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주가 부양책, 자사주 소각에도 주주 ‘시큰둥’
현대모비스 주가 부양책, 자사주 소각에도 주주 ‘시큰둥’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주가 부양책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정작 주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최근 급등한 반면 현대모비스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주주들 사이에선 자사주 소각 보다 주주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모비스는 1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보통주 66만주를 장내매수한 뒤 소각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소각을 위해 매입할 자기주식 취득 예정 기간은 오는 19일부터 5월 14일까지다. 소각할 주식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신규 취득 예정인 자기주식 전량이 대상이다. 소각 예정일은 관계 기관과의 협의 등을 통해 확정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가 주가 부양책을 꺼내든 배경으로는 최근 타 계열사에 비해 부진한 주가 흐름이 지목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경우 최근 정부의 밸류업 로드맵 정책에 힘입어 저PBR주로 각광받으면서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기준 현대차의 주가는 25만2500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7만~18만원 대에 머물던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 대비 무려 25.94% 상승했다. 기아도 마찬가지로 저PBR 종목으로 분류되며 수혜를 톡톡히 받고 있다. 기아의 주가는 11만5800원으로 연초 대비 18.65%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외국인과 기관, 개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견조한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이자 저PBR 종목임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16일 기준 주가는 23만500원이다.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하긴 커녕 오히려 2.33% 하락했다. 2021년 1월 35만9500원을 기록한 이후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3년 가까이 20만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모비스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주가 부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져 나왔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필수인 만큼 주주는 외면한 채 오너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주가가 오르면 오너일가의 승계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현대모비스가 의도적 주가 부진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모비스 역시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라는 부양책을 내놨지만 주주들은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사주 소각만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현대모비스가 자본여력에 비해 자사주 소각 규모가 1500억원에 불과하단 점도 진정성 있는 주가 부양이 아닌 보여주기식 대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대모비스 한 소액주주는 “현대모비스가 가진 이익잉여금만 39조원이 넘는데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한다고 해서 눈에 띄는 주가 상승이 이뤄질 것 같진 않다”며 “일회성에 불과한 자사주 매각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진정성 있는 행보가 아니라 보여주기식 주주달래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현대모비스의 실적이 매년 큰 폭 상승하고 있는 데도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주주들의 원성을 사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액 59조2544억원, 당기순이익 3조42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2%, 순이익은 무려 37.6% 증가한 수치다.

 

재무건전성도 탄탄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모비스의 이익잉여금은 39조2529억원에 달했다. 주주들이 현대모비스의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현대모비스의 주가 부양책으로 자사주 소각보단 배당금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들이 적지 않다. 그간 현대모비스는 호실적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배당성향은 15% 안팎에 머물렀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현금배당성향은 14.8%로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 수익률은 1.9%에 그쳤다.

 

이번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결정은 당사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뤄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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