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인텔 겨눈 삼성전자, 수십조 투자 승부수 던졌다
TSMC·인텔 겨눈 삼성전자, 수십조 투자 승부수 던졌다

[재계는 지금<189>]-삼성전자 美 반도체 투자 실익 TSMC·인텔 겨눈 삼성전자, 수십조 투자 승부수 던졌다

8조원 보조금 예상…대만 TSMC와 비슷한 수준

르데스크 | 입력 2024.04.08 14:35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투자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경쟁사인 TSMC, 인텔 등을 의식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현지 및 언론매체 등에선 삼성전자의 과감한 투자에 대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고객사 확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투자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WSJ는 “오는 11월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신선한 모멘텀(성장 동력)을 제공했다”며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삼성의 투자 확대를 발표하는 행사가 4월15일 테일러에서 열릴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텍사스주 감사관실이 공개한 삼성전자의 세제 혜택 신청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년간 2000억 달러(한화 약 270조6000억원)를 투자해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새로 짓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번 440억달러(약 60조원) 투자 확대도 해당 계획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제조 공장을 짓고 있다. 여기에 200억달러(약 27조원)을 들여 두 번째 반도체 공장과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 패키징 시설을 추가할 전망이다. 그러면 삼성전자가 미국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440억달러으로 경쟁사인 대만 TSMC가 투자한 400억달러(약 54조원)보다 많아진다.


미국 칩스법은 자본 지출의 최대 15%를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440억달러를 투자하면 미국 정부로부터 60억달러(약 8조1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액 대비 13.6% 수준이다. 대만 TSMC의 경우 400억 달러 투자에서 12.5%인 50억달러(한화 약 6조7000억원)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 배경에는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경쟁력 강화 이유가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두고 TSMC와 인텔 등과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있다.

 

▲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공장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테일러시에서 공사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현장. [사진=테일러시]

 

현재는 TSMC가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필수품인 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대부분 반도체를 TSMC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절반 이상인 61.2%다. 그러나 최근 HBM 패키징 수요 증가와 대만 지진 등 다양한 이유로 공급처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번 투자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삼성전자는 미 지역 내에서 반도체 위탁 생산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칩을 만드는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고객사와 가까운 거리에서 활발하게 협의하며 맞춤형 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만큼 미국 내 원스톱 서비스 제공은 고객사 확보에 유리하다.


미국에는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퀄컴, 구글 등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모여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미국 추가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WSJ는 “삼성전자는 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와 인텔 등과 더불어 AI에 들어가는 고급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고 보도하면 반도체의 전략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지역 발전 및 부흥에 대한 삼성전자의 태도를 조명하기도 한다. 전자제품 전문 매체인 탐스 하드웨어는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 대부분이 텍사스주 테일러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해당 지역에 대한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헌신이 부각되는 부분이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만 지진으로 인해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TSMC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분위기다”며 “장기적으로 업계에서 공급망 다양성을 필요로 하는 만큼 삼성전자를 고려하는 고객사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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