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AI인재 모시기’ 사활거는데…한국 AI인재는 ‘탈한국’
선진국 ‘AI인재 모시기’ 사활거는데…한국 AI인재는 ‘탈한국’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 국내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미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및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 AI 연구소’(HAI)가 15일(현지시간) 발간한 ‘AI 인덱스 2024’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AI 인재 이동 지표에서 -0.3명을 기록했다. 10만 명을 기준으로 인재 0.3명이 유출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AI 강국인 미국·영국·캐나다 등 인재가 유입되는 국가들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인맥사이트인 링크드인를 기반으로 조사한 ‘AI 인재 집중도’는 1위가 이스라엘이 1.13%, 2위는 싱가포르(0.88%)였으며 한국이 3위(0.79%)로 최상위권이었다. 그러나 인재 이동 지표는 룩셈부르크가 3.67로 가장 높았고 스위스(1.60) 아랍에미리트(1.4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유출이 심한 국가는 인도(-0.76), 이스라엘(-0.57), 한국(-0.3) 등이다.


국내 인재들이 외국행을 택하고 있는 이유는 빈약한 환경과 처우에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AI 인재들에게 글로벌 수준의 처우를 제공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AI 인재들 입장에서도 연구 환경이 좋고 돈을 더 많이 주는 외국계 기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해외 경쟁국들은 AI 인재를 들이기 위해 혈안이다. AI 인재 유입을 가장 많이 한 국가인 룩셈부르크의 비법은 스타트업 유치다. 글로벌 벤처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딜룸(dealroom)에 따르면 룩셈부르크는 AI가 주목받기 이전인 2019년부터 AI를 포함한 기술 스타트업 기업에게 인당 평균 218유로(한화 약 32만원)을 지원했다. 당시 EU의 평균 지원비인 55유로(한화 약 9만원)에 약 4배 차이다.

 

▲ 사진은 룩셈부르크 'Fit 4 Start'에 참여한 스타트업 ceo들. [사진=Fit4Start]

 

또 룩셈부르크 정부는 ‘Fit 4 Start’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자처했다. ‘Fit 4 Start’은 AI를 포함한 첨단 기술 스타트업 기업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코칭, 사무실, 자금, 고성능 컴퓨터, 인적 네트워크 등을 제공한다.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트업 지원에 글로벌 인재들과 벤처 기업들이 룩셈부르크 몰리고 있는 것이다.

 

AI 인재 유치 2위를 기록한 UAE는 2019년부터 세계 최초로 AI 전문 대학원 ‘모하메드 빈 자예드 AI대학교’(MBZUAI)을 설립하고, 국적과 관계없이 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숙소를 지원하며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해외 AI 인재 유치를 위해 ‘치밍(啟明)’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해외 박사 출신 연구진을 대상으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채용과 연계해 주택 구입 보조금, 300만~500만 위안(5억4200만~9억원) 가량의 지원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인재 유치보다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로벌 인재 유치는 정부보다 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AI 산업 환경이 해외 대비 열악해 들어오는 인재보다 빠져나가는 인재가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동시에 산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민간 주도 투자 및 인력양성 노력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의 인센티브 제도 보완 및 정책적 지원방안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AI 인재 유출의 근본적인 문제는 처우와 환경이다”며 “글로벌과 비교했을 때 보수나 환경이 열악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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