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대신 명품케이크”…디저트 시장에 부는 작은사치 열풍
“명품백 대신 명품케이크”…디저트 시장에 부는 작은사치 열풍

디저트(dessert) 시장에 ‘럭셔리’ 열풍이 불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인한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도 고급스러움을 추구하고 싶은 심리적 만족감을 채우기 위한 소비 행태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작은 사치를 의미하는 ‘스몰 력셔리(Small Luxury)’ 현상이 만연해지면서 디저트 시장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케이크 한 조각에 1만원, 마카롱 1개에 5000원…그럼에도 없어서 못 판다”

 

최근 디저트로 즐기는 음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주머니가 가벼운 청년들도 가볍게 사먹던 케이크 한 조각이 한 끼 식사비용 보다 비싼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인기 상점의 메뉴는 줄서서 구매해야 정도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심지어 본점의 인기에 힘입어 디저트 전문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사례도 존재한다.

 

지난 2월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에 위치한 스위트파크는 유명 디저트 상점들을 한 곳에 모아 놓는 시도로 화제를 모으는 곳이다. 젊은층들 사이에서 ‘핫플’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곳에서 판매 중인 디저트 메뉴 대부분 평균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연일 수많은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고객 중 상당수는 20·30세대다.


▲ 지난 2월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에 위치한 스위트파크는 유명 디저트 상점들을 모아 화제를 모은 곳이다. 사진은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에 문을 연 스위트 파크의 모습. ⓒ르데스크

 

일례로 신라호텔 출신 셰프가 만든 것으로 유명한 한 케이크 전문점의 경우 조각 케이크 하나에 1만원이 훌쩍 넘는다. 조각이 아닌 완성 케이크의 경우 대부분 5만원 이상에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김미리 씨(35·여)는 “아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왔는데 인기 제품은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며 “가격대가 높긴 하지만 아이가 먹는데다 인기도 많다하니 다음에는 일찍 와서 이것저것 사보고 싶다”고 말했다.

 

스위트파크를 찾은 또 다른 고객 강지영 씨(31·여)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마카롱을 구매하기 위해 와봤다”며 “줄 서는 매장 메뉴들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마카롱 3개를 1만2300원 주고 샀을 정도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친구를 보는데 뭔가 특별한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구매했다”고 부연했다.

 

“명품백은 못 사니 명품 디저트라도”…작은 사치 심리가 부른 명품디저트 열풍

 

일반 매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디저트 전문점’을 표방하는 개인 매장 메뉴 가격도 대부분 한 끼 식사 가격과 맞먹었다.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최소 2000원에서 최대 4000원까지 비싼 편이었다. 일례로 서초구에 위치한 한 케이크 전문점에서 파는 대부분의 조각 케이크 가격은 9500원~1만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파는 조각 케이크에 비해 최소 3000원 가량 비싼데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장에서 만난 왕선영 씨(26·여)는 “매번 방문할 때마다 비싸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먹고 싶고 자주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긴 하지만 열심히 사는 나에게 이 정도 사치는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작은 사치를 일컫는 ‘스몰럭셔리’ 열풍에 힘입어 고급 디저트 메뉴나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 조각에 1만원선인 케이크의 모습.  ⓒ르데스크


서울 신촌에 위치한 디저트 카페 역시 인근 대학생들에게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매장 내부 자리가 협소해 기다리는 시간이 다른 인기 매장에 비해 긴데도 대부분의 손님들은 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팔고 있는 대부분의 디저트는 8000원선이다. 학교 식당에서 판매하는 점심 메뉴의 가격대가 5000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평가된다.

 

해당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신다연 씨(21·여)는 “케이크 한 조각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지금 하는 알바 시급보다 비싸다”면서 “그래도 계속 사먹게 되는 이유는 비싼 만큼 맛도 맛있고 심리적 만족도도 높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고급스럽고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면 왠지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디저트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소비가 꾸준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불황의 영향이 크다. 불황의 장기화로 심리적 저항선이 낮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품목에서 고급화를 추구하려는 심리가 디저트 구매로 이어진 것이다. 젊은층 사이에서 불고있는 ‘스몰 력셔리(Small Luxury)’ 현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디저트 가격은 메인 음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구매 빈도가 적어 가격 인상에 있어 관대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이라며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스몰 럭셔리 현상이 디저트 시장에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속적인 가격 인상은 결국 소비자 이탈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디저트 업계도 구매하는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PREMIUM SERVICE
OPINION NOW

사회 각 분야의 유명인과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 분석 자료를 제공합니다.
매일 12시(정오)에 업데이트 됩니다.

오피니언 나우 소개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