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배달’ 전쟁 선포한 배달업계, 자영업자 ‘불똥 튈라’ 노심초사
‘무료 배달’ 전쟁 선포한 배달업계, 자영업자 ‘불똥 튈라’ 노심초사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까지 주요 배달 플랫폼이 잇따라 무료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치킨 게임에 돌입했다. 무료 배달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이겠단 전략이지만 이를 두고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향후 배달 플랫폼 업계의 출혈경쟁이 지속될 경우 자영업자에게 배달비 부담을 전가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1일부터 알뜰배달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알뜰배달은 여러 집에 동시에 배달하는 배민의 서비스다. 소비자는 한집·알뜰배달 10% 할인과 알뜰배달 무료 중 유리한 혜택을 주문 때마다 선택할 수 있다.


주문 금액대에 따라 혜택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이 언제든지 한집·알뜰배달 10% 할인과 배달비 무료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주문 금액이 많으면 10% 할인 혜택이 많고 금액이 적으면 배달비 무료 효과가 크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 쿠팡이츠가 시작한 무료 배달 경쟁에 업계 점유율 1위인 배달의 민족도 참전했다. [사진=배달의민족]

 

요기요 또한 요기패스X 월 구독료를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했다. 또 주문금액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횟수 제한 없는 무료배달도 시행한다.


‘배달비 무료’ 경쟁은 쿠팡이츠가 먼저 쏘아 올렸다. 지난달 26일부터 쿠팡 와우 멤버십(4990원) 회원을 대상으로 묶음배달을 무료로 제공한 것이 시발점이다.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 배달’은 고물가 시기 배달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던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배달시장을 선두하고 있던 배달의민족 입장에서는 방어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업계 시장 점유율 배달의민족이 1등으로 과반 이상이다. 그 뒤를 이어 요기요 2위, 쿠팡이츠가 3위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지난달 연결기준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20.5%로 전년의 14.4%에서 6.1%포인트 높아졌다. 배민은 3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나 이제 막 흑자를 내기 시작한 상태에서 배달비 무료라는 출혈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무료배달 조삼모사되지 않을까…지속가능성 의문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배달비 부담에서 해방되는 만큼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만약 배달업체들의 경쟁이 길어짐과 동시에 자영업자들이 부담하는 배달비가 늘면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누리꾼은 “지금 당장은 배달비가 사라져서 좋지만 이게 길어진다면 기업들이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늘리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만약 자영업자들이 부담하는 배달비가 증가한다면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은 무료배달 지속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배달중인 라이더. [사진=뉴시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자영업자들에게 배달비 부담을 전과 시킬지 알 수 없다”며 “배달의민족은 지금까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늘려오면서 이익을 챙겨온 만큼 안심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배달의민족은 고객과 자영업자 모두에게 배달비를 부담시키고 중간에서 중개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예를 들어 배달비가 3500원이라면 소비자에게서 3500원 자영업자에게서 3000원 총 6500원을 받으며 나머지 금액을 수수료로 챙기는 식이다. 무료 배달이 시작되면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비가 줄어들면서 배달의민족이 챙기는 수수료가 사실상 없어지는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배달 경쟁에서 출혈이 심화된다면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을 전과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들은 당장의 이윤보다 MAU(월간 이용자수)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치킨게임을 펼치는 것이다”며 “확보된 이용자를 통해 신사업을 성공시킨다면 무료배달을 지속할 수 있지만 만약 사업 확장에 실패하거나 성공전 출혈이 너무 크다면 이를 막기 위해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을 전과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또한 배달업계 무료 경쟁이 조삼모사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료배달 경쟁으로 소비자들 부담이 확 줄어들었지만 이로 인해 음식값이 오른다면 조삼모사다”며 “배달업체들도 기업인 만큼 무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제언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 배민 MAU는 2193만498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늘었고, 쿠팡이츠는 574만2933명으로 64.7% 급증했다. 반면 요기요는 602만704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6.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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