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하나론 역부족…동탄-일산 운명 가른 결정적 한방 ‘강남’
GTX 하나론 역부족…동탄-일산 운명 가른 결정적 한방 ‘강남’

수도권 부동산 최대 호재로 꼽혀 온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한 부동산 업계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GTX 노선의 개통 시기에 따라 각 지역 부동산 시세도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면서 “섣불리 호재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섣불리 투자했다가 공사 지연 등의 이유로 개통 시기가 늦춰질 경우엔 투자금 회수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자금 회전은 투자 수익률과 직결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같은 GTX-A 호재 지역인데…동탄은 시세 고공행진, 일산은 연일 하락세

 

지난달 30일 GTX-A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된 가운데 같은 GTX-A GTX-A 노선이 지나는 지역임에도 철도 개통 여부에 따라 부동산 시세가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미 철도가 개통된 동탄신도시(이하 동탄)에서는 소형평수들도 10억원 이상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GTX-A 노선이 개통되지 않은 일산신도시(이하 일산)는 부동산 시세가 동탄의 반값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GTX-A 개발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9년도만 해도 두 지역 간에 부동산 시세차이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동탄신도시에서 전용 84㎡이하 아파트 15건이 10억원 이상에 거래됐다. 동탄 대장 아파트인 롯데캐슬은 전용 65㎡가 12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아파트 전용 102㎡ 호실은 무려 22억원에 매매가 신고됐다. 얼마 전에는 같은 평형대의 호실 매물이 23억원에 올라왔다. 동탄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동탄역삼정그린코아 전용 81㎡ 매물은 올해 2월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5억13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했을 때 불과 7개월 새 6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 GTX-A 노선 개통을 전후로 동탄신도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반면 같은 노선이 지나는 일산신도시는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개통 직전의 GTX-A 탑승구. ⓒ르데스크

 

동탄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GTX-A 개통 전후로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서울 강남까지 20분안에 출·퇴근 할 수 있다 보니 신도시 특유의 분위기를 선호하는 신혼부부들 연락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GTX-A가 본격적으로 운행되기 시작한 후에는 주변 입소문 때문인지 확실히 문의 횟수가 늘었다”며 “한동안은 GTX 개통 영향을 받아 시세가 우상향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GTX-A 노선이 지나지만 개통까진 최소 1년(운정~서울역)에서 최대 4년(삼성·수서 포함 완전 개통) 가량 남은 일산신도시 집값은 떨어지고 있다.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원시티의 경우 GTX-A 역세권임에도 전용 84㎡ 아파트가 올해 1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3억1000만워에서 7000만원 가량 하락한 금액이다. 인근 힐스테이트킨텍스레이크뷰 아파트도 지난해 8억8500만원으로 매매된 전용 84㎡ 호실이 올해는 9200만원 내려간 7억9300만원 거래됐다.

 

재건축 단지도 하락세는 마찬가지다. 현재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강촌마을3단지 전용 134㎡ 호실은 지난달 7억55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였던 지난해 9월 거래가인 8억3000만원 보다 7500만원 낮은 가격이다. 킨텍스역 인근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GTX-A 노선이 처음 확정됐을 때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는데 지금은 뜸한 편이다”며 “이미 살 사람은 다 샀기 때문에 개통 시기까진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탄-일산 엇갈린 운명 원인은 ‘강남’…수도권 부동산 전체로 퍼지는 ‘강남불패’ 효과

 

▲ 일산신도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같은 GTX-A 노선의 호재 지역임에도 동탄과 일산의 부동산 시세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결정적 이유는 ‘강남 접근성’ 때문이다. 현재 개통 상태인 동탄을 지나는 노선은 강남 수서까지 연결돼 있지만 일산에서 강남까지 노선은 개통 예정일조차 확정되지 않고 있다. 올해 말 개통을 앞둔 노선은 운정~서울역이다. 삼성·수서까지 연결되는 완전 개통은 2028년으로 예정돼 있긴 하지만 그 마저도 확실치 않다.

 

일찌감치 강남 삼성역은 GTX-A노선의 핵심 역으로 지목돼 왔다. 전 구간 승하차 수요 중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강남으로 출근하는 경기 서북부 주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GTX-A 노선이 강남까지 연결되지 않는 이상 일산에서 부동산 호재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하락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향후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GTX 노선이 올해 예정대로 일부 구간이 개통되면 일산 지역의 전세가격은 통근자 증가에 따라 소폭 올라갈 순 있겠지만 매매가격은 개통 당시의 금리나 시장 흐름에 따라 변동적이기 때문에 섣불리 낙관하기 어렵다”며 “악재에 민감하고 호재에 둔감한 시장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이미 오래 지난 GTX 호재가 집값을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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