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하는 수능 문과침공, 수학 성적따라 명문대 합격 희비
심화하는 수능 문과침공, 수학 성적따라 명문대 합격 희비
▲ 문이과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커지면서 이과의 '문과 침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24학년도 종로학원 정시지원 대입설명회 대기줄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동국대 기계공학과 안가고 중앙대 경영 갈래요. 교차지원으로 서강대 상경계열도 지원해 볼만 하다는데 이과 간 것이 정말 최고의 선택이네요.”


킬러문항을 처음으로 배제한 올해 수능이 국·영·수 모두 역대급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입시 판도가 미궁 속에 빠졌다. 특히 교육업계는 이과의 문과 침공이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문과생들과 해당 학부모들의 걱정이 극에 달하고 있는 지경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올해 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 따르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수능보다 16점 오른 150점이다. 이는 역대 최고점인 2019학년도와 동일한 수준이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으로, 1등급 커트라인(133점)과 등급 내 점수 차이가 15점에 달한다. 

 

▲ 사진은 2023·2024학년도 수능 선택과목간 점수차 자료.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교육업계는 문·이과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극도로 심화됐다는 평가다. 종로학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다수 문과생들이 선택하는 수학 과목 ‘확률과 통계는’ 최고점이 137인 것에 반해, 이과생들이 선택하는 미적분·기하의 최고점은 각각 148점, 142점이다. 같은 100점이라도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확통을 선택한 학생보다 정시에서 11점을 더 얻게 되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 학생들의 확률과 통계 과목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인데 이과 학생들 중에서 138점 이상을 맞은 학생이 금년도 6800명이다”며 “지난해 비해 상한 구도 자체가 어떠한 수식을 붙이더라도 대단히 심각할 정도로 이과에게 유리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임 대표는 “요즘 정시는 1점, 2점으로 대학이 갈리는 데 11점 차이는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수치다”며 “2022년 서울대 문과대 합격생의 절반이 원래 이과 지망생이었고, 서강대 문과대의 경우 합격생의 80%가 과거 이과 출신이다”고 덧붙였다.


수학점수 높은 건동홍 공대 합격예상자, 교차지원 시…“서강대 경영·경제 합격가능 多”


교육업계 전반으로 이과의 문과 침공 현상이 강하게 전망되는 가운데, 실제 이과 학생의 점수로 문과 어느 대학까지 입학이 가능한지에 대해 르데스크가 국내 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에서 직접 알아봤다. 

  

▲ 사진은 대치동 A학원 2024 수능 이과생 실제성적표 모의지원 자료. (해당 사진은 작년 대학별 커트라인을 토대로 한 자료로 실제 합격과는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먼저, 대치동 A학원에서 실제 2024 수능 응시자의 실채점 점수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입시 전략을 살펴봤다. 해당 학생의 표준점수는 ▲언어와 매체(127점) ▲미적분(144점) ▲영어 3등급 ▲한국사 3등급 ▲생멱과학1(78점) ▲지구과학1(78점)이다.  


해당 학생의 점수를 A학원 정시 예측 프로그램에 대입할 때 안정적으로 이과 지원이 가능한 대학은 ▲중앙대 자연계열 ▲동국대 공대 ▲아주대 공대 ▲부산대·경북대 공대였다. 본 프로그램의 기준은 지난해 입결 커트라인과 경쟁률이다. 문과 교차지원 시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까지 충분히 노려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소신지원 지원 폭을 한 단계 넓힌다면 이과계열에서 중앙대와 서울시립대의 몇 학과들로 경우의 수가 증가했다. 특히 문과 교차지원 시 서강대 경영·경제 대학까지 지원 가능한 점수대였다. 올해 서강대는 정시에 수학 반영 비율이 43.3%로 중앙대 경영경제대학(45%)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물론, 지난해 기준 전망치이기 때문에 실제 결과와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대치동에서 입시컨설팅 학원을 운영하는 김신우(37·남) 원장은 “올해 입시는 특히나 이과생에게 너무나 유리한 상황으로, 제가 컨설팅을 담당한 이과생 대다수가 문과 교차지원을 염두 해 두고 있다”며 “대부분 더 높은 학교로 교차지원을 해 복수전공을 하거나 반수를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과 공대 기준 건동홍 라인은 서성한, 중경외시 라인은 연고대까지 가능하다는 말이 업계에서 돌 정도로 이과 위주의 수능이 됐다”며 “만약 전공보다는 대학의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이과 학생이라면 지금이 바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고 덧붙였다. 


문과생 상위권 대학 상경계열 지원 비추천…수학반영비율 높은 대학 ‘무조건 걸러라’

  

▲ 사진은 목동 B학원 2024 문과 정시 지원 전략 입시컨설팅 자료. (해당 사진은 작년 대학별 커트라인을 토대로 한 자료로 실제 합격과는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문과생들의 절망감이 극대화되고 있는 가운데 르데스크가 문과생들을 위한 입시 전략을 위해 대치·목동 학원가를 찾아갔다. 국내 교육 전문가들은 문과생들에게 본인 성적이 지난해 배치표 기준 월등하게 높지 않다면, 올해는 특히 ‘상경계열 지원’을 지양하라는 조언을 강조했다. 


목동 입시컨설턴트 박치훈(31·남)씨는 “실제 제가 입시 상담을 한 문과 학생의 경우 등급컷이 13313으로 교차지원을 따져볼 때 중경외시 인문 합격 가능성이 아주 희박한 수준이다”며 “원점수 기준 미적분 92점이 확률과 통계 106점에 맞먹는 수준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과 학생들이 대학을 넘어 취업까지 생각한다면 대다수가 상위권 대학의 경영·경제대학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정말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며 “일반적으로 이과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어문계열에 지원하는 것을 추천하고, SKY는 모든 과의 수요가 높기 때문에 배치표 기준 성적이 크게 높지 않다면 지원하는 것을 비추천한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실채점 점수가 나와 보니 문·이과의 수학 표준점수 차이가 너무나 커 수학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은 지원 하는 것이 정말 불리할 것이다”며 “▲서울대(40%) ▲중앙대(45%) ▲서강대(43.3%) ▲한양대 경영학부·경제금융학부·파이낸스경영학과(40%) 등의 수학 반영 비율이 40% 이상으로 해당 대학은 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2022학년도에 도입된 통합 수능은 학생들의 선택을 넓게 해주려는 취지로 도입된 방식이었는데, 선택에 따른 유불리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너무 많이 발생했다”며 “선택과목이 폐지되는 2028학년도 이전까지는 과목 간 유불리가 없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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