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삼성·감성의 애플, 차세대 스마트폰 전략 제각각
기술의 삼성·감성의 애플, 차세대 스마트폰 전략 제각각
▲ 최근 침체에 빠진 스마트폰 기업들의 혁신 움직임이 포착됐다. 사진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갤럭시 S23울트라 스마트폰을 살펴보는 관람객.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와 애플이 차세대 스마트폰 경쟁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애플은 최대 강점인 ‘감성’을, 삼성은 ‘기술력’에 주력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역대급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12억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집계를 시작한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럽과 미국 동아시아 등 기존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나마 아프리카와 인도 등 신흥 시장 등이 스마트폰 판매량을 견인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혁신이 없이는 기존 시장의 부활은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거기에 올해 고금리·고물가까지 겹쳐 소비심리까지 위축돼 단기간에 판매량을 끌어올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에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한 혁신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감성’ 강화나선 애플디자인 책임자 사임

 

▲ 애플은 디자인 책임자가 사퇴하며 아이폰의 외관적 변화가 전망된다. 사진은 최근 오픈한 하남 애플스토어에 몰린 고객들. [사진=애플]

 

애플은 디자인적 감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감성을 무기로 젊은 청년층에게 꾸준히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쟁사들의 디자인도 아이폰과 비슷하게 발전하고 있어 애플만의 차별화된 감성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아이폰의 노치·다이나믹 아일랜드를 이유로 오히려 경쟁사 제품이 더 이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최근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 부진을 격파하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과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최근 애플 디자인 책임자가 사임할 거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8일 블룸버그 통신은 그동안 애플의 주요 제품 디자인을 담당했던 탕 탄 부사장이 애플을 떠난다고 보도했다. 사임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선 애플이 디자인 책임자 사임으로 디자인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의 디자인팀은 2019년 조니 아이브 디자인 최고 책임자가 떠나면서 한차례 큰 변화를 맞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조니 아이브가 애플을 떠나면서 애플의 디자인 위상 역시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애플의 하드웨어 기술 담당 스티브 호텔링 부사장도 얼마 전 회사를 떠났다. 그는 재임기간 터치ID, 페이스ID, 디스플레이 등 핵심 하드웨어 기술을 이끌었다. 디자인과 하드웨어의 책임자가 모두 바뀌는 만큼 아이폰도 크게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애플은 자체 CPU를 제작할 만큼의 충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또 아이폰의 단점으로 지적받는 낮은 램 용량과 낮은 주사율 역시 쉽게 해결 가능한 문제다. 애플은 대대적인 디자인·하드웨어 개혁과 동시에 그간 아껴놨던 기술력을 포함시켜 시장 침체에 대응할 것이 업계 전망이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력’…삼성, 비즈니스 개발 그룹 신설

 

▲ 삼성전자는 미래사업기획단 출범에 이어 비즈니스 개발 그룹을 신설하는 등 신사업 발굴과 기술력 투자하고 있다. 사진은 유명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팬이 촬영해 올린 영상 속 화면으로 삼성 갤럭시S23 울트라의 줌 기능이 화제를 모았다.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삼성전자도 디자인과 성능 혁신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벤츠 출신 이일환 디자이너를 MX사업부 디자인팀장(부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원형)을 디자인한 안유정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일환 부사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는 자동차 디자인 업계에서는 손꼽히는 실력자로 지금은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S·Z 시리즈, 갤럭시탭, 갤럭시워치 등과 같은 갤럭시 제품 제작을 담당하는 MX 디자인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공을 들이는 부분은 기술력이다. 최근 미래사업기획단 출범에 이어 가전·스마트폰 등 세트 사업을 맡고 있는 DX(디바이스 경험)부문에도 ‘비즈니스 개발 그룹’을 신설했다. 그룹장을 맡은 백종수 부사장을 필두로 새로운 스마트폰 사업·기술 가능성 물색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재용 회장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며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차세대 기술 대결로는 AI가 유력하다. IT 매체 폰아레나 등에 따르면 IT팁스터(정보유출자) 테크리브는 갤럭시 S24와 아이폰16 시리즈는 AI 폰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갤럭시 S24는 삼성전자의 자체 생성형 AI인 '삼성 가우스'와 하이브리드 AI 등을 탑재하고, 아이폰16에서는 생성형 AI가 AI 비서 서비스 '시리'에 결합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소비자들이 이미 좋은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어 더 이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 보급률이 낮은 나라로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프리미엄 라인 등 비싼 제품에 대한 구매력은 아직 약하다”며 “결국 이제는 기존 스마트폰에서 벗어난 새로운 혁신이 필요한 시기고 AI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가 먼저 혁신을 성공하느냐가 스마트폰 시장 향후 10년을 좌우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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