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부담에 배달앱 지웠어요”…냉동·가공식품 반사이익 톡톡
“가격 부담에 배달앱 지웠어요”…냉동·가공식품 반사이익 톡톡
▲ 배달업계가 고물가 여파에 못이겨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사진은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배달기사들. [사진=뉴시스]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배달 대신 냉동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소 주문금액에 배달비까지 합치면 한 끼에 무려 2만원이 넘어가는 금액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줄어든 배달 수요 자리는 냉동·가공식품이 채우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줄었다. 음식 서비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17년 이후 최초다.

 

배달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고속 성장했다. 엔데믹부터 성장세 꺾이기 시작하다 결국 하락세에 돌입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배달 음식을 외면하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고물가 여파가 지속되면서 배달비와 최소주문비 등이 오르자 가격에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배달비 분석 현황에 따르면 2km 미만 거리에서 배달비는 쿠팡이츠(세이브배달)가 3900원, 배달의민족이 2500원, 배달의민족(한집배달) 3000원, 요기요(가게배달) 2500원, 요기요(한집배달) 3300원 등이다.

 

소비자들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음식값과 배달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8월 전국 20~59살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배달서비스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은 1년 전과 비교해 ‘배달서비스 이용이 줄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배달비가 비싸져서’(83.9%·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배달 음식 가격이 비싸져서’(56.9%)가 뒤를 이었다.

 

직장인 김설아(34) 씨는 “코로나 시기에도 물론 비싸긴 했지만 지금처럼 같이 부담이 큰 느낌은 아니였다”며 “그런데 가게들의 최소 주문 금액이 1만5000원을 넘어가서 사이드 메뉴를 시키고 또 한집 배달이라는 이상한 서비스로 배달비가 4000원까지 증가하니 한 끼 먹는데 2만원 가까이 지불하니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배달비에 대해 “예전에는 무료였던 것을 생각하면 참 기분 나쁜 비용인데 이게 코로나 끼고 콧대 높은 줄 모르고 올랐으니 내려가는 게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 배달의 자리는 냉동 및 간편식들이 빠르게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냉동식품을 카트에 담는 소비자. [사진=뉴시스]

 

배달음식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냉동·가공 식품이 그 자리를 빠르게 꿰차고 있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냉동식품 생산 규모는 2021년 기준 3조449억원으로 2017년(2조2249억원) 4년간 36.9% 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세계 냉동식품 시장은 2027년 1362억달러로 2022년(1098억달러) 대비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냉가공식품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그랑 그로서리’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그랑 그로서리'는 대형마트 최초로 식품과 비식품 매장 비중을 9대 1로 구성한 식료품 전문 매장이다. 지난해 12월 재단장을 마친 은평점은 6주 동안 지난해 동 기간 대비 방문객은 약 15% 늘고 매출이 10% 증가했다.

 

롯데는 냉·가공식품을 인기의 일등공신으로 분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과 다른 차별화한 즉석조리 식품과 간편식 상품이 신혼부부와 3040 주 고객층의 적극적인 소비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 또한 비싼 배달음식보다 냉동식품이 여러 방면으로 합리적이란 반응이다. 김 씨는 “요즘 냉동식품이나 밀키트가 맛이 많이 좋아져서 배달 대신 자주 먹는다”며 “무엇보다 가격이 반값 수준으로 저렴해 가격 부담이 없고 조리도 간단해서 편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외식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배달 서비스 비용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비 부담 존속하는 한 이용자들의 이탈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며 “코로나 시기 때와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비싼 배달료를 대체할 방안이 충분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 플랫폼도 고물가 시대에 맞춰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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