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느리고”…배민 한집배달, 소비자·자영업자 ‘울화통’
“비싸고, 느리고”…배민 한집배달, 소비자·자영업자 ‘울화통’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한 집 배달 서비스인 ‘배민1플러스’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배달 서비스의 속도와 질은 떨어졌는데,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는 게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자영업자와 배달 라이더 역시 불만을 토로하긴 마찬가지다. 배민1플러스 이용 시 수익이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배민1플러스 서비스로 소비자들이 내는 배달료는 상승했다. 수도권 피크시간 기준 평균 3000원에서 3500원대에 이뤄지던 배달비는 이제 3900원이 넘어간다. 일반배달로 주문한다면 보다 저렴해지지만 받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렇다고 한집배달 서비스의 질이 나아진 것도 아니다. 서울에서 금요일부터 주말 한집배달로 주문해도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원인은 라이더가 잡히지 않아서다. 한집배달을 주문해도 배차가 잡히지 않아 음식이 가게에서 30분넘게 방치되는 일이 주말에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용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표승범(남·32) 씨는 올해들어 매주 식은 음식을 배달받고 있다고 밝혔다. 표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길어봤자 40분이면 오던 음식이 한집배달로 시켰는데도 1시간씩 걸린다”며 “배달 현황을 보면 음식은 20분만에 나오는데 배차가 잡히지 않아 배송 시간이 5분, 10분씩 늘어나며 결국 1시간이 넘어간다”고 불만을 표했다.  

 

▲ 배달의 민족이 도입한 배민1플러스가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배달 중인 라이더. [사진=뉴시스]

 

이에 배달의민족 측은 “주말에 배달이 몰리는 피크시간에는 배차가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배차로 인해 음식 품질이 저하되면 바로 환불조치를 시켜준다”고 답했다.

   

배달 라이더들 입장에서도 배민1플러스는 반갑지 않은 서비스다. 배달비가 올랐지만 라이더 들이 받는 수당은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한집배달의 경우 동선상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어 한집배달 주문을 꺼리는 것이다.


서울권 기준 배달 단가는 시간과 거래 기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3000원이다. 한집배달의 경우 3000원에서 3500원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 10년차 유튜버인 자영업 다이어리에 따르면 한집배달시 가게에서 3200원, 손님이 3900원 배달비를 부담하면 라이더가 받는 금액은 3500원이다. 나머지 절반 이상인 3600원은 배달의민족 수중에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마포쪽에서 라이더로 활동하는 김수현(가명) 씨는 “한집배달을 안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며 “특히 주말같이 바쁠때는 한집배달을 뛰면 한건밖에 못하는데 여러게 몰아서 3~4집가면 1만원을 받을 수 있으니 어떤 라이더가 한집배달을 수행하고 싶겠냐”고 말했다.  


“팔아도 남는 게 없다”…배달비 부담에 소상공인 울상

 

▲ 배민1플러스로 소비자들 및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배달비가 늘었다. 그럼에도 서비스적 개선이 부족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장사 개시를 준비하는 자영업자. [사진=뉴시스]


소비자와 라이더보다 더 큰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자영업자들이다. 소비자의 경우 음식이 늦으면 환불을 받을 수 있고 라이더들도 한집배차를 피하는 식으로 손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경우 배송비 부담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현재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은 주문을 한 번 받을 때마다 세 종류의 비용을 배민 측에 내게 된다. 중개수수료(판매금액의 6.8%), 배달비(3200원), 카드결제수수료(결제금액의 1.5~3%)가 배민으로 빠져나간다. 각 수수료와 비용마다 10%의 부가세도 더해진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음식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중개수수료 759원(부가세 포함) 빠진다. 여기에 배달비 3520원(부가세 포함)을 부담하고 카드결제로 330(부가세 포함)이 나가는 것이다. 1만원대 음식을 위해 배달비만 총 4609원을 지불하는 것이다. 여기에 배민1플러스에서 자주 보이는 첫배달 할인이나 배달할인 10% 등도 모두 자영업자들이 부담해 실제 배달을 위해 사용하는 비용은 더 크다. 


과거 배민1플러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입점업체와 소비자간 배달비 부담 설정을 업체가 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배민1플러스는 배민 측이 정해주고 있어 소상공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배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또 라이더들의 한집배달 기피 문제로 기후문제로만 발생했던 주문지역제한이 바쁜 주말 시간에도 계속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지역제한이 걸리면 주문수가 줄어들어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애오게에서 치킨집을 하는 이철호(55) 씨는 “배민1서비스로 배달 가격을 올린 책임과 부담을 모두 자영업자들에게 돌리고 있다”며 “배달비가 비싸져서 손님은 줄어드는데 부담해야하는 배달비는 늘어서 남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 배달비까지 업자가 정할 수 없어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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