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받지 못한 돈 4조원…피눈물 예금자들 노린 ‘잔인한 검은유혹’
돌려받지 못한 돈 4조원…피눈물 예금자들 노린 ‘잔인한 검은유혹’

예치금만 무려 4조원대로 알려진 ‘KOK(콕) 토큰 사태’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과정에서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들이 또 다시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인물들은 이미 거액을 맡기고도 돈을 되돌려 받지 못하고 있는 예금자들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맡긴 예치금만큼 새로운 가산자산을 지급하고 제안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예금자들은 ‘예치’ 개념을 ‘투자’ 개념으로 둔갑시켜 책임을 피하려는 꼼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돈 맡기면 가상화폐 채굴권 준다더니…가상화폐는 휴지조각, 예치금도 안 돌려줘”

 

KOK 토큰 관련 예금자들과 금융피해자연대 등에 따르면 ‘KOK 토큰’ 발행사 측은 예금자들에게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을 300달러 이상 ‘예치’하면 4~20% 수익이 발생하는 KOK 토큰 채굴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다른 예금자를 알선하면 추가적인 보상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며 예치금을 늘려 나갔다. 이렇게 모인 예치금은 무려 4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발행 초기 KOK 코인의 시세는 나쁘지 않았다. 2022년 2월에는 해외 거래소 기준으로 개당 가치가 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가격이 수직으로 하락해 현재는 1달러 조차되지 않는다. 최고가 대비 99.9% 낮아진 가격이다. 토큰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음에도 발생사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전산오류를 핑계로 예금자 중 무작위로 선별해 가상자산을 오·입금하고 회수하는 기이한 행동도 벌였다.

 

진은자 KOK 다단계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초기 예치금의 7~12%에 달하는 수당을 KOK 토큰으로 지급했고 또 다른 예금자를 유치해 올 경우 유치 인원에 따른 수당도 지급했다”며 “이때 ‘원금 보장’을 약속했는데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전형적인 다단계 사기와 수법과 흡사한 측면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어 “이런 사기꾼들이 사업체만 바꿔서 아직도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 ‘KOK 토큰’ 발행사가 과거 예금자들에게 돌린 소개 자료. [사진=독자제공]

 

예금자들은 당초 ‘KOK 토큰’의 효용성을 강조하며 내세운 토큰 활용한 사업 자체가 사실상 ‘보여주기 쇼(Show)’에 불과했다고도 주장했다. 예금자 김진혁 씨(43·남)는 “초기 예금자들을 유치하던 시기에만 사업에 바짝 관심을 갖는 척하더니 이내 방치하다시피 했다”며 “처음부터 제대로 된 사업을 할 생각 없이 예금자들에게 받은 예치금을 털어버릴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예금자들의 주장 따르면 ‘KOK 코인’ 판매사는 해당 코인이 OTT 플랫폼인 ‘KOK Play’에서 주로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OTT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영화, 게임, 웹툰 등의 콘텐츠를 ‘KOK 코인’으로만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OTT 플랫폼이 널리 알려지면 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내세워 ‘KOK 코인’의 거래는 물론 시세 또한 일정 수준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사업 초기만 해도 OTT플랫폼 운영에 신경을 쓰는 듯 했으나 하나 둘 의심할 만한 정황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K-콘텐츠를 취급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당초 계획과 달리 해당 플랫폼 내 콘텐츠들은 유튜브 등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또 임시 점검으로 사라진 쇼핑몰 서비스는 2년이 지났지만 돌아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출시 때부터 내세웠던 다국어 동시 번역기 기능 또한 여전히 구현되지 않고 있다.

 

사기혐의 수사 받으면서 또 다시 신규사업, ‘예치금➞투자금’ 전환 꼼수 의혹

 

경찰은 현재 예금자들로부터 사기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유사수신행위 및 사기 혐의로 관련 인문들을 수사 중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들은 새로운 가상화폐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KOK 관련 예금자들에게도 접촉을 시도 중이다. 그들은 기존에 입금한 예치금만큼 새로운 코인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일부 예금자들은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 KOK 코인 가치는 시장에서 6원이지만 앱 내에서는 7달러로 고정된 상태다. 사진은 KOK 코인 가격 그래프. [사진=코인마켓 갈무리]

 

제안을 거부한 예금자들은 ‘불순한 의도’가 있는 접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도 제대로 된 사업을 할 생각은 없이 겉만 그럴싸한 아이템을 가지고 돈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KOK 예금자들에게 접근한 것은 기존의 사기 혐의를 벗으려는 목적과 새로운 가상자산 사업이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처럼 포장해 또 다른 사기 행위를 벌이려는 목적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예금자들은 스와프 행위에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KOK 코인 관련해서는 투자 개념이 아닌 ‘예금’ 형식을 갖췄지만 새로운 코인으로 바꾸는 순간 ‘투자’ 개념으로 바뀌어 손실에 대한 책임도 온전히 투자자의 몫이 된다는 설명이다. 시민단체 ‘사기없는세상만들기’ 이행규 추진위원장(전 거제시 의원)은 “애초에 예치 개념으로 들어온 피해자들을 갑자기 투자로 탈바꿈 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투자개념으로 바뀌면 사측은 손실에 대한 배상 책임에서 자유로워 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정말 제대로 사업을 추진할 의지가 있었다면 KOK 코인과 관련된 OTT 플랫폼을 정상화시키고 예치금도 돌려주면 된다”며 “제대로 사업조차 하지 않고 기존 예금자들의 돈도 돌려주지 않으면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새로운 코인으로 바꿔 주겠다는 행위는 사기 관련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는 꼼수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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