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자” 선한노조 벼랑 내모는 “같이 죽자” 변종노조
“같이 살자” 선한노조 벼랑 내모는 “같이 죽자” 변종노조

 

▲ 최근 일부 강성노조의 변질된 노동운동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상생이 아닌 공멸을 부추기는 무분별한 행태로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SPC 공장을 막은 화물연대 노조원 옆에서 민노총 규탄 시위를 벌이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건전한 노동운동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부 강성노조의 행태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노동자 계급이 자신들의 생활조건을 유지·향상시키기 위해 행하는 조직적인 운동’이라는 노동운동의 개념과는 달리 기업과 국민, 심지어 본인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극단적 행태를 일삼고 있다. 소위 말하는 “같이 죽자” 식이다. 이를 두고 여론 안팎에선 건전한 노조마저 벼랑으로 내모는 ‘변종노조’의 등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고 원인·경위 조사 중인데 예전 사건까지 꺼내 ‘회사 책임론’ 불 지피는 SPC 노조

 

경제계,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일부 강성노조의 행태가 단순 과격을 넘어 사생결단 수준에 다다랐다. SPC그룹 노조가 대표적인 사례다. 얼마 전 SPC샤니 성남공장에서 근로자 한 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 경찰 등 관계당국은 사고 원인, 경위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 중이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SPC그룹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를 비롯한 친노조 시민단체, 진보정당 국회의원 등은 벌써부터 SPC그룹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고 현장의 비공개를 두고 “어떤 문제가 있어서 사고 현장을 감추는 것이냐. 이번 샤니 노동자 끼임사고 경위가 무엇인지, 사고 당시 고인이 어디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끼임 장소가 정확히 어디인지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망 사고에 대한 원인과 책임을 동료작업자에게 전가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강한 의심을 갖게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심지어 아직 유족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사고까지 언급하며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도 등장했다. 이들은 “작년 10월 평택공장 중대재해 산재사망 사고로 커다란 사회적 비난을 받고 허영인 회장의 사과와 함께 3년간 1000억원의 안전관리 투자약속도 있었지만 결국 약속은 모두가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 SPC그룹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를 비롯한 친노조 시민단체, 진보정당 국회의원 등은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고 현장의 비공개를 두고 “어떤 문제가 있어서 사고 현장을 감추는 것이냐. 이번 샤니 노동자 끼임사고 경위가 무엇인지, 사고 당시 고인이 어디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끼임 장소가 정확히 어디인지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SPC 성남공장 입구. [사진=뉴시스]

 

이러한 행보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관계당국이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임에도 무조건 회사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내몰아 SPC그룹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반발이 적지 않다. 동종업계 한 관계자는 “매우 한정된 자료와 정황만을 바탕으로 한 가정과 추측, 자의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사측을 몰아붙이는 무리한 발언들이 등장해 SPC그룹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장 막아 제품운송 방해하고 자사 제품 불매운동 주도, 억대연봉 삼전 노조도 ‘도긴개긴’

 

SPC그룹 노조가 회사에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낸 사례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사고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으로 SPC그룹 또한 관리부실 책임론에 휩싸였고 결국 오너까지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런 와중에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사진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SPL지회(화섬노조)가 올린 것이었다.

 

민주노총 화섬노조는 SNS에 사진을 올리며 “사망 사고가 있었던 작업장은 오늘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또 다시 샌드위치 만드느라 바빴다고 한다. 사진 왼쪽 흰 부분이 사고 장소이고 그 곳을 흰 천으로 가려놨다. 사고를 목격한 직원들도 쉬는 일 없이 출근시켰다고 한다”라고 적었다.

 

그런데 추후 밝혀진 사실은 전혀 달랐다. SPC그룹은 사고가 난 다음날인 16일 사고가 일어났던 제조라인을 폐쇄하고 다른 일부 작업장도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업장 폐쇄 조치 직전 순간에 찍은 사진을 올려 마치 계속 라인이 가동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상급노조인 민주노총은 “평택 SPL 제빵공장 노동자의 명복을 빈다”며 “노동자의 피 묻은 빵, 먹지 않겠다. SPC 사지도, 가지고 맙시다”고 불매운동을 부추겼다.

