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을 강타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신규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여전히 일부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따른 단기적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며 애써 현실을 외면하고 있지만 이미 대세는 ‘거품 붕괴’ 쪽으로 크게 기우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실적에 비해 너무 빨리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분석과 더불어 미국판 ‘에코프로’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 매출액 MS 반토막 수준인데…성과 못 미치는 주가 폭등에 ‘거품 주의보’ 대두
24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6.68% 내린 118.1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5% 넘게 내린 것은 지난 4월 19일(-10.00%) 이후 처음이다. 이날 하락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20일(-3.54%)과 21일(-3.22%)에 이어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게 됐다.
주가가 10% 넘게 떨어지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자리 역시 MS와 애플에게 순차적으로 반납했다. 시총 1위를 기록한지 단 하루 만에 MS에게 다시 자리를 내주게 됐다. 3조3350억달러(원화 약 4622조)에 달했던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2조9370억달러(원화 약 4071조)로 내려앉으며 시총 순위 3위로 내려 앉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에 대해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혜를 보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성과와 비교했을 땐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없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향후 12개월 추정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한 PER(주가수익비율)은 현재 45배 수준으로 지난해 말 25배에서 급격하게 올랐다. 통상적으로 추정 매출 대비 주가가 15배 이상 거래되는 주식은 시장에서 ‘과도한 상승’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는 한 때 시가총액을 앞질렀던 MS나 애플에 비해서도 매출이나 사업 규모가 현저하게 적은 편이다. 올해 1분기 엔비디아의 매출액은 약 260억달러(원화 약 36조원)로 같은 기간 ▲MS 618억달러(원화 약 85조원) ▲애플 907억달러(원화 약 125조원) 등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AI 가속기(GPU)를 판매하는 엔비디아가 클라우드와 AI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MS에 비해 고평가 받고 있는 상황 자체를 모순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버프 도르마이어 킹스뷰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시총 1위 등극과 액면 분할 등 모든 호재를 기록한 상황에서 최근 연이어 주가 하락이 발생했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며 “단기 지지선으로 115달러를 예상하고 있지만 만약 100달러가 붕괴된다면 급격한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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