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대파 사려고 1시간 대기”…고물가가 낳은 ‘웃픈’ 마트 오픈런
“사과·대파 사려고 1시간 대기”…고물가가 낳은 ‘웃픈’ 마트 오픈런

“살다 살다 사과 사려고 마트 오픈 30분 전부터 기다리긴 처음이에요.”

 

‘초특가 한정 농수산물’을 사기 위한 마트 오픈런 생겨났다. 오픈런은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영업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현상으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저금리로 명품 오픈런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일부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초특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마트에서도 오픈런이 발생하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 3사가 진행한 주요 농수산물 순차 할인 및 초특가 한정 판매 이벤트에 인파가 몰려들며 일부 지점에서 오픈런까지 등장했다.


홈플러스가 창립 27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과 '멤버특가 위크' 행사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또 1∼2일 모든 점포 내놓은 신안 대파(한 단에 1990원씩) 7000단이 이틀 연속 30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이마트 산본점에서도 16일 태국산 망고를 4개 1만원에 하루 1천200개씩 한정 수량으로 내놓자 영업 시작 전부터 고객이 줄 섰다. 당시 망고 행사 상품은 1시간 30분 만에 동났다.

  

▲ 고물가 영향으로 특가 상품을 사기위한 마트 오픈런이 생겨나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 영업 시작 전 만들어진 오픈런 줄. [사진=롯데마트]

 

마트 오픈런 인기 품목은 사과와 배, 대파 등 올해 가격이 급상승한 농수산식품들이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미선(59) 씨는 “남편이 과일을 좋아해서 저녁 후 매일 디저트로 제철 과일을 먹었는데 고물가 영향으로 두세 번으로 줄였다”며 “사과 10개를 장바구니에 넣으면 3만원은 우습게 올라가고 이는 다른 과일들도 비슷하다”고 토로했다.


마트 오픈런으로 사과를 구매한 이지선(여·38) 씨는 “아껴서 살지 않으면 물가를 감당할 수 없어 세일 기간에 맞춰 물건을 구매했는데 오픈런이 있었다”며 “운이 좋아 사과 한 박스를 샀지만 식품 물가가 지금 미쳐있는 것 같아 하루빨리 물가부터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제철 농수산물 위주로 물가 안정 특가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마트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흙대파 1봉과 애호박 1개를 각각 148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국산 시금치(400g)를 1600원에,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파프리카를 1개당 992원에 각각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28일부터 나흘간 계란 한 판(행복대란)을 4990원에 선보일 예정이다.

 

▲ 주요 오픈런 품목은 과일과 채소 등이다. 전문가들은 마트 오픈런 현상은 매우 심각한 현상이라 경고하고 있다. 사진은 농식품부 할인 대파를 고르는 소비자들. [사진=뉴시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2일 기준 사과 10개당 소매가격은 전날 3만97원으로 1년 전(2만3063원) 대비 30.5% 올랐다. 평년보다는 31.0% 높다. 배 10개당 소매가격도 4만2808원으로 1년 전보다 50.1%, 평년보다는 15.9% 급등했다. 정부의 개입으로 치솟던 농수산식품 물가 상승기류가 최근 사그라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6일 한국은행은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월(121.83)보다 0.3% 높은 122.21(2015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은 농·축·수산물(63.4%), 공공요금(54.2%), 석유류제품(27.0%)을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꼽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마트 오픈런 현상에 대해 물가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고 우려한다. 특히 농수산식품의 경우 생활에 필수적인 만큼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마트 오프런은 이전 코로나 시기 나타난 명품 오픈런보다 훨씬 위험하고 심각한 문제다”며 “명품은 사치품이지만 식품은 필수품인 만큼 전 국민 생활에 부담을 주고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하루빨리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유동서을 잡거나 공급량을 늘려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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