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경영승계 시동, 오너3세에 신사업 맡기고 전폭 지원
롯데家 경영승계 시동, 오너3세에 신사업 맡기고 전폭 지원
▲ 롯데그룹이 오너 3세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면서 후계 승계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기면서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그룹]

 

롯데그룹이 오너 3세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면서 후계 승계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기면서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초고속 승진한 오너 3세의 경우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는 만큼 롯데그룹에서도 신사업에 수십조를 쏟아붓는 등 오너 3세의 경영 성과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2023년 연말 세대교체와 인적 쇄신에 방점을 찍은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는 연말 인사에서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또 전무로 승진하는 동시에 롯데지주의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하면서 그룹 미래 먹거리 사업을 주도하게 됐다.

 

미래성장실은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신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신 전무는 이곳에서 롯데가 주력하는 신사업인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지원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 엔진을 발굴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롯데家 3세 신유열, 신사업 진두지휘…후계경영 준비 착착

 

신유열 전무는 1986년생으로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이후 2022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상무보로, 같은해 8월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로 선임됐고 12월에는 상무를 맡았다. 이번 인사에서도 전무로 승진하면서 단기간 초고속 승진가도를 달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연말 정기인사를 발표하며 “신유열 전무는 지난해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 롯데파이낸셜 대표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며 “롯데케미칼 도쿄지사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기여했고, 롯데그룹 미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계획이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2022년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신 전무를 배치한 만큼 업계 안팎에선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전폭적인 투자에 나설 거라는 평가가 나왔다. 재계에선 신 전무가 향후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통해 본격적인 지분 확보에 뛰어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공개 과정에서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 지배구조 정리와 통합 지주사 설립 등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신 전무가 승진한 이후 첫 대외일정에 나선 건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4’ 참석이다. 미래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재계 총수들이 연이어 CES에 참석하고 있는 만큼 신 전무 역시 이를 통해 롯데그룹의 신사업 향방을 가늠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3세인 신유열 전무는 1년도 안된 시점에서 롯데케미칼 상무에서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사진은 신동빈 회장(왼쪽)과 신유열 전무. [사진=롯데그룹]

 

신 전무는 2023년 9월에는 베트남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식과 전날 열린 부산 CFC 기공식 등 그룹 주요 이벤트를 아버지인 신 회장과 함께 소화하며 차기 후계자로서의 존재감을 알렸다. 신유열 태스크포스(TF)로 불리는 미래성장TF 조직도 구성해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 한·일 양국에서 가동됐다.

 

신 전무가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신사업 부문에는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롯데정보통신 등이 있다. 롯데그룹의 신사업은 ▲헬스앤웰니스(바이오·헬스케어 등)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4가지 테마다.

 

오너3세 경영성과 위해 전폭 지원…신사업 발굴에 5년간 37조 투입

 

롯데그룹은 이 같은 신 전무의 광폭 행보에 발을 맞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국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5년간 37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신성장 테마를 주축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헬스앤웰니스 테마를 이끌고 있는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각사의 비전에 따라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2023년 9월 18일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출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롯데헬스케어는 2024년 말까지 캐즐 가입자 100만 명 유치, ‘전 국민 데일리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2022년 6월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발 빠르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뉴욕 동부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사이트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8개월 만에 CDMO 시장에 진입했다. 통상적으로 신규 공장을 증설해 CDMO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 상업 생산까지 최소 5년 이상 필요하지만 그 기간을 8개월로 앞당긴 것.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완전 가동 중인 미국 시러큐스 사이트와 함께 2030년까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3개의 국내 바이오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춰 핵심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1개의 플랜트 당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며,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이를 통해, 의약품 생산능력(CAPA)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생산라인을 증설함으로써, 환자에게 꼭 필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 CDMO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기술발전을 가속화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롯데그룹 계열 IT 서비스 전문기업인 롯데정보통신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Consumer Electronic Show)에 참여하여 더욱 발전된 메타버스와 전기차 충전기 플랫폼을 선보였다. 3년 연속 CES에 참가한 롯데는 이번 CES에서 이전보다 더욱 사실적인 그래픽과 몰입감, 유저 참여 콘텐츠 등 모든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공개했다.

 

가상공간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하는 메타버스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때문에 롯데의 초실감형 메타버스는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외 많은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자회사명과 동일한 ‘칼리버스’라는 플랫폼 이름과 함께 2024년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더욱 고도화된 메타버스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전기차 충전 통합 플랫폼 선도기업인 자회사 EVSIS의 기술력도 선보인다. EVSIS는 최근까지 다양한 인증 획득 작업을 진행하며 글로벌, 특히 북미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번 CES 2024를 통해 세계 유수의 파트너들과 다양한 비즈니스 미팅을 가지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초고속 승진한 오너일가 3·4세에게 신사업을 맡기는 건 전형적인 기업 승계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경영 능력을 입증하지 않을 경우 주주와 임직원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만큼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경영성과를 내고 대내외 경영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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