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밤낮 없이 몰리는 을지로·강남·홍대 공통점은 ‘이것’
20·30 밤낮 없이 몰리는 을지로·강남·홍대 공통점은 ‘이것’
▲ 르데스크가 평일 저녁 서울의 헌팅 성지를 찾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중구 을지로 3가에 있는 노가리골목이다.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이 다니는 곳으로 서울 미래유산으로도 지정됐다. 주변에는 공구점, 철물점 등도 있어 옛 분위기를 나타내는 레트로 감성이다. 사진은 노가리골목의 한 호프집. ⓒ르데스크

 

최근 서울 주요 상권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즉석만남(헌팅)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젊은층이 활동하는 주요 커뮤니티나 온라인 SNS 등에선 서울의 헌팅성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을지로는 상권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활발한 헌팅이 이뤄지고 있다. 강남은 헌팅 포차가 들어서면서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이를 보였고, 홍대 역시 마스크 해제와 대학교가 개강 시즌이 맞물려 헌팅 성지로 불리고 있다.

 

르데스크가 평일 저녁 서울의 헌팅 성지를 찾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중구 을지로 3가에 있는 노가리골목이다.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이 다니는 곳으로 서울 미래유산으로도 지정됐다. 주변에는 공구점, 철물점 등도 있어 옛 분위기를 나타내는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긴다. 유독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임대가 저렴해 젊은 사장들이 대거 유입됐다.

 

재개발 사업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노가리골목은 인파로 북적였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노가리와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회사원과 커플뿐 아니라 남성 2~3명 혹은 여성 2~3명 등 동성끼리 방문한 이들의 비중이 높았다.

 

을지로에 거주 중인 이상협(28‧남) 씨는 “노가리골목이 이전에는 헌팅의 성지로 아주 유명했지만 공사를 시작하면서 자리가 좁아지다 보니 사람들도 자연스레 줄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아직 찾고 헌팅도 많이 한다. 공사장 분위기가 오히려 인스타(그램) 감성이라면서 찾는 사람들도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가리골목은 직장인들이 간단하게 노가리에 맥주 한잔 마시고 가는 곳이고 근방에 힙지로에 가면 주로 커플들이 많이 오고 맛집이 많아 웨이팅 하는 곳이 많다”며 “데이트코스로는 힙지로, 헌팅은 역시 노가리골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노가리골목은 현재 도시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인근이 공사 중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노가리골목을 찾았다. 이곳에 들르는 주요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노가리와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르데스크

  

실제로 노가리골목에서 유명한 만선호프에서는 헌팅이 이뤄지고 있었다. 기자가 만선호프에 들어가 노가리와 맥주를 마시면서 기다리던 중 헌팅의 기류를 포착했다. 한 테이블에 두 남성의 대화를 들어봤다. 헌팅을 하자는 남성과 술이나 먹자는 두 남성은 가느냐 마느냐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기자가 헌팅을 할 거냐는 질문에 두 사람의 대답도 달랐다. “갈거다”와 “그냥 술마실거다”로 나뉘었다.

 

헌팅을 원하던 박지호(29‧남‧가명)씨는 “노가리골목이 직장인의 헌팅 성지로 유명하다”며 “여기까지 와서 술만 먹자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헌팅을 반대하던 이태경(29‧남‧가명) 씨는 “주변에서 아직 헌팅을 하지 않아 눈치가 보인다”며 “다른 테이블에서 헌팅하면 가겠다”고 약속했다.

 

만선호프는 헌팅 포차로 규정된 곳이 아닌 음식점이기에 분위기 자체가 헌팅보다는 간단한 술자리가 즐비했다. 그러나 간혹 헌팅을 하는 이들도 있었고 헌팅의 방식은 주로 이전처럼 가서 물어보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태블릿 등이 매장에 있어 비대면 헌팅이 주를 잇는 반면, 이곳은 아직 아날로그 헌팅이 주를 이뤘다.

 

젊어진 강남 헌팅…“30세 이상은 못들어와요”

 

▲ 노가리골목에 이어 클럽에서 헌팅하기로 유명한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았다. 현재 이곳은 클럽보다 헌팅포차가 많이 들어서면서 이전보다 연령층이 어려졌다. 과거에는 강남이 물가도 타 지역 대비 물가도 비싼 편이며 직장인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인식이 있었다. 클럽에 오는 손님, 한신포차를 들르던 손님들은 주로 20대 후반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헌팅 포차에서 연령 제한을 걸며 어려졌다. ⓒ르데스크

 

노가리골목에 이어 클럽에서 헌팅하기로 유명한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았다. 현재 이곳은 클럽보다 헌팅포차가 많이 들어서면서 이전보다 연령층이 어려졌다. 과거에는 강남이 타 지역 대비 물가가 비싸 직장인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헌팅 포차에서 연령 상한 제한을 걸며 어려졌다.

 

강남의 포차들은 연령을 대부분 30세 이하로 제한했다. 때문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20대 초반이 주를 이었다. 최근 대학교가 개강한 점도 20대 대학생들이 많이 찾은 이유로 꼽았다. 헌팅 포차가 늘어남에 따라 클럽에서 큰 소리로 “몇 명이서 오셨어요”와 같은 말은 이제 사라지는 추세다. 헌팅 포차에는 기본적으로 태블릿이 있고, 채팅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다.

 

박소연(29‧여) 씨는 “친구와 함께 술 마실 겸 이성과 놀고 싶어 헌팅 포차에 들어갔다”며 “마음에 드는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는데 나이가 20살이라 너무 어려 같이 놀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강남의 나이대가 어려졌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덧붙였다.

 

홍대의 주 연령층은 20대 초반이고 대학생이 즐비하다. 주변에 홍익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이 있어서다. 홍대 상권이 점차 회복하고 있으며, 연리단길 등 다양한 상권이 형성됐다. 이전부터 홍대에서의 헌팅은 대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한 번쯤은 거쳐 가는 관문이었다.

 

그러나 2021년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클럽, 헌팅 포차 등 영업을 멈추면서 발걸음이 끊겼다.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전환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점차 풀리면서 최근 홍대 상권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덩달아 헌팅포차 등을 찾는 대학생들의 발걸음도 늘었다.

 

평일 저녁에 방문한 홍대 클럽거리에는 인파가 가득했다. 헌팅포차 내부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으나, 주말에 방문한다면 웨이팅은 기본이다. 홍대에선 길거리에서도 수시로 헌팅이 이뤄졌다. 이전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최근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면서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다.

  

직장인 한지수(24‧여‧가명) 씨는 “헌팅 포차에서 술을 마시던 도중 한 남성이 다가와 말을 걸었는데 강아지가 보고 싶냐고 물었다”며 “자기 테이블에 술 마시면 개가 되는 친구가 있는데 보러 가자고 말해 웃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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