·인구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인구감소는 향후 한국경제의 최대 리스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달러, 수출감소 등과 달리 당장 대책을 내놓더라도 효과를 보기까지 최소 20년 이상은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앞으로 명목 GDP 순위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무엇보다 저출산으로 노동 인구 감소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성장 동력이 약해지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2050년 한국 GDP 지금보다 28% 하락” “2075년엔 필리핀·말레이시아에 GDP 역전”

 

▲ 다른 요인을 제외한 인구구조만 놓고 봤을 때 생산가능인구가 1% 감소하면 GDP는 약 0.59% 감소하고 피부양 인구가 1% 증가하면 GDP는 약 0.1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2050년 GDP를 추정하면 지난해 대비 28.38%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청주산업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가 GDP에 미치는 영향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국내 총인구는 4577만1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11.6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보다 34.75% 줄어든 2398만4000명으로 예상되는 반면 피부양 인구는 2050년 2178만7000명으로 44.67%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른 요인을 제외한 인구구조만 놓고 봤을 때 생산가능인구가 1% 감소하면 GDP는 약 0.59% 감소하고 피부양 인구가 1% 증가하면 GDP는 약 0.1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2050년 GDP를 추정하면 지난해 대비 28.38%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진성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부양해야 할 인구는 늘어남에 따라 재정부담의 증가, 미래투자 감소 등 경제 활력이 저하되면서 GDP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암울한 전망은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75년으로 가는 길’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2060년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75년에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보다 뒤쳐진 15위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20년대 평균 2%에서 2040년대 0.8%로 하락하고, 2060년대에는 -0.1%, 2070년대에는 -0.2%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 미국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75년으로 가는 길’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2060년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75년에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보다 뒤쳐진 15위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국가봉쇄로 일자리를 잃은 인도 일용직 근로자들. [사진=AP/뉴시스]

 

특히 2050년이 되면 중국과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독일 등이 세계 5대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집트, 나이지리아도 15위권 안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다. 2075년에는 인도가 미국을 추월해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되고 나이지리아도 5위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파키스탄은 6위, 필리핀은 14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경제 규모 12위로 예측된 한국은 2050년과 2075년 세계 1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됐다.

 

골드만삭스가 이러한 전망을 내놓게 된 배경에는 세계 각 국의 인구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래의 경제 규모를 가를 핵심 요소는 인구가 될 것이다”며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집트와 같이 급속한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신흥국들이 적절한 정책을 펼친다면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보이는 나라는 경제 역시 뒷걸음질 치는 반면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나라는 경제 규모도 함께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인구감소가 필연적으로 국가 경쟁력 악화를 불러오는 만큼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 시행 가능한 대책으로는 △고용률 제고 △노동 관련 규제 완화 △외국인 근로자 활용 △노동 생산성 향상 △산업구조 다변화 △이민 개방 등을 통한 인재 유치 등이 언급됐다.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낮은 출산율과 저조한 여성 경제활동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경제활동인구가 줄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홍콩과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대상 특별비자 프로그램’ 등과 같은 이민개방 정책을 통해 사회적 우려를 최소화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및 세수 확대 등 경제적 이득을 거두는 시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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