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주 6일제’ 엇갈린 시선…책임경영 vs 노동환경 퇴보
삼성 ‘임원 주 6일제’ 엇갈린 시선…책임경영 vs 노동환경 퇴보

삼성그룹이 ‘임원 주 6일 근무’를 그룹 전체로 확대한다. 이를 두고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 ‘강요로 느껴진다’ 등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요 계열사가 이번 주말부터 임원을 대상으로 주 6일 근무제에 동참한다. 일반 직원은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정세 불안 등 글로벌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경기 침체 이후 개발, 지원 부서 임원을 중심으로 절반가량이 6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었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등 설계·조달·시공(EPC) 3사 임원은 올해 초부터 주 6일 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주부터 다른 부서장도 참여를 받기 시작했다. 삼성전기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 관계사 임원들도 이르면 이번 주부터 주말 근무에 동참할 전망이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는 일부 부서 임원만 주말 출근을 했는데, 계열사 전반에 주말 출근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부서별로 참여를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을 개선에 성공했지만 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34.4%, 3.81%씩 줄어들며 어닝쇼크를 겪었다. 또 장기화되는 러-우전쟁부터 최근 중동전쟁 확전까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며 환율, 유가 등 대외 경영환경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글로벌 위험을 감지한 삼성전자가 사전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 임원 주 6일제에 대한 삼성 내부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으로 출근하는 임직원들. ⓒ르데스크

 

임원 주 6일 근무에 대해 삼성그룹 내부에선 반응이 엇갈린다. 일부 임직원들은 임원들이 앞장서서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호평하며 필요하다면 6일제에 동참하겠다는 분위기다. 반면 일각에서는 6일제를 강요하는 것 같다며 노동환경을 퇴보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의 한 임직원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임원들이 앞장서는 모습이 보기 좋고 비상경영이 끝날 때 그동안의 보상만 확실하다면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블라인드의 또 다른 삼성전자 직원은 “노블레스 오블리주같다”며 “회사가 싫어도 먹고살기 위해서 회사가 있어야 하는 만큼 일단 살리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압박으로 느껴지는 임직원들 존재했다. 블라인드의 한 삼성SDI 직원은 “언론 플레이용 군기잡기 같다”며 “임원들이 출근하는 게 경영 위기 돌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고 오히려 직원들도 동참하라는 무언의 압박같다”고 말했다.


동종 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비상경영 체제를 유심히 지켜보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의 한 직원은 “삼성전자 6일제 시행에 SK하이닉스도 따라 하는 것 아닌지 겁난다”며 “임원만 적용해도 밑에 직원들도 자동으로 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삼성그룹에서 비상경영에 나설 정도면 다른 기업들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주6일제 역시 대기업 임원들을 중심으로 조만간 시행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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