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인파 몰린 X-마스 명동…안전지킴이 자처한 상인들
구름인파 몰린 X-마스 명동…안전지킴이 자처한 상인들

 

▲ 명동 상인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크리스마스 기간 노점상을 열지 않았다. 중구청 또한 이태원과 같은 참사를 방지하게위해 경찰인력을 투여하고 CCTV를 통해 밀집도를 실시간 확인하는 등 명동 안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크리스마스이브 인파로 가득찬 명동거리 ⓒ르데스크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명동·익선동 상인들이 직접 상권 지키기에 나섰다.


핼러윈의 대명사가 이태원이라면 크리스마스는 종로다. 특히 명동은 전통적으로 매년 크리스마스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 이태원과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익선동 또한 트랜디한 카페와 맛집으로 최근 MZ 세대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로 부상하며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지난달 르데스크 기자가 취재했을 때 익선동과 명동에 위험요소가 많았다. 익선동의 경우 좁은 골목에 배치된 간판과 증축한 상점 그리고 고기 거리에 화로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명동의 가장 큰 문제는 노상이었다.

 

명동 거리는 넓지만 양옆으로 즐비된 노상들이 길을 좁게 만들었고, 또한 노상에의 기름과 불 그리고 전깃줄이 거리를 위협하고 있었다. 취재 당시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시간이 아니어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크리스마스처럼 인파가 몰린다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다분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다시 방문한 명동과 이태원은 당시 우려를 상당 부분 해결한 상태였다.

 

"시민들 안전이 최우선이죠"성수기 크리스마스를 포기한 상인들

  

▲ 명동 상인들은 주황색조끼와 야광봉을 들고 직접 상권 안전 최전선에 뛰어들었다. 상인들은 주로 명동 명소와 사거리 등 사람이 붐비는 구간에서 시민들을 통제했다. 크리스마스이브날 장사를 포기하고 명동 성당앞에서 시민들을 통제하는 노점상인협회. ⓒ르데스크

 

3년 만에 거리 두기가 해제된 명동은 이전 코로나 시기와 다르게 인파로 붐볐다. 다만 가장 우려했던 노상 음식점들이 사라져 거리가 넓어지고 쾌적해졌다. 전깃줄로 도배된 바닥도 깨끗했고 기름과 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인들이 직접 상권 보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거리 통제에 나섰다.


서울 중구청은 24일 명동 노점상 362곳 전부에게 휴업조치를 내렸다. 상인들 또한 시민들의 안전한 크리스마스를 위해 해당 조치에 불만 없이 동참했다. 그리고 나아가 명동노점상인회는 직접 거리 안전 통제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황 조끼를 입은 상인들은 좁은 골목과 사거리 등 인파가 붐비는 장소에서 야광봉과 호루라기로 무장하고 시민들을 통제했다. 한 상인은 크리스마스를 노리고 명동성당 앞에 노상을 연 한 상인에게 여기서 장사하시면 안 된다고 말하며 쫓아내는 상인을 모습도 포착됐다.


명동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주영(46)씨는 "시민들의 안전이 최고 우선사항이다"며 "3년 만에 명동에 다시 돌아온 크리스마스 축제를 시민들이 안전하게 즐기고 좋은 추억을 가지고 나중에 다시 명동을 찾아주는 것이 시민들과 우리 상인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에 관한 질문에는 안타까움만 표현하고 따로 답하진 않았다.


크리스마스를 즐기로 나온 김혜리(27)씨는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서 너무 좋다"며 "날씨도 어제보다 춥지않고, 인파 좀 많아도 곳곳에서 통제를 해주니 인파에 비해서 쾌적한 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점상이 없어졌는데 더 좋은것 같냐는 질문에는 "명동 명물인 노점 상인 없어진 건 아쉽지만, 오늘같이 붐비는 날 장사를 안 하시는 건 정말 잘하신 일이고, 크리스마스라는 최고 성수기를 시민들에게 양보해 주신 상인분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익선동도 지난번과 다르게 고기 거리 화로를 모두 치웠다. 익선동 고기 거리는 오래된 건물로 외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용할 수 있는 손님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다. 날씨가 추워지고 종로 구청의 안전조치 이유도 있지만, 이전 단속에도 불구하고 장사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왜 이렇게 좁아"개선했지만 아쉬움도 남겼던 거리

 

▲ 이태원 참사로 상인들과 정부가 협력해 거리 안전을 개선했지만 제빙미흡과 대기줄 등 미흡한 모습도 포착돼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은 인기레스토랑 대기줄로 급격하게 줄어드는 거리 구간. ⓒ르데스크


상인들과 정부가 크리스마스 안전에 만전을 기했지만 아쉬운 점도 포착됐다. 명동은 제빙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 미끄러운 길들이 자칫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었다. 특히 명동의 명소인 성당 앞 계단과 오르막길이 유독 심했는데. 명동 앞에서 사진을 크리스마스 사진을 찍는 시민들이 자칫 넘어질 수도 있을 정도로 미끄러웠다. 

 

성당 앞이 오르막길과 계단이어서 넘어지기도 쉬운 환경이다. 한 시민은 명동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는 중 빙판을 인지 못하고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다행히 넘어지지 않았지만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차량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전 취재 당시 차량 통제구역에 많은 차량이 통행하며 교통혼잡과 시민 안전을 위협한 바 있다. 차량 문제는 올해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이어졌다. 명동거리 입구 앞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량들이 통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행히 경찰들이 차량과 인파를 통제하며 질서를 유지했지만 노점상은 통제하면서 차량 통행은 봉쇄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익선동은 이전 취재와 다른 문제점을 발견했다. 일부 인기 식당 앞 길게 늘어선 길이 거리 통행을 방해했다. 익선동 골목은 이태원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좁은 구간도 있다. 골목 한 지점은 양옆에 기다리는 손님들로 가뜩이나 좁은 골목이 더 좁아져 급격하게 밀집도가 증가했다. 한 시민은 해당 골목에서 "아 어떡해 왜 이렇게 좁아"라며 말하기도 했다. 또한 명동과 다르게 통제하는 경찰 등 인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익선동을 찾은 한 시민은 "이태원 참사로 통제 인원이 배치될 줄 알았는데 없다"며 "골목이 너무 좁아서 오히려 독이 돼서 투입하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직 인파가 많이 몰리지 않아서 괜찮지만 여기서 더 몰리면 위험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골목 대기줄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 같은날에 레스토랑들은 100% 예약제로 했으면 거리가 좀 더 쾌적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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