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근거 없는 거짓 공포 팔아 배 불리는 악질 돈벌이
실체·근거 없는 거짓 공포 팔아 배 불리는 악질 돈벌이

[지금 대한민국<281>]-선전·선동에 멍드는 한국사회(下) 실체·근거 없는 거짓 공포 팔아 배 불리는 악질 돈벌이

사재기, 마케팅 등 日원전 처리수 괴담 이용한 돈벌이 행위 기승

르데스크 | 입력 2023.07.06 15:35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와 관련된 괴담을 앞세운 돈벌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괴담으로 인해 국민적 공포가 커지고 있는 틈을 타 수산물을 미리 사재기 한다거나 유튜브 등에서 더욱 자극적인 괴담으로 구독자를 모아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식이다. 사진은 출하를 앞둔 천일염들. [사진=뉴시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 없는 괴담이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현 상황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행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괴담으로 인해 국민적 공포가 커지고 있는 틈을 타 수산물을 미리 사재기 한다거나 유튜브 등에서 더욱 자극적인 괴담으로 구독자를 모아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식이다. 이러한 행위들은 괴담 확산 자체가 국민적 혼란을 야기해 자칫 외교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돈벌이를 위해 상황 악화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된다.

 

요동치는 천일염 가격, 온라인 커뮤니티·SNS 등에선 천일염 재테크 정보 확산

 

천일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예고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시기가 임박하면서 국내에서 국내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언급하는 괴담이 확산된 탓이다. 괴담 확산으로 수산물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천일염을 사재기하는 움직임이 생겨났고 이는 가격폭등 현상으로 이어졌다. 보관기간이 짧은 대부분의 수산물과 달리 천일염은 보관기간이 따로 없어 저장성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사재기 해놨다가 비싼 가격에 되팔기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직접 천일염 가격 안정화에 나섰다. 과학적 근거를 앞세워 수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는 동시에 천일염 공급량을 늘리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농협이 보유한 물량 2만t 중 4일 기준으로 6000t에 육박하는 천일염이 출고됐다. 현재 전국 485개 일선 농협에서 판매되고 있다. 햇소금 10만t도 본격적으로 산지 출하를 시작해 시중에 공급되고 있다. 정부 비축 천일염도 지난달 29일부터 전국 마트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 천일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관련 괴담이 꾸준히 확산되면서 수산물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천일염 20㎏ 한 포대 가격은 6월 3주 2만3500원, 이달 기준 2만6000원 등이었다. 지난해 말 대비 약 1만원 가까이 상승한 금액이다. 사진은 욱일기 수장 퍼포먼스 현장. [사진=뉴시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태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2019년 20㎏ 한 포대에 3284원이었던 산지 천일염 가격은 2020년 6286원, 2021년 1만3838원, 지난해 1만7068원 등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더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해 이미 전년 대비 오름폭이 1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천일염 20㎏ 한 포대 가격은 6월 3주 2만3500원, 이달 기준 2만6000원 등이었다.

 

정부에서 공급량을 늘리고 있음에도 천일염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는 이유로는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관련 괴담이 꾸준히 확산되면서 수산물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가시지 않은 점이 지목된다. 특히 최근에는 조직적으로 괴담을 퍼트리는 세력까지 등장해 천일염 사재기가 거의 열풍에 가까워지고 d;T다. 현재 포털사이트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천일염 판매처, 천일염 보관법 등 재테크 목적의 천일염 사재기 관련 정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후쿠시마 괴담으로 구독자 관리 나선 유튜버들, 전혀 근거 없는 마구잡이 의혹제기도

 

괴담을 이용한 돈벌이는 천일염 사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유튜브 등에선 괴담을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튜브는 조회수나 구독자수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관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이나 표현을 사용함은 물론 괴담을 확대·재생산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미 반정부 성향을 가진 유튜버들 사이에선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대신 ‘핵 폐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일반화 돼 있다.

 

▲ 현재 유튜브 내에서 정부가 권장한 용어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대신 ‘핵 폐수’란 단어를 사용해 괴담을 부채질하는 채널 대부분 강성 진보 성향을 띄고 있다. 콘텐츠 대부분 일관되게 반정부 성향의 내용만을 담고 있으며 콘텐츠에 대한 구독자 반응 역시 ‘싫어요’는 거의 없고 대부분 ‘좋아요’에 편중돼 있다. 사진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 방류 외 대안을 제시 중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일례로 강성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한 유튜브 채널의 경우 원전 처리수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게재하는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처리수 방류에 대한 과학적 검증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내용의 콘텐츠까지 올렸다. 심지어 IAEA가 일본 정부와 결탁해 검증 결과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해당 영상 콘텐츠에 등장한 패널들은 “일본 데이터는 믿을 수 없다” 등 주관적인 견해를 서슴없이 말하며 괴담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또 다른 강성 진보 성향의 유튜브 채널 역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와 관련된 괴담을 주제로 한 영상 콘텐츠를 여럿 올렸다. 해당 채널의 콘텐츠 역시 “일본 정부가 원전 처리수를 방류하기 위해 IAEA를 매수했다”는 등의 이렇다 할 근거 없는 의혹을 마구잡이로 제기하고 있다. 유사한 성격의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도 그동안 세계 각 지에서 등장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발언 중 ‘방류 반대’를 주장했던 발언만을 발췌해 노출하는 식으로 공포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현재 유튜브 내에서 정부가 권장한 용어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대신 ‘핵 폐수’란 단어를 사용해 괴담을 부채질하는 채널 대부분 강성 진보 성향을 띄고 있다. 콘텐츠 대부분 일관되게 반정부 성향의 내용만을 담고 있으며 콘텐츠에 대한 구독자 반응 역시 ‘싫어요’는 거의 없고 대부분 ‘좋아요’에 편중돼 있다. 결국 이들 채널 입장에선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괴담을 확산하는 것이 구독자를 계속 끌고 나가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원전 방류➞암 발병 확률 증가➞암 보험 가입 유도 ‘나쁜 돈벌이’

 

▲ 금융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 소속 직원은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국내에도 방사성물질이 전파되어 향후 암 발병률이 빠르게 올라갈 것이므로 암보험이 필요하다며 가입을 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김소영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얼마 전에는 신한라이프 소속 직원이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괴담을 내세워 보험 가입을 권유한 사실이 밝혀져 금융당국이 공개적으로 자제를 요청한 사건도 있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9일 “최근 보험업계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후 암 발병률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하는 등 비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소비자의 불안감을 조성하며 전화 등의 방법으로 암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 소속 직원은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국내에도 방사성물질이 전파되어 향후 암 발병률이 빠르게 올라갈 것이므로 암보험이 필요하다며 가입을 권유했다. 해당 직원이 고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전문가 분석이라며 ‘일본 원전 폭발로 피해갈 수 없는 방사성 물질로 5년 안에 암도 감기처럼 암쓰나미, 암대란이 온다’고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라이프는 과거에도 유사한 마케팅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선 적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보험모집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정하고 즉시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국민 불안을 악용한 불건전 마케팅이 확산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비자 불안감 조성을 통한 보험업계의 영업행위가 없는지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사항 등이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심사를 실시해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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