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방송인데 재밌고 신선”…세계가 주목한 22대 총선 이모저모
“개표방송인데 재밌고 신선”…세계가 주목한 22대 총선 이모저모

 

대한민국 제 22대 총선이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역별 후보들의 실시간 득표율을 보여준 개표방송이 특히 화제다. 화려한 그래픽과 드라마 명장면을 활용한 연출은 딱딱할 수 밖에 없는 개표 방송에 재미를 더해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 방송사 BBC는 “오늘(10일) 밤 한국에서 텔레비전을 켜는 사람은 누구나 국회의원 후보가 멜로 드라마에 출연한 모습, 할리우드 유명 장면처럼 기차에서 싸우는 장면, 혹은 심지어 랩 배틀을 벌이는 장면과 같은 흥미진진한 시청을 선택할 수 있다”며 한국 특유의 개표 방송을 소개했다.


이어 BBC는 “한국의 주요 방송사들이 투표일 밤 시청률을 놓고 경쟁하는 방식”이라며 “방송사들은 대중문화, 인공지능(AI), 그리고 화려한 그래픽을 활용해 시각적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선거방송을 두고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정치인들의 권위주의적인 이미지에서 접근하기 쉬워졌다며 정치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 외교지 포린폴리시는 지난 2017년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에서 미국 드라마 ‘왕자의 게임’이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 등이 대거 차용된 것을 두고 “미친 방식”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해외 누리꾼들은 “지루한 개표 방송을 저렇게 하니까 재밌다”, “신선하다”, “눈을 뗄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미국 누리꾼은 “해학‧풍자의 의미를 넘어서서 실질적인 선거의 의미를 담아낸 것 같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켠에서는 “경제 문제, 고령화, 생활비 상승 등 선거 쟁점들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측면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해외 외신은 시각적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국내 선거 개표방송을 자국에 소개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치러진 선거 개표 방송 중 일부 [사진=SBS 유튜브 캡처]

 

이번 총선 결과 여소야대 형국이 이어지게 됐다. 해외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동력 상실이라는 위기를 맞게 됐다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 아시아는 이날 “윤 대통령은 2년 전 취임한 뒤 야당이 장악한 입법부에 발목을 잡혀 왔다”며 “앞으로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초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임기 5년을 모두 채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현지 시간으로 9일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시험대가 됐다”며 “이제 윤 대통령은 그의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에 빠질 위협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2022년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이후 치러진 첫 총선”이라며 두 사람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 2년간 미국,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외교 정책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국내 의제에서는 그의 실수와 여소야대 지형으로 인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총선에서 패배한 원인으로는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지목됐다. 의료개혁 등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고집불통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선거 승리에 핵심인 중도층의 이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선거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근소한 표 차이로 대선에 승리한 이후 지지층 확대에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며 “윤 대통령은 야당이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기보다는 중도층 포용에 더 힘써야 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총선의 패배로 국정 동력을 상실한 윤 대통령이 여전히 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외교 정책에만 더욱 몰두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 독일 누리꾼들은 “한국의 이번 선거로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정책에도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국의 한 누리꾼은 “현 대통령은 미국의 트럼프와 비슷한데, 트럼프는 대통령 자격이 없지만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대안으로 선출했다”며 “미국과 한국 모두 현대 정치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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