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해진 초일류 경영…갤럭시 흥행에 스며든 ‘잠재적 위협’
흐릿해진 초일류 경영…갤럭시 흥행에 스며든 ‘잠재적 위협’

삼성전자가 애플에 내줬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되찾아왔지만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AI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의 흥행 영향이 일부 미치긴 했지만 경쟁자인 애플의 악재가 더욱 크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되는 탓이다. 4분기를 제외한 나머지 분기는 줄곧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과거 점유율 추이가 주장의 근거다.

 

관련업계 안팎에선 당장의 시장점유율 1위 보단 현상 이면에 담긴 ‘잠재적 위협’에 집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은 애플, 저가 제품은 삼성’ 구도가 굳어지고 있는 소비자 인식이 기업 이미지에 반영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통상 기업 이미지는 전체 제품에 대한 인식에 반영되는 경향을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반복적 패턴…1~3분기 삼성전자 강세, 4분기 반짝 애플 흥행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0.8%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애플의 점유율은 17.3%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애플에 밀려 시장점유율 2위로 내려앉았지만 불과 한 분기 만에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올해 1월 출시된 갤럭시S24 시리즈의 흥행과 애플의 판매 부진이 원인으로 꼽혔다.

 

▲ [사진=뉴시스]

 

그런데 일각에선 이번 점유율 결과를 두고 삼성전자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틀림없지만 겉으로 보이는 숫자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태도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나와 주목된다. 전반적인 점유율 추이 자체는 크게 달라진 게 없을 뿐 아니라 잠재적 위협이 될 만한 요소는 여전히 잔존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더욱 큰 위기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관련업계 및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4분기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로 내려앉았다가 이듬해 1분기 다시 1위로 올라선 후 3분기까지 줄곧 1위 자리를 지킨 것은 통상적인 패턴에 가깝다. 최근 3년간은 매 번 같은 패턴을 보였다.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일이 매년 3분기에서 4분기 사이로 고정돼 있는 영향이다. 신제품 출시 직후 아이폰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반대로 갤럭시 수요가 주춤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 중인 국내 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 2년간의 추이를 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10%대 초·중반에서 20%대 초반을 기록하던 애플 제품의 점유율은 유독 4분기에만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줄곧 70%대 후반에서 80%대 중반을 기록하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 직후인 4분기엔 70%대 초반에서 60%대 중반까지 일시적으로 뚝 떨어졌다.

 

“프리미엄은 아이폰, 중·저가는 갤럭시…스마트폰 때문에 생겨난 편견의 확장 우려”

 

문제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 추이는 ‘호재’라기 보단 일반적인 현상으로 여겨지는 반면 여전히 악재로 평가되는 부분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악재로 평가되는 부분은 바로 판매되는 제품의 질적 차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은 애플, 저가 제품은 갤럭시 구도가 점차 굳혀지고 있다. 통상 어떤 제품이든 프리미엄 제품은 적게 팔리지만 많이 남고 저가 제품은 많이 팔리지만 마진이 적기 마련이다.

 

▲ 갤럭시 제품에 저가 이미지가 씌워진 이유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유튜브 영상 화면. [사진=유튜브 캡쳐]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품 판매 순위는 조사업체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이긴 했지만 상위권엔 애플의 프리미엄 제품이, 중·하위권엔 삼성전자의 저가 제품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일례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조사에선 지난해 판매량 1위부터 7위까지 전부 아이폰이 차지했다. 유일한 저가 제품인 ‘아이폰 SE’는 순위권에 없었다. 반면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린 갤럭시 제품은 저가 라인인 ‘갤럭시 A’ 시리즈뿐이었다.

 

관련업계 안팎에선 스마트폰 시장에 굳혀진 판매 구도가 삼성전자의 잠재적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 나온다. 스마트폰이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가전제품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저가 제품으로 굳혀진 인식이 기업 전체 이미지에 반영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쉽게 말해 ‘아이폰은 고급 제품, 갤럭시는 저가 제품’이라는 인식이 삼성전자에 ‘저가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부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이미 애플, 다이슨 등 일부 해외 기업들의 일부 품목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다른 품목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가 제품 판매로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건희 회장 시절의 초일류 품질경영 재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 스마트폰 자체는 아무래도 프미리엄 라인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러한 제품을 자주 접하면 전통적으로 삼성전자 브랜드와 관련된 프리미엄 품질을 기대하는 사용자 입장에선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실망감은 삼성전자 제품 전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인식을 해결하려면 품질과 성능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와 비용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PREMIUM SERVICE
OPINION NOW

사회 각 분야의 유명인과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 분석 자료를 제공합니다.
매일 12시(정오)에 업데이트 됩니다.

오피니언 나우 소개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