 

▲ 지난 5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전 세계 140여 개국 노조가 모이는 ‘전자산업노조 글로벌 네트워크 회의’에 참석해 회사를 비판하며 파업뿐 아니라 국제적인 ‘삼성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발표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사진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원들. [사진=뉴시스]

 

앞서 파리바게뜨 빵 제품의 운동을 맡은 화물기사들의 파업 당시에도 회사에 타격을 입히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다. 당시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물류운송을 방해하면서 사측은 물론 가맹저주들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사측은 대체 운송수단 마련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불했으며 가맹점주들은 빵을 제 때 공급받지 못해 영업적으로 큰 손실을 봐야만 했다.

 

강성노조가 단순 과격을 넘어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사례는 SPC그룹 외에도 여럿 존재한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 5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전 세계 140여 개국 노조가 모이는 ‘전자산업노조 글로벌 네트워크 회의’에 참석해 회사를 비판하며 파업뿐 아니라 국제적인 ‘삼성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참석하기 전 사내 게시판에도 “140여 개국 노조가 모이는 국제제조산업노조(IndustriALL Global Union) 베트남 행사에서 삼성의 만행을 낱낱이 밝힐 것이다”는 글을 게시했다. 노조 홈페이지에도 “여전히 진행 중인 삼성의 노조 파괴와 거짓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 대해 알리겠다”고 적었다.

 

이에 앞서 노조는 △경쟁사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최소 6% 이상) 또는 일시금 보상 △고정시간외 수당 17.7시간 철회 △재충전 휴가 5일 △노조창립일 1일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경영환경 악화와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고 거부한 일이 있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반도체 업황 부진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5% 급감했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평균 연봉은 1억3500만원이다.

 

“노동운동의 목적은 ‘같이 살자’, 자사 불매운동 펼치는 것은 같이 죽자는 행위”

 

▲ 여론 안팎에선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무분별한 노동운동에 대해 사실상 변질노조가 벌이는 횡포라는 반응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원들. [사진=뉴시스]

 

산업계, 노동계 등에 따르면 회사경영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강성노조의 행보는 건전한 노동운동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노동운동 자체가 ‘근로자의 지위 향상과 윤택한 삶을 위해 회사와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협상 과정’으로 불매운동을 하고 공장을 막는 것은 회사를 위기에 빠뜨리는 영업방해에 불과하다. 회사가 기울면 근로자의 고용도 불안해진다는 점에서 노동운동의 종착지인 ‘상생’과는 정반대인 ‘공멸’을 부추기는 행위에 가깝다.

 

일반 국민은 물론 같은 근로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민주노총 화섬노조의 불매운동 주도 당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는 “매장에서 함께 고객을 위해 빵을 생산하는 직원이 고객들에게 파리바게뜨가 아닌 타 빵집의 빵이 맛있으니 타 매장에서 구매하라고 응원하고 홍보하는 것은 파리바게뜨와 함께 살아가기를 포기한 행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자사 제품 불매운동 시도 당시에도 삼성전자 내부에선 부정적 반응이 빗발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는 “안 그래도 장사가 안되는데 삼성 불매는 선을 넘은 것 같다”, “회사 망하게 하고 정치 입문하는 게 목적인가”, “노조 결성 후 2~3년간 협상력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다. 그저 임금 인상만 외치고 어느 것 하나 (사측으로부터) 얻어낸 것 없는 노조에 어떻게 힘을 실을 수 있나” 등의 게시물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기업 노조가 보이는 불매운동, 영업방해 등의 행태는 건전한 노동운동과는 거리가 멀다”며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잘 살자고 하는 게 노동운동이고 이를 실행하는 게 노조인데 기업을 죽이면 어떻게 근로자가 있을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래 취지와 목적을 벗어난 변질된 노동운동은 노조의 신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내 동료와 가족,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동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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