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행 이끄는 美 청년들의 픽…“포드·도요타 대신 현대·기아”
글로벌 유행 이끄는 美 청년들의 픽…“포드·도요타 대신 현대·기아”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현대차·기아’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엄밀하게는 긍정적 인식을 가진 소비자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등장해 평균이 상향되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현대차·기아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주도하는 소비층은 20대 이하의 젊은 소비자층이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기아 ‘글로벌 1등 전기차’ 금자탑 뒤엔 일본에 밀리고 미국에 치인 ‘지난한 과정’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4 월드카 어워즈’에서 기아 EV9이 ‘세계 올해의 자동차’와 ‘세계 올해의 전기차’로 선정됐다. 현대차·기아는 2020년 텔루라이드 수상을 시작으로 5년간 무려 4차례나 세계 올해의 자동차 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횟수다.

 

탄소 발생이 없어 친환경 미래자동차로 각광받는 전기차 분야에서 특히 강세다. 2022년 현대차 아이오닉5, 2023년 현대차 아이오닉6 등에 이어 올해 기아 EV9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전기차가 3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덕분에 단숨에 미래 자동차 시장의 강자라는 수식어까지 거머쥐었다.

 

현대차·기아가 예전부터 미국에서 이렇게 잘 달린 것은 아니었다. 전기차 이전인 내연기관시절의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이 꾸준히 늘긴 했지만 소비자 평가는 미온적인 편이었다. 그저 ‘저렴한 차’ 정도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내연기관 자동차만으로 한정했을 땐 아직도 경쟁사인 도요타나 혼다, 니산, 포드 등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다소 밀리고 있다.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미국의 미디어기업 인사이더가 지난해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미국 차량등록 데이터를 분석해 연령대별로 좋아하는 상위 자동차 모델을 조사한 결과 현대·기아차 모델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석유값이 비교적 저렴한 탓에 아직까지 내연기관 자동차가 인기가 많은 편이다.

 

연령대별 인기 자동차를 살펴보면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5년생) 토요타 RAV4, 혼다 CR-V, 포드 F-시리즈, 쉐보레 실버라도, 이쿼녹스 X세대(1965~1979년생) 쉐보레 실버라도, 포드, 토요타 RAV4, 테슬라 모델Y ▲밀레니얼(1981~1996년생) 쉐보레 실버라도, 포드, 지프 그랜드 체로키, 램 픽업트럭 ▲Z세대(1996~2010년생) 토요타 RAV4, 토요타 코롤라, 혼다 시빅, 쉐보레 실버 등으로 조사됐다.

 

여전히 30대 이상에서는 내연기관 인기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셈이다. 르데스크가 만난 미국 소비자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왈트 롱(Walt Long) 씨는 “몇 년 전만 해도 현대차와 혼다를 같은 브랜드인 줄 알았다”며 “둘의 발음과 엠블럼이 비슷해서 그런지 아직도 가끔 혼동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엔지니어 경력이 있다는 윌러엄 사이먼(William Simon) 씨는 “2008년 이전 현대차·기아에 대한 좋은 기억은 별로 없다”며 “당시만 해도 부품부터 마감, AS까지 모두 크게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2010년대 이후 점차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서 들어보면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고 부연했다. 

 

▲ 현대차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오면서 디자인 부분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BMW와 비교하며 현대차 아이오닉 디자인을 호평하는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 유저들. [사진=레딧 갈무리]

 

2006년 아제라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베이비부머 세대 마크 데커(Mark Decker) 씨는 “당시에 큰 불편 없이 타고 다니긴 했지만 미국에는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며 “승차감이나 주행 부분에서는 편안하고 잘 달려 꽤 만족했는데 오프로드에서 약했고 실내 공간도 좁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현대차·기아에 흠뻑 빠진 美 미래 큰 손들 “첫 차, 패밀리카로 현대차·기아 픽”

 

그런데 20대 이하부터 10대에 이르기까지 이제 막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나 미래 잠재 소비자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특히 나이가 어려질수록 현대차·기차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2003년 3.8%에서 2013년 8%까지 10년 만에 무려 4.2%나 올랐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약진과 더불어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이후에는 시장 점유율이 더욱 가파르게 올라 2021년 혼다를 제치고 GM, 도요타, 포드, 스텔란티스 등에 이어 처음으로 5위를 기록했다.

 

올해 나이 19세인 페리난도 주니어(Fernado Jr) 씨는 “첫차로 현대차를 구매했는데 같은 가격대 차량에 비해 더 많은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보증기간 또한 매우 길어서 문제없이 잘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20살인 루드라(Rudra) 씨 또한 “현재 베뉴를 구매해 타고 다니고 있는데 현대차는 그야말로 홀 패키지다”며 “디자인, 기능, 가격, 편안함, 서비스 등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나중에 패밀리카로도 벤츠나 도요타 대신 현대차를 고려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 현대차·기아는 최근 미래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마블 히어로 스파이더맨과 협업해 이미지화 한 아이오닉. [사진=현대차]

 

아직까지 차를 구매하지 않았지만 향후 미래 잠재 고객인 10대들의 반응은 유독 긍정적인 편이었다. 10대들은 유독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에 관심이 많았다. 애리조나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자넷(Janet) 씨는 “현대차도 당연히 나의 첫 차 리스트에 들어가 있다”며 “솔직하게 가장 원하는 차까지는 아니지만 첫 차로 현대차 정도만 받아도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수년 내에 주력 소비층으로 발돋움할 연령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현대차의 타깃 마케팅 전량과 무관치 않다는 게 관련업계의 평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내에서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광고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현대차는 미국 알파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히어로 중 한명인 스파이더맨과 아이오닉 콜라보레이션 진행했다. 해당 광고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만 4752만회를 기록했다.

 

또한 BTS를 브랜드 홍보 대사로 선정하고 탄소중립 캠페인부터 수소차 홍보 등 환경 관련 마케팅 활동을 펼쳐 사회 문제에 유독 민감한 알파세대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올해 나이 18세인 대니 라벨로(Danbelo)y Ra씨는 “글로벌 스타인 BTS가 직접 친환경 캠페인 홍보를 펼치는 모습을 보니 차에도 신뢰가 간다”며 “1~2년 내에 차를 구매할 생각인데 첫 차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를 염두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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